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 통화 장애 피할 수 없는 현실’

가입자 100만…성장 걸맞는 서비스 못따라

  • 입력 2008.05.07 00:00
  • 기자명 유정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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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퇴근시간인 오후 6시20분부터 3시간 동안 서울 중심부 등지에서 SK텔레콤의 3세대(3G) 서비스가 통화 장애를 일으키면서 3G 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불신이 극에 달했다.

기존 CDMA 방식인 2G에서는 좀처럼 발생하지 않았던 통화 장애가 지난해 3G 서비스 전국 상용화 이후 데이터서비스 장애까지 합하면 벌써 5차례에 달하면서 고객들이 지속적인 통화 불편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상용화 1년여 만에 1000만 가입자를 돌파하며 국내 사용자의 4분의 1에 달하는 고객들의 통신을 책임져야 할 3G 서비스가 양적인 성장에 걸맞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서비스 초기인 만큼 일시적인 통화 장애는 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기존 2G 서비
스도 10여 년 동안 보완에 보완을 거듭하면서 완벽에 가까운 통신서비스를 제공했던 만큼 3G 서비스 역시 완벽한 서비스 제공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기존 2G에 비해 음영지역이 많은 이유도 망운용에 있어서 주파수와 기지국 등에 대한 이해와 조정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커버리지는 단순히 기지국 등을 통해 전파가 도달되는 범위를 기술적으로 서술한 것에 불과하다”며 “산간지역이나 빌딩숲, 건물 내, 지하 등 주파수가 장애물 등으로 도달하지 못하는 부분은 커버리지와는 다른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3G 서비스가 기지국 장애와 음영지역 해소 미흡 등으로 통화품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3G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국내 1000만 고객이 베타테스터로 전락한 셈이다.

그렇다면 서비스 초기단계에서 미흡한 부분을 보이고 있는 3G 서비스를 보완해 고객들의 불편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업계에서는 듀얼밴드듀얼모드(DBDM) 단말기를 이용하면 과도기 적인 통신 서비스의 교체 후유증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BDM 단말기는 하나의 휴대폰 안에 두 개의 주파수를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인터넷 모뎀에서는 이미 와이브로와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단말기가 출시됐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이 와이브로가 서비스되는 수도권 지역에서는 와이브로를 통해 인터넷을 사용하고 그렇지 못한 지역에서는 HSDPA를 사용할 수 있다.

휴대폰 단말기도 과거 DBDM 단말기가 출시된 바 있다. SK텔레콤은 국제 로밍 등 일부 계층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2006년 5종의 DBDM 단말기를 출시했다.

이를 활용해 기존 2G 주파수와 3G 주파수를 하나의 휴대폰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 기지국 장애와 음영지역 등 3G의 부족한 부분을 충족할 수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DBDM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단말기를 출시하려면 제조사와의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며 “DBDM 단말기는 추가 비용 부담과 단말기 부피 증가 등의 단점이 있어 제조사들이 이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SK텔레콤과의 로밍을 준비하고 있는 LG텔레콤 측의 설명은 이와는 다르다. 로밍을 통해 800MHz와 1.8GHz 주파수를 동시에 이용해야 하는 LG텔레콤은 이를 위한 DBDM 단말기를 준비 중이다.

LG텔레콤 관계자는 “DBDM 단말기 생산에 드는 비용은 싱글밴드 단말기에 비해 5000원 정도가
추가되는 수준으로 수십만원 대에 달하는 단말기 가격을 감안하면 비용은 문제되지 않는다”며 “대량 생산이 될 경우 단가를 더욱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국내 이동통신 통화품질은 세계적으로 완벽에 가까운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통사들의 뛰어난 주파수 운용 기술과 통화 불능 지역 최소화를 위한 투자에 아낌없이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3G 시대로 넘어가면서 이통사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마케팅 경쟁에 역량을 쏟으면서 본질인 설비투자가 비교적 소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 또한 제기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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