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어주구리로(漁走九里) 평가받지 않을지?

  • 입력 2015.10.26 15:10
  • 기자명 /이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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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유등축제 유료화 전환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는 후문에 힘입은 안상수 창원시장이 ‘진해군항제’, ‘가고파국화축제’, ‘K-POP 페스티벌’ 등 창원을 대표하는 축제에 유료화 전환을 조심스레 추진하고 있다.

 과연 이 방안이 지역민은 물론, 진주유등축제를 다녀갔던 외지인들과 공감대를 형성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안 시장의 이 같은 구상은 정부가 ‘축제 경비를 내실 없이 탕진하는 지자체와 알뜰 축제를 운영한 지자체 간 지방교부금에 차별화를 둔다’는 발표에 위압감을 느낀 나머지 진주유등축제 유료화 성공이란 결과에 착안, 정부 방침에 부응키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

 만일 안 시장의 구상이 진주유등축제유료화 전 실행됐더라면 명장 아니면 패장으로 평가 받았겠지만 뒤 늦은 구상은 진주유등축제 사례 모방이란 잣대를 피할 수 없다.

 지역축제라면 지역민 누구나 보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 반면 외지인들에게도 우리 지역의 축제를 부담 없이 보여 줌으로써 지역민심과 지역의 발전상을 알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진주유등축제에서 엎드린 노인의 등에 올라서서 가림막 넘어 펼쳐지는 행사장을 구경하는 할머니 모습이 담긴 한 장의 사진이 이목을 집중시킨 사실을 아는 이는 다 안다. 물론 연출된 사진이라고 판명은 됐으나 유료화가 아니었다면 이 같은 행위가 발생됐을까?

 또 지역민 일부는 행사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유료화 반대를 외치며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섰으며 트럭을 이용해 생계를 꾸려가던 한 시민은 유료화로 막힌 길을 우회하느라 몇 시간을 허비하기도 했단다.

 특히 250만 명 관람객과 수천 억원의 부가가치 효과를 누렸던 지난해에 비해 이번 진주유등축제는 유료관람객 약 40만 명 관람객에 그쳐 지역경제 활성화를 달성할 수 없었다는 말도 나왔다. 한마디로 지역민을 의식하지 않는 유료화축제 정책이 성공 했으면 얼마나 성공 했겠는가?

 창원시 대표축제 진해군항제 올 예산은 9억1800만원, 가고파국화축제 10억2900만원, K-POP 페스티벌 예산은 8억원이다.

 주어진 상황에서 불필요한 프로그램은 배제하고 여기서 남는 경비를 내실 있는 프로그램에 보태 나간다면 굳이 유료화 전환이 필요한지 묻고 싶다.

 어주구리(漁走九里)는 옛날 한나라 때 이야긴데 물속의 잉어가 아주 커다란 메기에게 잡아먹히려는 순간 온 힘을 다 해 물속을 튀어나와 지느러미를 다리삼아 냅다 뛰기 시작했다. 한 농부는 잉어가 뛰는 모습을 보고 쫒아가다 잉어가 멈추자 “고기가 9리를 달렸다”고 소리쳤다. 그리고 지친 잉어를 잡아 집으로 돌아와 식구들과 맛있게 먹었다.

 어주구리(漁走九里) 이 말은 능력도 안 되는 이가 센 척 하거나, 능력 밖의 일을 할 때 쓰이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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