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근열원래(近悅遠來)

  • 입력 2015.08.19 14:15
  • 기자명 /노종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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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어 자로(子路)편의 이야기이다. 춘추시대, 노(魯)나라의 공자(孔子)는 열국(列國)을 주유(周遊)했다. 위(衛)·조(曹)·송(宋)·정(鄭)·채(蔡) 등의 나라를 돌다가 당시 초(楚)나라에 속해 있던 섭읍(葉邑)에 이르렀다.

 이 당시 초(楚)나라에는 심제량(沈諸梁)이라는 대부(大夫)가 있었는데, 그의 봉지(封地)가 섭읍이었으므로, 스스로를 섭공(葉公)이라 칭했다. 섭공은 공자를 보고, 그에게 정(政)에 대해 가르침을 청했다. 공자는 이 물음에 대해 구체적인 방법은 언급하지 않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정(政)이란, 가까운 데서는 기뻐하고, 먼데서는 오는 것입니다(近者悅, 遠者來)”. 이는 정치를 잘 하면 인근 국가의 사람들이 그 혜택을 입게 돼 기뻐하고, 먼 나라의 사람들도 정치 잘하는 것을 흠모해 모여든다는 것을 뜻한다.

 근자열 원자래(近者悅 遠者來)라 했다. 이는 ‘가까운 사람을 기쁘게 한다면 먼데 있는 사람이 찾아온다’는 말이다. 근열원래(近悅遠來)도 비슷한 의미로 쓰인다고 할 수 있다.

 근열원래(近悅遠來)란 ‘좋은 정치의 덕(德)이 널리 미침’을 비유한 말이다. 흔히들 사람들은 자신과 가까이에 있는 것들에 대해 소흘하거나 무심하게 생각한다.

 내 가족들이 그럴 것이요, 나와 가까이 하루 종일 생활하는 직장 동료들이 그럴 것이다.

 또 관(官)이나 정(政)의 입장에서는 지역민들이 그러할 것이요, 지지자들이 그러할 것이다. 가까운 이들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을 가지자. 내가 그들을 귀하게 여겨야만 그들도 나를 귀하게 여기는 것이다.

 우리는 그들을 인맥(人脈)이라 부른다. 인맥이란 ‘내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알고 있는가가 아니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당신을 알고 있냐’는 것이다.

 키포인트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당신을 인정하고 있느냐’이다. 또 인맥이란 ‘당신이 얼마나 많은 사람과 소통하느냐’가 아니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주도적으로 당신과 소통하길 원하느냐’이다.

 인맥이란 ‘당신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이용하는가?’가 아니고 ‘당신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돕고 있는가?’이다. 또한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당신 면전에서 당신에게 아첨하느냐?’가 아니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뒤에서 당신을 칭찬하는가?’이다.

 이렇듯 산청군의 행정도 주민들을 기쁘게 하는 행정을 펼쳐야 한다. 그래야 소문을 듣고 멀리서 찾아온다.

 산청군의회 또한 마찬가지다. ‘아니면 말고’식의 문제 제기보다는 보다 명확한 대안을 가지고 주민들을 진정으로 위하는 정치를 펼쳐야 한다.

 주민들 또한 행정과 의회를 신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단지 투표권을 가졌다는 이기심에 집단적인 모습으로 부담을 주는 모습은 자제해야 한다. 상호간에 ‘주인 노릇’보다는 ‘주인 의식’을 가지자는 말이다.

 남을 탓하기 보다는 자기 몸과 마음의 관리에 철저를 기해야 한다. 그리고 꼭 필요한 말만 해야 한다.

 너무 쓸데없는 말을 많이 하다 보면 실수를 하게 된다. 그리고 항상 겸손해야 한다. 힐링의 고장 산청의 이미지는 수려한 산세도 만들어 내는 것이겠지만, 더욱 중요 한 것은 그곳에 사는 주민들에게 받는 이미지이다. 외형적인 힐링보다는 마음으로 느껴지는 힐링이 더 깊이 새겨지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모여질 때 진정한 ‘산청의 힘’이 발휘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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