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래원, 그의 로맨스는 언제나 옳았다

  • 입력 2016.08.28 14:20
  • 기자명 /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래원
▲ 김래원

“가장 자신있는 분야 로맨틱 코미디…또 욕심 생겨”
‘닥터스’ 모든 이들 서로 배려해 잘 될 수밖에 없었다
나이 들면서 더 재밌어지는 연기…보다 잘하고 싶다
 

 드라마 ‘닥터스’와 ‘함부로 애틋하게’가 맞붙는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이 청춘스타 김우빈과 수지가 출연하는 ‘함부로 애틋하게’의 승리를 점쳤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정반대였다.

 김우빈과 수지의 멜로가 한 자릿수 시청률을 헤매는 동안 김래원과 박신혜의 로맨스는 시청률 두 자릿수를 넘어 20% 를 넘겼다.

 ‘닥터스’의 성공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있지만, 그 중 딱 한 가지를 꼽으라면 역시 남자 주인공 ‘홍지용’의 매력이 결정적이었다.

 배우 김래원(35)은 한없이 다정다감하다고 수줍음도 많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상남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 인물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해 여성 시청자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결혼했니?” “아니요.” “애인은?” “없어요.” “그럼 됐다.” 시청자들이 열광한 이 대사를 재창조해낸 게 김래원이다. 수줍게 물어야 했던 이 부분을 김래원은 그만의 감으로 툭툭 던져버렸다. 그리고 그게 먹혔다.

 최근 영화 ‘강남 1970’, 드라마 ‘펀치’를 통해 가려졌지만, 사실 로맨스물은 김래원의 전문 분야다.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2003)·‘러브스토리 인 하버드’(2004)·‘천일의 약속’(2014), 영화 ‘…ing’(2003)·‘어린 신부’(2004) 등에서 그는 실패한 적이 없다. 그의 로맨스는 언제나 옳았다.

 그리고 ‘닥터스’를 끝낸 현재 김래원은 또 로맨스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한다.

 “전 로맨틱 코미디로 시작했잖아요. 제 스스로는 가장 자신있는 분야라고 생각해요. 저만이 보여줄 수 있는 게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이건 교만한 게 아니라 정말 그래요.” 그는 “이번 드라마로 너무나도 큰 사랑을 받았다”며 “원래 이런 말 정말 잘 안 하는데, 로맨틱 코미디를 또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고 했다.

 김래원은 그가 이십대 초반에 했던 로맨스 연기에 대해, “밑도 끝도 없이, 나를 보여주기 위해서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삽십대 중반이 된 자신의 로맨스 연기를 “조금은 알고 하는 연기”라고 자평했다.

 “저 혼자 빛날 수 있어요. 그럴 수 있는 방법은 있어요. 홍지용이 더 매력적이고 시청자에게 잘 보이게 할 수 있어요. 그런데 그러면 잘 보이기는 하는데 시청자가 결국 안 봐요. 극 전체가 잘돼야 나도 보이고, 상대 배우도 보이죠. 그래야 제가 더 잘 할 수 있는 것도 생기는 것 같아요.”

 김태희·임수정·수애·김아중 등 또래 여배우들과 함께 연기해온 그이지만, 9살 어린 배우와 호흡을 맞춘 건 처음이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김래원과 상대 배우인 박신혜의 연기 호흡이 높은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서로 마음을 열고 하니까 잘 된 것 같아요. 저희 둘다 상대를 배려하고, 맞추려고 했어요. 신혜와 저만 그랬던 게 아니에요. 이 드라마에 나왔던 모든 배우들, 스태프까지 그랬어요. 그러니까 당연히 잘 될 수밖에 없죠.”

 ‘닥터스’가 요즘 보기 힘든 20%대 시청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건 이 드라마 특유의 따뜻한 분위기 때문이기도 했다. 단순히 남녀간의 사랑만 있었던 게 아니라 인간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긴 작품이었다. 속도와 자극을 추구하는 요즘 드라마 추세와는 다른 게 이 작품에 있었다.

 ‘닥터스’에는 인과응보에 대해 이야기하는 에피소드가 있다. 김래원은 이 부분을 이 극이 줄 수 있는 중요한 메시지라고 생각하고, 어느 때보다 공을 들여 내레이션을 녹음했다. 그는 이를 두고, “이 드라마를 볼 모든 사람,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존경하는 선배님들이 시청자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배우가 되겠다고 말하는 게 무슨 말인지 알게 됐어요. 또 좋은 역할, 좋은 작품을 하면 인간 김래원이 한 단계 성장하는 데 힘을 받아요.”

 김래원의 최근 행보에는 거침이 없다. 2~3년 동안 ‘닥터스’를 포함해 드라마 두 편을 했고, 영화 세 편을 찍었다. 현재 영화 두 편은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김래원은 이와 관련, “요즘 연기가 재밌다. 나이가 들면서 더 재밌어진다”고 했다.

 “전 열정이 없어지면 끝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저에게도 슬럼프는 있었어요. 안 좋은 이야기만 들리고, 주변에서는 저한테 거만해졌다고 했어요. 고민했던 시기였고, 그 고민들은 지금이 있기 위한 과정이 됐습니다. 연기를 지금보다 더 잘하고 싶어요.”

저작권자 © 경남연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