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하고 아름다운 역사’ 품은 함안…미리 보는 세계문화유산

  • 입력 2017.04.04 20:14
  • 수정 2017.04.05 11:29
  • 기자명 /조성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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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기문명 전파한 아라가야의 역사가 담긴 타임캡슐’ 

202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목표

삭평된 봉분에서 되레 진정성 느껴…특별한 가치 평가
박물관 말갑옷 출토·고려시대 연꽃 복원으로 화제

공동 세계유산추진단 발족…고분군의 가치 발굴 박차
체계적인 국내외 학술연구·복원정비 등 문화유산 면모 갖춰

 

 

 

 함안군에서는 가야시대 고분군인 사적 제515호 ‘함안 말이산고분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공동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말이산고분군은 동북아시아 문화권의 여러 국가들이 고대국가로 발전하는 단계에 축조된 것으로 소멸된 가야문명의 존재를 보여주는 실증적 증거를 보여주고 있다. 또 한국과 중국, 일본을 포함한 동북아시아 문화권의 역사발전 단계를 보여주는 사례로 인류사에 있어 특별한 가치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경남도는 지난 2012년 ‘함안말이산고분군과 김해 대성동고분군’을 가야유적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연구용역을 거쳐 2013년 6월 29일 문화재청에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신청서를 제출했다.

 문화재청에서는 현지 실사를 거쳐 8월 27일 잠정목록 등재 신청대상지로 결정했고, 유네스코에서는 그 해 12월 11일 이 두 고분군을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으로 등재했다.

 그 후 2015년 3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에서는 세계유산 우선 등재 신청 추진대상으로 선정했다. 또 2015년 10월에는 함안말이산고분군, 김해 대성동고분군, 고령 지산동고분군을 가야고분군으로 공동으로 등재 추진을 위해 경남도, 경북도 등 관련 5개 지자체간 업무협약이 체결한데 이어 지난 2월 14일 ‘가야고분군 공동 세계유산추진단’을 발족하고 2020년 최종 등재 목표로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함안 말이산고분의 가치 

 하늘 높이 솟은 능…가야시대 대표 예술적 가치

 아라가야 시대에 조성된 함안말이산고분군은 원형이 잘 보존돼 있고, 출토유물이 가야시대를 대표할 만한 예술적 가치를 지녔고 발굴조사 및 문헌을 통해 유적의 진정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함안군 가야읍 시가지를 둘러싼 해발 68m의 나지막한 야산인 말이산에 조성된 ‘말이산고분군’은 1962년 1월 21일 사적 제84호인 도항리고분군과 사적 제85호인 말산리고분군으로 분리해 지정·관리해 오다가 발굴조사 성과를 바탕으로 동일한 시대와 성격의 무덤들이 조성돼 있어 하나의 고분임이 밝혀져 2011년 7월 29일 사적 제515호 ‘함안 말이산고분군’으로 재 지정됐다.

 현재 문화재 보호구역 지정면적은 52만5221㎡이며 남북길이 2.1km, 동서길이 최대 510m에 달한다.

 남북으로 뻗어 있는 말이산 주능선과 서쪽으로 낮아지는 작은 능선을 따라 대형봉분이 분포하고 있다. 39기의 대형봉분과 함께 약 1000여 기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완전 발굴된 말갑옷

 발굴된 유물로는 1992년 마갑총에서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완전하게 발굴된 말갑옷(馬甲)이다.

 아라가야의 탁월한 철기기술을 보여주는 말갑옷은 총 440~453개의 형태가 다른 조각을 연결해 총길이 2m26㎝~2m30㎝, 너비 43~48㎝로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데 보호하는 부위에 따라 조각의 크기가 다르며 마갑을 잇는 줄을 꿰는 구멍도 아주 미세해 왜에 철기문명을 전파한 아라가야의 우수성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말갑옷은 평안남도 용강군의 쌍영총, 남포의 약수리고분, 평양의 개마총, 중국 집안의 삼실총 등 고구려의 고분벽화에 등장하는 개마무사(鎧馬武士)의 실존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마갑총에서 말갑옷과 함께 발굴된 길이 87.8cm의 철제금은 상감환두대도는 칼끝에서 7cm가량 떨어진 부분부터 손잡이 부분의 앞까지 약 59.5cm의 칼등에 1줄로 톱니모양의 무늬가 상감돼 있는데 이는 금속표면에 V자홈을 파고 금으로 된 가느다란 금사(金絲)를 홈에 박아 넣은 후 표면을 일정하게 연마한 것으로, 칼등에 금을 상감한 것은 칠지도와 공주 송산리 제29호분의 백제 대도, 합천 옥전고분군 대도뿐일 정도로 귀한 것이다.

 

 

 '가야의 최고 미인’ 좌우 새 모양 장식 미늘쇠

 특히 1997년 (경)13호분에서 발굴된 58cm 미늘쇠는 현재까지 출토된 가야의 미늘쇠 중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또한 상태가 양호한데, 좌우로 각각 6마리의 새를 붙였고 상단부에 꽃봉오리 형태의 장식이 붙어 있다. 또 중앙에 삼각형으로 뚫어 끈으로 삼각형 장식을 연결했으며 장식을 매단 끈이 남아있는 것은 국내에서 유일하다. 

 새의 머리는 둥글고 크지만, 몸통에서 꼬리까지 매끈하고 날렵한데 재잘거리는 듯 한 부리와 위로 치뜬 꼬리는 금세 하늘로 날아오를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새는 우리 민족의 고대 신앙에 죽은 자의 영혼을 인도하는 동물이었으며 지상과 하늘을 연결하는 매개체로서 지배자의 권위를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함안의 미늘쇠는 무덤 주인의 장례에 사용되는 유물로 추정된다.

 

 

 보물급 희귀 등잔형 토기 - 가장 많은 등잔 부착

 또 최근에는 지난 2015년 12월 제25, 26호분 고분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25호분에서 보물급 등잔형 토기가 출토돼 학계에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이 등잔형 토기는 높이 15.6m, 너비 21.3m의 대형으로 굽다리 형태의 전형적인 아라가야 토기 형식인데 원통과 상부에는 심지를 꽂을 수 있는 높이 2.1cm, 지름 6.1cm 크기의 등잔 7개가 연결돼 있다. 이는 지금까지 확인된 등잔형 토기 가운데 가장 많은 등잔이 부착돼 있다.  

 

 

◇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향후 계획

 군은 ‘가야고분군 공동 세계유산추진단’과 함께 고분군의 가치 발굴에 더욱 박차를 기할 계획이다.

 특히 국내·외 학술연구와 학술 발굴, 복원정비를 지속 추진해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서의 면모를 갖춰 나가면서 대국민 공감대 형성을 위해 홍보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고분군내 사유지 매입과 민묘·비석 등 지장물 철거, 고분군 주변 경관관리와 군민 참여형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세계유산 등재에 만전을 기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군에서는 함안말이산고분군의 세계유산 최종 등재를 통해 아라가야의 찬란한 문화를 간직하고 있는 지역의 군민으로서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고분군을 세계적인 역사문화관광 자원이 돼 경제적 효과와 함안의 브랜드를 상승시켜 나갈 계획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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