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 항공우주박물관, 대통령 전용기 전시관 결국 폐관

  • 입력 2016.12.19 17:42
  • 기자명 /윤하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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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희 전 대통령·육영수 여사·박근혜 대통령 사진 즐비
 朴 퇴진본부 “독재자 미화 전시물 잘못된 역사인식 심어줘”

 

 박정희·육영수·박근혜 대통령의 가족 사진 등으로 도배 되다시피 했던 사천 항공우주박물관의 대통령 전용기 전시관이 결국 폐관됐다.


 19일 항공우주박물관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사천진보연합, 사천농민회, 사천여성회, 사천민주행동, 민주노총 사천시지부 등 30여개 사천지역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박근혜정권퇴진 사천운동본부’의 ‘박정희·육영수·박근혜 가족의 찬양 일색’이라는 지적에 따라 대통령 전용기 전시관을 폐관했다. 그리고 대통령 전용기에 대한 안내판(설명판)도 철거했다.


 항공우주박물관 측은 “야외전시관은 실물 항공기를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었다. 기업이 한쪽에 치우쳐서는 안된다. 형평성 원칙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이에 대해 심사숙고할 필요성도 있었다. 그리고 현재 시국 등을 감안해서 대통령 전용기 전시관을 폐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관람객은 대통령 전용기 내부에 있는 전시물은 볼 수 없다. 밖에서 비행기만 구경만 할 수 있는데, 대통령 전용기 개념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논란이 됐던 ‘대통령 전용기’는 한국항공우주박물관 야외전시장에 전시돼 있다. 안내판에는 ‘1957~1965 미공군에서 활약’, ‘1965~1968 미국으로부터 한국군원으로 제공받아 대통령기로 창 정비 및 내부개조’, ‘1969~1973 대통령 전용기로 활용’, ‘1974~1991 각국 대통령·수상·총리 등 귀빈 방문시 공수임무 수행’, ‘1994년 11월 11일 한국공군 제공’이라고 적혀져 있다.


 하지만 이 전용기는 고 박정희 대통령이 탔던 ‘대통령 전용기’가 아니다. 박 전 대통령이 1969~1973년 사이 전용기로 활용했던 비행기와 같은 모델일 뿐이다.


 특히, 대통령 전용기 내 전시물은 박정희 전 대통령 가족에 대해 찬양 일색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부인 육영수, 박근혜 대통령 등 사진이 즐비한 것은 물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연혁을 나열해 놓았다. 이 뿐만 아니라 박정희·육영수 부부 모형도 설치돼 있었다.


 이에 ‘박근혜정권퇴진 사천운동본부’는 KAI 사장에게 “박정희·육영수·박근혜 가족의 찬양 일색”이라며 ‘대통령 전용기’ 내 전시물 철거를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으며, 20일까지 답변을 요구했다. 그리고 대통령 전용기와 관련한 안내와 표기도 정확하게 해줄 것을 요구했던 것.


 이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18년 독재정치는 역사적으로 올바른 검증이 필요하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농단과 입에도 담지 못할 온갖 부정부패로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장본인”이라며 “항공우주박물관은 대통령 전용기 전시물을 철거해 달라”고 요청했다.


 덧붙여 “독재자를 미화하고 찬양하는 전시물은 우리 아이들에게 잘못된 역사인식을 심어줘 오히려 왜곡된 민주주의를 배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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