[김소봉 칼럼] 김태호 의원의 발언은 막말이 아닌 진실

  • 입력 2015.06.30 15:31
  • 수정 2015.06.3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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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경남도지사이자 국무총리 후보에까지 올랐고 현재는 김해시 국회의원인 김태호 의원의 제2연평해전에 대한 발언을 두고 야당이 필요 이상으로 침소봉대해 공격하는 것이 참 아이러니컬하게 느껴진다.

 필자의 생각대로라면 당시는 제2연평해전을 승전이 아닌 패전으로 취급하고 국민의 공감대가 이뤄지지 않은 통일정책으로 북한의 2중대라는 비아냥이 회자되던 시절이었다.

 그런 와중에서 일어난 제2연평해전은 그토록 많은 남한의 수혜를 받고도 감사는커녕 수혜 받은 물자는 북한의 군비확충에 쓰여 졌고 되레 말로 주고 섬으로 받은 게 연평해전이었다.

 제2연평해전 당시 국군 대북감청부대장이었던 한철용 예비역 장군의 말에 의하면 발포명령을 내려달라는 긴박한 상황을 당시 김대중 정권의 군 수뇌부는 월드컵 망칠까봐 선제공격으로 승전할 수 있었음에도 북한의 의도적인 도발을 묵살해버리고 국방부장관은커녕 대통령까지도 조국의 바다를 지키다 장렬하게 전사한 전우들을 팽개친 채 패전지장으로 방치해버렸다. 그러고도 그들이 국군통수권자이고 국방부장관이었더니 소가 웃을 일이다.

 이것이야 말로 김태호 의원이 지적한 개죽음이 아니고 뭔가? 국민의 자식들인 국군의 통수권자가, 3군의 최고 지휘관인 국방부장관과 합참의장이, 적군과 싸워 전사하고 부상당한 전우들의 추도식장 곁에도 가보지 않은 이율배반이 전우를 버린, 아니 국민을 버린, 당시의 대통령과 군 수뇌부 아닌가? 그게 개죽음이 아니라면 뭐가 개죽음인가?

 필자가 수십년 전 ‘경남일보’에 연재소설을 쓸 때 한센장애우분들에겐 죄송하지만 경상도 방언인 ‘경상도 문디!’ 라는 말을 썼다가 그분들의 거센 항의로 신문사가 문을 닫을 번 한일이 있었다.

 결국 신문사와 필자의 정중한 사과, 그리고 원작을 검토하고 난 뒤 고의적인 비하나 폄훼가 아니라는 결론이 나 오히려 소나기 온 뒤의 땅처럼 더 서로를 이해하고 우정이 굳어졌던 그 때를 생각하면 필자도 방언 트라우마에 오랜 세월을 시달린 적이 있었다.

 김태호 의원은 더군다나 정상적으로 국민의 3대 의무 중 하나인 병역의무를 필한 사람이다. 그가 페이스북에 올린 사과의 글을 필자는 제2연평해전의 승전전우들을 위한 비아냥이 아니라 당시 승전자로 대우받지 못한 통일대국에 광분한 전 정권에 대한 욱, 하는 감정이 개죽음이라는 말로 튀어나왔을 것이란 그의 말을 믿는다.

 필자 역시 그 때에도 마찬가지였지만 연평해전이란 영화를 보고 난 뒤에 전사하고 부상당한 고귀한 내 전우들이 개죽음을 당했다는 처절한 배신감을 떨쳐버리지 못했었다.

 이것은 이념전쟁이나 지역싸움이 아니라 적을 돕고 아군을 죽음에 처하게 한 그 당시의 정권이 오히려 돌팔매질을 당해야 할 업보로 여겨져서 말이다.

 김태호 의원을 매국노로 만들기 이전에 전쟁억지력이란 이유 하나만으로 노벨평화상을 타고 북한에 아부한 대통령과 그 수하들이 더 매국노가 아니었는지 스스로 가슴에 손을 대고 생각해 볼 시점이 아닌지 모를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휘호 여사가 북한을 방문한다고 한다. 도대체 작금의 경색된 상황에서 망백(100세)을 앞둔 노인네가 방북해서 뭘 얻어오겠다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고 마지못해 방북을 허락한 정부의 처사도 못마땅하다. 그 경비도 모두 국민의 혈세에서 집행될 것이기 때문이다.

 현 정부나 보수 세력들도 그동안 입 한 번 벙긋하지 않고 있다가 연평해전이란 영화 한 편을 보고 충의지사처럼 전 정권을 지나치게 공격하는 것은 합당치 못한 처신으로 생각 된다.

 당시의 보수 세력과 야권 역시 입 다물고 있다시피 하지 않았나? 독사에게는 물을 주지 말라는 교훈을 무시한 채 독사보다 못한 북한에게 맹목적으로 끌려 다니는 통일정책에는 반대다.

 부국강병이란 임시방편인 외교적 협상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국가와 국민 스스로가 부국강병을 이룰 정신적 의지가 없는 한 대한민국은 언제나 북한의 노리개 감이 될 것이다.

 가만히 있으면 중이나 간다. 김태호 의원의 비분강개한 심정에서 나온 발언을 정치적 이분법적인 수사어로 각색해 공격하는 정치인들이야 말로 연평해전에서 승전한 전우들을 패장으로 만든 과거 정권의 부스러기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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