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가재는 게 편’이 되어선 안된다.

승인2015.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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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창원시 한 중학교 1학년 13살 어린학생 6명이 집단폭행이라는 이유로 학교폭력법 제17조 1항 4호에 의거, 사회봉사명령 2~3일 처분을 받았다. 절친한 친구 7명 중 한명을 집단폭행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을 두고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세상이 참 많이 변했구나, 아니 사람들이 너무 많이 변했다. 물론, 민주주의가 뿌리내린 현실에서 옛날이야기를 끄집어낸다는 것은 구태적 이야긴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친구들끼리 싸우다 코피가 터지면 코피를 흘리는 친구가 진 것으로 간주됐다. 이긴 친구는 오히려 미안해하며 그 친구에게 진정성어린 사과를 건넴과 동시 교내 매점으로 데려가 빵과 우유도 사주고, 이후 둘 사이는 더욱 돈독해지기도 했다.

 어쩌다 선생님이 알게 되더라도 선생님은 두 사람을 불러 놓고 억지로 손을 잡게 해 화해를 유도하기도 했다. 또 학부모는 어땠는가? “선생님 우리 얘 때려서라도 사람 좀 만들어 주십시요!”라며 하늘 같이 존경하는 선생님께 간절히 아이 장래를 당부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이번 이 중학교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사건은 학교의 지혜롭지 못한 대처와 일파만파로 일을 키운 학부모의 섣부른 지각(知覺)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판단하고 싶다.

 “피해자 측에서 폭력이라고 주장하면 폭력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학교는 ‘학교폭력법’에 의거해 처벌을 내렸다.” 정답은 정답이다.

 그러나 정답을 내리기 전 학교는 아이들을 모아 놓고 가해·피해를 따지기 보다 장난이 지나쳤던 것에 대한 반성과 화해를 유도했더라면 어땠을까?

 또 양측 학부모 만남을 주선해 한참 장난기가 발동하는 나이에서 비롯된 일인 만큼 가해학생부모들로부터 피해학생부모에게 진솔한 사과가 전달될 수 있도록 주선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앞서기도 한다.

 학부모 주장대로라면 이 학교 교감은 “학교에서도 이번 사건을 아이들 장난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초장에 아이들을 잡기 위해 일을 키운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당사자 교감은 “옛날 같았으면 장난으로 넘어 갔을 것이지만 지금은 ‘학폭위원회’가 생성돼 교내 폭력은 ‘학폭’ 처리가 불가피 해졌다는 말이 학부모에 의해 과장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믿고 싶다.

 현재 상황을 직시해보면 이 사건의 끝은 보이지 않는 듯 하지만 분명 사건의 결말은 다가온다, 하지만 아이들은 어떠한가? ‘나쁜’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자리해 평생 ‘나쁜 학교’ ‘나쁜 선생님’ 등 ‘나쁜’이란 수식어가 지겹도록 아이들을 지배할 것이 자명하다. 이같은 아이들의 장래는 뒷전이고 학부모들과 학교 측은 이 싸움을 자신들이 피해를 안 보기기 위해, 또는 승자가 되기 위해 새로운 작전을 구사하며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며칠 전 전해들은 소식에 의하면 학교가 이 사건을 경찰에 의뢰한단다. 좀 아이러니하다.

 이 학교 교장선생님은 “피해 학생이나 가해 학생이나 모두 사랑하는 제자다” 이렇게 얘기 했다. 그런데 경찰에 의뢰해서 뭘 어쩌겠다는 것인가? 6명 아이들은 이미 처벌을 받은 상태인데 경찰의 힘을 빌려 사랑하는 제자들을 억지로 소년원이라도 보내야 직성이 풀리려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2중 처벌을 가하겠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처사아닌가? 더구나 이 아이들은 형사법에 해당되지 않는 13세 어린아이들인데 소년법으로 처리 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또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주장하는 맨 바닥에 무릎을 꿇게 한 시간이 1시간이 아닌 5시간이라고 주장하며 이 부분에 대해 학교를 상대로 폭력 법, 또 한 부모는 피해학생을 발로 차지도 않았는데 학교에서 억지로 일을 꾸며 가해자로 만들었다며 무고죄 등을 적용해 형사고발 하겠다는 의중을 비쳤다.

 이제 학교와 학부모들은 완전히 정체성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여기서 표류하고 있는 양측의 방향을 바로 잡아 줄 수 있는 곳은 상급청인 경남도교육청 뿐이다. 도 교육청이 나서야 얽히고 설킨 실타래를 풀 수 있다.

 학부모들은 박종훈 교육감의 진보적 성향을 존중한다고 했다. 박 교육감은 요즘 이런 저런 일로 머리가 많이 복잡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 일은 아이들의 미래와 교육의 요람인 학교 내에서 발생한 문제다. 도 교육청은 이번 사태를 해당 학교 스스로 해결하게 두어 선 안된다. 계곡 속으로 너무 깊이 들어 왔고 깊이 들어 온 만큼 산은 높아 졌다.

 며칠 남지 않은 이 해가 가기 전 이 학교 사태는 수습돼야 한다. 도 교육청의 냉철하고 철저한 감사가 이루어져 지혜로운 해결 방안이 결실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하지만 어느 한 편에 치우쳐서는 안된다. 적어도 ‘가재는 게 편’이라는 말은 듣지 말아야 한다.
 

/이오용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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