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부중치원(負重致遠)

  • 입력 2017.04.19 17:03
  • 수정 2017.04.19 17:04
  • 기자명 /노종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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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국지 촉서(蜀書) 방통(龐統)전의 이야기이다. 삼국시기, 동오(東吳)의 대도독(大都督)이었던 주유(周瑜)가 병으로 죽자, 그의 친구인 방통은 몹시 슬퍼하며 달려와 조문을 하였다.

 박학다식하고 명성이 높은 방통이 동오 지방에 오자, 동오의 명사(名士)인 육적, 고소, 전종 등은 그와 친분을 맺었다. 문상을 마치고 방통을 환송하는 술자리를 마련하고 대화를 나누었다.

 방통은 육적에 대해서는 “잘 달리는 말과 같은 인재”라고 하고, “고소는 힘든 일을 이겨내며 일하는 소와 같다”라고 하고, 전종은 “지혜는 좀 떨어지지만 그 역시 당대의 인재”라고 평하였다. 

 이에 어떤 사람이 방통에게 “그렇다면 육적의 재능이 고소를 능가한다는 뜻입니까?”하고 묻자, 방통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말은 민첩하여 빠르게 달릴 수 있지만, 한 사람 밖에 태울 수 없소. 하지만 소는 하루에 삼백리를 갈 수 있거니와, 소가 짊어진 짐이 어찌 한 사람의 몸무게만 되겠소?”

 부중치원(負重致遠)이란 ‘무거운 물건을 지고 먼 곳까지 간다’는 뜻으로 ‘중요한 직책을 맡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다음달 9일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전국이 요동치고 있다. 그 탓인지 조용했던 시골 농촌 지역인 산청군에서도 주민들이 삼삼오오 앉아서 이번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며 이야기 하고 있다.

 흔히들 사람들은 인생의 최고 전성기를 얘기 할 때 ‘인생의 정점(頂點)’을 찍는다고 한다. 정점의 사전적 의미는 ‘산이나 탑의 제일 꼭대기’를 말한다. 

 점(點)을 찍는다는 것은 사람들의 ‘의사의 표시’이기도 하고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또한 타인에 대한 상태나 현상을 얘기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살면서 사람들은 점(點)을 잘 찍어야 한다.

 유행가 중 “남이라는 글자에 점하나만 자우면 님이 되고, 님이라는 글자에 점하나만 찍으면 도로 남이 되는 장난 같은 인생”이라는 가사가 있다.

 이 가사는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살면서 우리는 점을 잘 찍어야 한다. 학교를 선택하는 것도 그렇고,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도 그렇고, 직업을 선택하는 것도 그렇다.

 그야말로 우리의 인생은 선택의 연속인 것이다. 따라서 현명한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스스로 끊임없는 자기 개발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점(點)을 잘 찍어야한다. 그 점(點)이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도 하고 팍팍하게도 한다.

 참으로 꼴불견인 것은 지지율이 0%대의 대통령선거 후보자들이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면 국민의 대다수가 아니더라도 최소한 2% 이상의 국민이 후보자를 알아야 한다. 다음 달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에 나서는 유력주자 외의 0%대 후보자들은 국민들의 점(點)을 너무 우습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국민들은 점(點)을 통해 유권자로서의 의사 표시를 한다. 그래서 점(點)을 잘 찍어야 한다. 후보자들의 보기 싫은 그 점(點)은 지우게 하면 된다.

 지우고 다시 찍자는 말이다. 국민들이 점(點)을 모아서, 잘 찍어서, 나라의 나쁜 점(點)들을 없애야 한다. 휘둘리지도 말고, 편견으로 좋은 점(點)을 놓치지도 말고, 그래야만이 이 나라의 정점을 찍게 되는 것이다.

 부중치원(負重致遠)이라 했다. 주어진 책임을 사사로이 쓰지 않고, 또한 국민들의 뜻을 무겁게 느끼고, 좋은 점(點)은 계승 발전시키고 나쁜 점(點)들은 과감히 지워 없애는 그런 후보에게 온 염원을 담아 점(點)을 찍어야 한다. 실망했다 권리를 포기하지 말고, 우리는 묵묵히 주어진 권리를 행사 할 때, 우리나라는 희망을 보게 되는 것이다. 
 그래야 무시당하지 않는다. 위정자(爲政者)들에게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꼭 명심하게 해야 한다. 주권을 포기하려는 자…, 기자는 그 점(點)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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