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소리] 어제 밤은 안녕 하셨나요?

  • 입력 2016.11.27 13:51
  • 기자명 /장정훈 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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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중부경찰서 경무계 장정훈 경장
▲ 김해중부경찰서 경무계 장정훈 경장

 경찰관이라면 누구나 수많은 가정폭력 신고를 접해 봤을 것이다. 필자 또한 수년간 외근 근무를 하면서 많은 가정폭력 사건을 처리하고 상담도 해왔다. 그 과정에 가정폭력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생각한 것은 처음 가정폭력을 당했을 때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다.

 가정폭력의 경우 거의 대부분이 점점 강도가 심해지지 나아지는 경우는 없다. 또한 가정폭력은 그 대상이 확대되는 경향을 지니고 있어, 아내 뿐만 아니라 아이들까지 이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 처음 가정폭력이 발생했을 때 즉시 신고하는 것이 가정폭력의 악의 고리를 끊는 방법이다. 

 가정폭력의 원인은 여러 가지 개인적인 이유들이 있겠지만 공통되는 부분도 많다.

 첫 번째 가해자 대부분은 남편이며, 또한 대부분 술에 만취돼 있는 상태이다. 

 두 번째 부부간의 대화가 너무 부족해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서로의 상황에 대해 이해하고 있지도 않는다. 

 세 번째 경제적인 요인도 있으며 남편이 아주 가부장적인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가정폭력이 위의 세 가지 요인을 모두 수반하고 있다. 원인이 있으면 해결 방법을 찾기는 쉽다. 하지만 가정폭력이 쉽게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5년 전국의 가정폭력으로 인한 신고 수는 총 4만여 건으로 이전 2014년도 2만3000여건, 2013년도 1만7000여건, 2012년도 3000여건에 비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가정폭력은 4대 사회악 중심에 있으며, 1366여성긴급전화, 여성쉼터 및 가정폭력피해자 보호시설, 그리고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등에 관한 법률 제정 등 가정폭력을 해결하기 위한 행정적 제도는 계속해서 마련하고 있다. 또한 경찰에서도 여성범죄 수사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가정폭력범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개입을 함에도 불구하고 그 수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가정폭력이 신고가 잘 되지 않는 이유는 실수였다며 용서를 구하는 남편을 용서해주려고, 아이들에 대한 걱정, 경제적 부담, 모든 것이 자기 잘못이라는 죄의식,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 등의 이유로 신고를 꺼리고 있다.

 그러나 서두에서도 말했듯이 폭력행위의 강도가 점점 강해졌으면 강해졌지 나아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가정폭력은 가정 내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피해자나 이웃이 아니면 발견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가정폭력이 범죄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피해자, 이웃의 적극적인 신고만이 가정폭력을 줄여 나갈 수 있다.

 하지만 모든 범죄가 그렇듯 가정폭력도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그 중에서도 부부간의 대화가 가장 중요하다.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임을 인식하고, 서로의 힘든 점을 이해해주고 도와줘야 한다.

 가정폭력의 피해자들이 바보 같고 어리석어 참고 사는 것이 아니다. 참고 산다고 해 폭력을 용인한다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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