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진 “월드스타요? 응원의 의미로 받아들여요”

할리우드 동양여자 역할 거의 없어…고민·노력 여전
다른 모습 보여주기 위해 ‘미스트리스’ 중도 하차 결심

  • 입력 2017.03.30 16:31
  • 기자명 /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윤진(사진=페퍼민트앤컴퍼니 제공)
▲ 김윤진(사진=페퍼민트앤컴퍼니 제공)

 “댓글을 보면 가끔 ‘진정한 월드스타는 수식어가 안 붙는다’는 말이 달려 있어요. 맞는 말이잖아요. 저도 ‘그렇게 되라’는 응원의 의미로 받아들이죠. 사실이 아니니까요.”

 ‘월드스타’ 김윤진은 자신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에 대해 이같이 받아들였다. “마트에 가도 아무도 못 알아보더라”라고 덧붙였다. 할리우드에서 주연급 한국 여배우로 자리매김한 그로서는 지나친 겸손이었다.

 지난 29일 서울 삼청동 인근의 한 카페에서 김윤진을 만났다. 그는 다음달 초 개봉하는 미스터리스릴러 영화 ‘시간위의 집’에서 주연을 맡았다.

 이미 10여 년 전부터 드라마 ‘로스트’와 ‘미스트리스’로 미국에서도 유명한 김윤진이다. ‘미스트리스’에서는 당초 각본에는 한국계 여성이 등장하지 않았지만 김윤진 때문에 등장인물의 성도 ‘킴’으로 바뀌었다.

 “미국 드라마 ‘로스트’를 찍을 때 로스앤젤레스에서 TV에 나오는 것처럼 오히려 화장기 없고 부스스하게 슈퍼마켓을 가면 사람들이 알아보고 웃기도 했죠. 하지만 멋부리는 커리어우먼으로 나오는 ‘미스트리스’ 때는 화장 안하고 나가면 저를 못 알아보더라고요.”

 그럼에도 아직 할리우드에서 동양 여성이 맡을 수 있는 주연들은 한정돼있는 만큼 고민과 노력이 여전하다는 점도 드러냈다. 김윤진은 “동양여자 역할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배역이 없으니까 오디션을 보고 그걸 따내야 한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들에게 ‘백인일 이유가 없지 않나?’ 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보여줘야 하죠.” 그는 쉽게 따낼 수 있는 작은 배역 대신 일일이 오디션을 보는 어려움을 감내하면서 큰 비중의 배역에 전념하고 있다. 이미 한국을 대표해 할리우드에서도 주연급 배우 역할로 자리 잡아온 자신이 짊어진 일종의 책임감이다.

 이러한 책임감 때문인지 ‘미스트리스’에서도 중도 하차를 자신이 결심했다. “미국에서 시즌제로 넘어가는 드라마를 두 개나 맡은 것은 대단한 행운이죠. 미스트리스도 2∼3년 정도 더 갈 것 같았어요. 하지만 빨리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에 오랜 기간 변호사와 논의한 끝에 하차하기로 했죠.”

 ‘시간위의 집’에서 그는 25년의 세월을 오가며 ‘젊은 미희’와 ‘늙은 미희’를 한꺼번에 연기했다. 다시 ‘모성애’를 강조하는 역할이다. 그러나 출연한 영화마다 다 조금씩 다른 모성애를 보여준다. 김윤진은 “이번에도 비슷한 연기처럼 보일까봐 좀 더 다른 모습을 보이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고 했다.

 국제시장 이후 3년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데 대해서는 “솔직히 말해서 할 수 있다면 매년 한국영화에 출연하고 싶다”고 했다. 고되지만 두 나라를 오가는 활동도 계속 이어나가고 싶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이런 사례가 많지는 않잖아요. 살다보니 기회는 자주 오는 것 같진 않더라고요. 두 마리 토끼를 잡았으니 가능하면 오래 잡고 싶은 게 제 욕심이자 꿈이예요.”

 

 

저작권자 © 경남연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