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그라운드 매너…어릴때부터 배워야

옥명훈

  • 입력 2008.04.28 00:00
  • 기자명 옥명훈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니 학교에서 뭐 배웠노, 때리치아라 고마’

지난 26일 함안종합운동장에서는 경남FC와 FC서울의 경기가 펼쳐졌다.

이 경기에서 그라운드에서는 보여선 안될 추태가 벌어졌다. 경남FC선수들이 심판 판정에 항의하며 무려 30여분 간 경기가 지연된 것.

관중이 최우선시 되야할 프로경기에서 승부에만 집착하다보니 관중을 도외시한 경기로 쌀쌀한 날씨에 경기를 보러온 관중들이 무려 130여분간 운동장에서 떨어야 했다.

명색이 프로라는 경남FC의 추태를 보고 있자니 지난 24일 도민체전 고등부 축구 사전경기가 떠올랐다.

마산공고와 진주고의 경기에서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은 진주고가 종료 5분을 남겨놓고 선수단 철수시키면서 실격패를 당했다.

이 과정에서 진주시 체육회 관계자가 나서서 선수단 철수를 부추기는 행태를 보여 씁쓸함을 더했다.

초·중·고 축구대회 취재를 가보면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고 학부모·지도자 할것 없이 입에 욕을 달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욕설이 난무하는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며 성장하는 우리 아이들이 무엇을 보고 배울까.

공만 잘차고 인격적으로 성장하지 못하는 선수는 최고의 선수로 성장할 수 없는건 자명한 일이다.

자기 생각과는 다르다고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출전 정지를 당하는 일은 수시로 일어날 것이고 결국 징계를 받아 출전을 못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다른 선수들보다 도태될게 눈에 뻔하기 때문이다.

현재 초·중·고교 축구 시합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면 솜방망이 징계가 대부분이다. 학원축구 특성상 대회에 자주 출전하며 성적을 내야 선수들은 진학을, 감독은 미래가 보장되기 때문에 강한 징계를 가하면 선수·감독·학교, 모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생각을 달리해야 된다. 아무리 진학도 좋고 미래도 좋지만 스포츠맨십이 없는 경기에 대해서는 일벌백계로 어릴때부터 판정에 승복하는 분위기를 형성해야 한다.

또 심판이 판정을 내렸을때 설령 오심이라 할지라도 선수들이 경기 중에는 격렬하게 항의를 할 수 없게 지도자가 나서 선수들을 따끔하게 지적하는 모습도 필요하다.

훗날 아이들이 성장했을때 ‘니 학교에서 뭐 배웠노’라는 말을 듣지 않고 선수생활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줘야 한다.

물론, 지도자의 인식전환부터 선행되야 하겠지만….
저작권자 © 경남연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