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연극’ 박근형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 재공연

5월 13일~6월 4일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젊은 탈영병·가미카제 된 조선인 등 전쟁 피해자들

  • 입력 2017.05.0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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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사진 = 이강물·남산예술센터제공)
▲ 연극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사진 = 이강물·남산예술센터제공)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현안에서 가장 쟁점적인 작품이자 예술검열 논란의 도화선으로 알려진 박근형 연출(극단 골목길 대표)의 연극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가 재공연한다.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주철환) 남산예술센터와 극단 골목길은 오는 13일부터 6월 4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를 선보인다. 박 연출이 극작까지 맡은 작품으로 지난해 3월 남산예술센터에서 초연한 작품이다.

 박 연출은 앞서 지난 2013년 박근혜 대통령과 박 대통령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부녀를 풍자한 연극 ‘개구리’를 국립극단에서 선보였는데, 이후 현 정부의 각종 연극 지원에서 탈락했다는 의혹이 곳곳에서 제기됐다.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 시발점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다시 남산예술센터 시즌 프로그램에 포함된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 작품은 작년 공연 이후 ‘제53회 동아연극상’ 작품상 등 시상식을 석권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개막 당일부터 전석 매진 기록을 세우며 객석점유율 116%를 달성했다. ‘페스티벌/도쿄 2016’에 공식 초청돼 지난해 10월 27일부터 30일까지 도쿄 시내 아울스팟 극장에서 공연하기도 했다.

 2015년 한국, 1945년 일본 오키나와, 2004년 이라크 팔루자, 2010년 한국 서해 백령도. 서로 다른 시대와 공간이지만 군대와 전쟁, 국가와 거대담론 아래 가려졌던 이 외침을 무대 위로 호출한 작품이다.

 젊은 탈영병, 일제 말기 일본 가미카제 특공대가 된 조선인, 이라크에서 미군 식품업체에 배달하다가 납치된 평범한 선교사, 서해에서 선박 침몰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 공간, 사연은 저마다 다르지만 이들은 “저 살고 싶어요”라고 모두 한 목소리를 낸다.

 이번 공연에는 김동원을 비롯한 이원재, 고수희, 강지은, 서동갑 등 초연 배우들이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른다. ‘소년 B가 사는 집’, ‘햇빛샤워’의 이기현과 ‘세일즈맨의 죽음’의 손진환이 새로 투입된다.

 재공연 첫 날인 오는 13일 무대가 끝난 후, 박 연출과 함께 김재엽(연출가, 검열백서위원회 사무국장), 김미도(연극평론가, 검열백서위원회 위원장)가 <검열에 대해 말한다 -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문화예술계와 이 작품을 둘러싼 예술검열 논란에 대한 대담을 나눈다. 20일 공연 종료 후에는 도올 김용옥(한신대학교 석좌교수)이 작품에 관한 짧은 강연과 토크를 진행한다.

 서울 공연 이후 인천문화예술회관 ‘스테이지149 연극선집1’(6월 16~17일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성남문화재단 ‘시리즈-연극만원(滿員)’(6월 22~24일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에서도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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