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소리] “그 일은 전혀 사소하지 않습니다”

  • 입력 2016.11.30 16:28
  • 기자명 /이혜랑 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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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령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이혜랑 경사
▲ 의령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이혜랑 경사

 ‘세계 여성폭력 추방의 날’인 지난 25일을 시작으로 12월 1일까지 일주일간 ‘2016 성·가정폭력 추방주간’이 운영되고 있다.

 1961년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독재에 항거하다 살해당한 세 자매의 죽음을 추모하며 1981년 라틴아메리카 여성들이 ‘세계 여성폭력 추방의 날’로 지정하면서 시작됐다.

 올해는 가정폭력방지법에 근거한 ‘가정폭력 추방주간’이 지난 2011년부터 지속돼 온 ‘성폭력 추방주간’과 통합·시행되는 첫 해다.

 정부는 성폭력·가정폭력을 반드시 척결해야 할 ‘4대 사회악’의 하나로 규정 하고, 그동안 예방부터 피해자 지원, 사건 대응 및 재발 방지에 이르는 종합적인 근절 방안을 마련해 추진해 왔다.

 이런 노력으로 최근 몇 년 사이 성폭력 미검률이 3.6%까지 낮아지고 가정폭력 검거 건수는 높아지고 있으며 성폭력·가정폭력 재범률이 매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국민들이 여전히 성·가정폭력으로부터 불안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흔히 강간이나 가정폭력으로 인한 사망과 같은 중범죄에 대해서는 심각성을 느끼고 분노하지만, 일터에서의 성희롱, 성추행이나 가족 또는 연인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언·폭행에 대해서는 심각한 폭력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일상적인 공간과 관계에서 발생하는 사소한 행동과 무심히 던진 한마디 말은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치우지 않으면 계속해서 쌓이는 ‘먼지’와도 같다.

 성·가정폭력 상황은 처음에는 지나칠 수 있을 법한 비언어적인 표현에서 시작된다. 대부분의 경우 첫 징후부터 단호하게 대처함으로써 이후의 사태를 예방할 수 있다. 당신이 겪은 그 일은 전혀 사소하지 않다.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껴진다면 바로 지금 말해야 한다.

 이번 추방주간을 통해 성·가정폭력이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폭력으로 함께 해결해 나가고자 하는 공동의 노력이 필요한 일임을 깨닫고 이에 대한 사회의 경각심이 더욱 높아지기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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