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새 패러다임 속에서 살아갈 자녀세대

  • 입력 2006.05.05 00:00
  • 기자명 심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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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이라는 5월, 모처럼 자녀들과 나들이라도 가고 싶어도 생각처럼 쉽지가 않은 모양이다. 아이들이 관심을 갖는 것을 깊이 모르니 같이 나눌 이야기도 별 없고, 초등학교 3~4학년만 되어도 부모들과 함께 나가는 것보다, 문을 잠그고 게임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니 말이다.

스웨덴에서 운영하는 온라인게임 엔트로피아는 이용자에게 가상화폐인 PED 카드를 발급, 필요시 은행 인출기에서 현금으로 뽑을 수 있도록 되어있다. 유명 게임 아이템이 현금이라는 것은 다 아는 이야기다. 현재 아이템 시장규모는 마산시의 2006년 예산의 2배에 육박하는 연 1조원에 달한다.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은 최근의 저서 ‘소유의 종말’에서, 과거의 부는 소유를 중심으로 형성되었다면, 미래의 부는 접속을 중심으로 형성될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의 자녀세대들은 ‘소유’가 지배하는 현실세계의 모든 것들을 ‘접속’이 지배하는 가상세계와 결합시켜나갈 것이다. 밥 먹고 숨쉬는 현실공간의 자기와 가상공간 속의 분신(分身)인 아바타(avatar)가 똑 같이 사회, 경제활동을 하는 세상.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허물어져버린 세상을 살아갈 것이다.

산업사회의 소유중심의 패러다임 속에서 갇혀 있는 대다수 기성세대들은 정보사회의 접속 중심의 패러다임에서 살아갈 자녀세대와는 단절이라고 할 만큼 차이가 나는 경험과 사고를 갖고 있다. 지금의 세대간 문제는 7~80년대 산업사회의 패러다임 안에서의 벌어졌던 갈등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는 변혁기에 세대간 대화 단절에서 오는 갈등이기 때문이다. 산업사회를 살아온 기성세대들이 자신의 경험과 가치관을 자녀들에게 물려줄 수 없게 된 현실에 위축되고 있다. 기죽지 말자. 패러다임의 변화의 때문이지 기성세대 탓이 아니다. 변화의 시대에 대화가 단절되고 서로 갈등하는 부모와 자녀가 많을 것이다. 마음을 열고 자녀와 대화를 하자. 그 방법의 하나로 온라인게임을 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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