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중지성성(衆志成城)

승인2015.09.10l수정2015.09.1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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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어(國語) 주어(周語)의 이야기이다. 기원전 524년, 주(周)나라 경왕(景王)은 시장에서 유통되던 소액의 돈을 없애고 고액의 돈을 주조했다.

 이 과정에서 백성들은 큰 손해를 입게 되었고, 그들의 원성(怨聲)은 매우 높았다. 그리고 2년 후, 경왕은 민간에 남은 동전(銅錢)들을 수집하여 엄청나게 큰 종(鐘)을 만들었다. 경왕은 악관(樂官)을 불러 그 소리가 어떤지 물었다.

 악관의 대답은 이러했다. “백성들에게 부담과 재물상의 손해를 주며 종을 만들었으니, 그 소리가 다른 악기들과 어울릴 수 없습니다. 백성들 모두가 좋아하는 일은 성공하지 못할 일이 없으며, 백성들 모두가 싫어하는 일은 실패하지 않을 일이 없습니다. 옛말에 많은 사람들의 뜻은 견고한 성을 이루고, 많은 사람들의 말은 쇠를 녹인다(衆心成城, 衆口煉金)고 했습니다. 군주께서 하신 일은 결국 실패한 것입니다”

 주나라의 경제 위기. 굳이 따지자면 실정의 책임은 독선적으로 국정을 운영한 경왕에게 있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역시 위기를 극복하려는 국민적 단결일 것이다.

 가을이 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감성에 젖는다. 시인인양 떨어지는 낙엽에 시상(詩想)를 떠올리기도 하고, 또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예술혼을 불태우며 자연을 찬양하기도 한다.

 가을은 풍요의 계절이다. 그래서 다른 계절보다는 마음이 더 너그러워 진다. 지난여름은 무던히도 더웠다. 그 무더운 여름은 잘 지내온 사람들은 저마다 스스로에게 대견한 마음으로 위로를 한다.

 이제는 무더위로 인해 짜증스러운 것들도 한 풀 꺾였다. 또 지난여름에는 여러 가지 상황으로 우리들을 힘들게 하는 것들도 많았었다.

 그 중 하나가 경남도와 경남도교육청의 수장들의 무상급식비 지급에 대한 상호간의 이해관계로 인한 대립으로 많은 도민들과 학부모들의 원성을 사는 것이었다.

 경남도 전역의 무상급식 지키기 소속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단체 행동도 서슴지 않았으며, 진보 성향의 학부모들은 도지사의 주민소환 운동을, 보수 성향의 단체들은 교육감의 주민소환 운동을 펼치기도 했으며, 배우자의 출근과 아이들의 등교 후 교대로 일인 시위에 나서는 등, 그 무더위 속에서 열정을 불태우기도 했다.

 그러한 학부들의 무더위를 이기는 열정에 감복 했는지 아니면 더 이상 물러 설 때가 없어서인지 지난 8일 경남도 교육감은 경남도의 ‘감사수용 및 조건 없는 타협’을 제안하기 이르렀다.

 이에 많은 이들은 늦은 감은 있지만 반갑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씁쓸한 마음은 지울 수가 없다.

 결국 각 기관장들의 이해 놀음에 학부모들과 아이들의 마음에는 상호에 대한 불신만 가지게 한 것이다. 물론 신념과 생각은 각기 다르다.

 그렇지만 당연한 것에 대한 것은 사상과 신념의 논쟁 보다 모두가 좋게 만드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주민들은 양극화로 인한 신념 논쟁에는 관심이 없다.

 그저 내 아이에게 밥이라도 걱정 없이 먹이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세금도 꼬박 꼬박 내고 있는 것이다. 내 아이의 행복을 위해 난생처음 거리로 나선 어머니들의 노고는 높이 칭찬 받아 마땅하다.

 길은 가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다면 그것은‘걸림돌’이 된다. 하지만 그 돌을 뽑아서 냇가에 놓으면 서로를 이어주는‘징검다리’가 된다. 결국은 하나인 것이고 결국은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살면서 걸림돌은 되지 말아야 한다. 사랑을 내 안에 가두려는 이기심을 버리고 나누려는 넓은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려고 노력하자.

 그러면 그 사랑은 분명 배가 될 것이다. 이제 일인 시위에 동참 했던 학부모들도 산청군의 열악한 실정을 헤아리려 노력 해 보자.

 또한 산청군청도 여러 학부모들과 머리를 맞대고 그 동안의 어려움들에 대해 양해를 구하며 상생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보자.

 이제는 발전적인 사고와 행동으로 앞으로 나아갈 때 인 것 같다. 중지성성(衆志成城)이라 했다. 중지성성은‘여러 사람의 뜻을 모아 단결하면 그 역량이 커짐’을 비유한 말이다.

 이제 산청군의 지역주민들도 그리고 행정도 또한 의회도 뜻을 모아 단결해서 아름다운 청정 산청을 다음세대들에게 물려 줘야 한다.

 그리고 이 가을에 서로 소원 했던 사람이나 관계에 아쉬움이 남은 이들에게 너그럽고 풍요로운 마음으로 편지 한통 써보자. ‘사랑한다고, 내가 부족했다고, 당신이 있어 행복 하다고’ 분명 더 깊게 이어질 것이다.

/노종욱기자  nju@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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