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봉 칼럼] 도지사와 교육감을 위하여

  • 입력 2015.07.19 11:40
  • 수정 2015.07.19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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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뉴스매체에서 홍준표 도지사와 도의원들과의 친선 모임과 공무원골프대회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유연하지 못한 강직한 성격인 홍 지사의 타고난 언행에 어지간히 미운 털이 박힌 모양이다. 그러나 도지사와 교육감의 성격을 진보와 보수라는 깨진 두 조각의 거울로 따로 조명할 게 아니라 붙여서 하나로 보면 두분 모두 나무랄 게 없다.

 도지사는 느슨한 공직기강을 바로 잡고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도정을 흑자로 전환하려는 집념이 남달랐고 교육감은 홍익인간을 양성하는데 빈부격차 그 자체가 모순이라며 무상급식을 원칙대로 밀고 나간 것뿐이다. 전번 칼럼에서도 필자는 홍 지사의 해외골프는 과하지 않는 지사의 일정으로 두둔했는데 이번 공무원골프대회도 지지하는 쪽이다.

 공무원은 언제나 검소한 복장을 해야 하고 인민복처럼 단정하게 양복을 입어야하는 시대는 지났다. 공무원은 왜 골프대회를 하면 안 되는 지 반대하는 분들의 답변을 듣고 싶다.

 OECD 국가 중 한국은 중위권에 들 만큼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국가다. 공직자들도 잘 살아야 하고 과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명품도 걸치고 적당한 운동이나 여흥도 즐길 권리가 있다. 청렴이 사회 도덕성의 기준이던 시대는 아니질 않나?

 이런 상황에서 경남도 감사 팀은 355억원의 누락세원을 적발해 지방 재정운용에 크게 기여 했으며 만성적자타령이던 경남개발공사가 200억을 경남도에 환원하고 공무원들은 긴장하며 제 할 일을 하고 있고 찬밥신세였던 서부권의 중심지인 진주가 옛 명성을 찾아가고 있는 것도 홍 지사 부임 이후부터다.

 지사가 근무 외 시간과 휴가를 제대로 보내라고 독려할 만큼 공직사회의 분위기도 달라졌다.

 대한민국이 철강이나 자동차 마이크로소프트 칩만으로 오늘의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게 아니다. 삼복더위에도 비지땀을 흘리며 타들어가는 논밭에 물을 대고 파도만 잦으면 목숨 걸고 바다로 나가는 농. 어민들과 영세상인들, 5인 이하의 소규모 중소기업들과 대기업까지 합심해 이뤄낸 쾌거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영세 기업에서 최저임금을 받으면서도 묵묵하게 일해 왔던 근로자들의 공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국가유공자들이다.

 공무원과 군인 교사들은 퇴직만 하면 훈장을 받고 국가유공자가 돼 유공자특수를 맘껏 누려왔다. 국가는 이제 농, 어민들과 내, 외국인 근로자들에게도 국가유공자 대우를 해주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한다.

 조국은 군인들만 지키는 게 아니라 온 국민이 합심해 지켜냈고 그렇다면 국민들 모두가 국가유공자다. 이번 기회에 특수한 직업군에게만 부여하는 국가유공자제도를 없애는 게 오히려 국민평준화시대로 가는 첩경이 아닌가 생각한다.

 아무튼 국정과 도정과 지자체의 집행부와 의회의 기 싸움과 특히 경상남도와 경남교육청의 무상급식을 두고 벌어진 감정은 이념대립처럼 도민들과 어린 청소년들에게까지 큰 상처를 안겨주었다. 그런데 홍준표 지사가 생각을 바꿔 영남권 수준으로 무상급식비를 지급하겠다고 한다.

 일부에서는 지사와 도의원들과의 화합 한 마당을 추태로 공격하는 일부 언론들과 도민들의 공세에 밀려 홍 지사가 백기를 들었다고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홍 지사가 비로소 민의를 바로 보는 여민동락(與民同樂)의 목민관으로 되돌아 온 것 같아 홍 지사를 격려해 드리고 싶다. 그런 강단도 없었다면 애시 당초 도정개혁은 부임 초부터 물 건너 간 일 아니었겠나? 박종훈 교육감도 흔쾌하게 도의 감사를 받고 무상급식에 이유를 대지 말고 화답하기 바란다. 그게 도민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도와 교육청에 대한 바람이다.

 두 분 다 도민들에 의해 선출된 민선 수장들이다. 수혜를 받는 쪽이 주는 쪽에 쓰임새를 공개하고 감사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의무 아닌가? 사실 첫 단추를 잘못 꿴 것은 감사거부라는 자존심과 진보계열 시민단체를 앞세워 도지사를 압박한 박 교육감 쪽에도 무리수가 많았다는 여론도 있다.

 지금 일부에선 홍 지사를 주민소환제에 붙여 심판을 받게 한다고 한다. 내가 보기엔 진화돼 가는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는 것 같아 보여 말리고 싶다. 두 분 모두 행정과 교육부문에서 나무랄 데 없는 지도자들이다. 일류 경남을 위한 화합과 성원이 패싸움보다 더 필요한 시점으로 보여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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