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하성용 사장 끝내 사임

검찰, 핵심 경영진 조사 시작…하 사장도 조만간 소환
“T-50미국수출 등 대형사업은 차질 없이 진행돼야”

  • 입력 2017.07.20 19:23
  • 수정 2017.07.20 19:24
  • 기자명 /윤하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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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용 전 한국항공주산업 사장
▲ 하성용 전 한국항공주산업 사장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 하성용 사장이 20일 사임했다.


 이사회는 후임 사장을 선발할 때까지 국내 개발사업을 맡은 장성섭 부사장에 사장 직무대행을 맡기기로 했다.


 하 사장은 이날 사임의 변을 통해 “저와 KAI 주변에서 최근 발생되고 있는 모든 사항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KAI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겠다”며 “오늘도 국산항공기 개발과 수출을 위해 밤낮으로 최선을 다하는 임직원들에게 죄송스럽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서 “그동안 항공우주산업 발전을 위해 쌓아올린 KAI의 명성에 누가되는 일은 없어야 하기에 지금을 불미스러운 의혹과 의문에 대새서는 향후 검찰 조사에서 성실히 설명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수리온은 선진국의 무기개발 과정도 그렇듯 명품이 되기 위한 과정으로 전문가들이 지혜를 모아 원만히 해결하리라 확신한다. 그리고 T-50미국수출과 한국형전투기개발 등 중차대한 대형 사업들은 차질 없이 추진돼야 한다”며 “국가 항공산업의 더 큰 도약을 위해 KAI 임직원들이 다시 한번 매진할 수 있도록 모든 분들의 격려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하 사장이 검찰의 수사가 시작된지 일주일이 채 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물러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은 본사와 서울사무소를 비롯해 협력업체까지 전방위에 걸쳐 진행되는 검찰수사에 대한 압박감을 이기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이 그동안 KAI 사업에 힘을 실어준 데다 KAI 관련 방산 비리의혹 수사가 지연된 점을 볼 때 정권 차원의 비호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하 사장이 발빠르게 사임을 결정했다는게 일반적인 견해다.


 실제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박찬호 부장검사)는 지난 14일 원가 조작을 통해 제품 가격을 부풀려 부당한 이익을 취한 혐의(사기)와 관련해 다목적 헬기인 수리온과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을 비롯해 국산 군사 장비를 개발해온 대표적인 항공 방위산업체인 KAI의 사천 본사와 서울사무소를 압수수색했다.


 그리고 지난 18일에는 사천 소재 4개 업체, 경기도 성남 소재 1개 업체 등 모두 5개 KAI 협력업체를 전격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또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 등의 개발 사업과 관련한 외주 용역을 친·인척 회사에 대거 몰아주고, 직접 수 십억 원을 챙긴 혐의로 KAI 차장급 직원이던 ㄱ씨에 대해 서도 수사 중이다. 


 특히, 주요 핵심 제품의 선정·납품 과정에서 거액의 상품권을 군과 정치권 인사들에게 제공한 의혹, 일부 상품권의 용처가 불분명하다는 의혹, 환전 차익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횡령 의혹 등을 들여다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뿐만 아니라 하 사장이 자신의 측근이 대표로 있는 협력업체에 일감을 몰아준 여부와 경위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하 사장은 지난 1977년 대우그룹 공채로 입사한 뒤 대우중공업(주)에서 재무·인사담당 임원을 지낸 것은 물론 1999년 10월 1일 대우중공업(주), 삼성항공산업(주), 현대우주항공(주)이 통합해 새롭게 탄생된 지금의 한국항공우주산업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와 부사장을 역임했다. 


 하 사장은 경영지원본부장이던 2006년에는 1000%대에 육박했던 부채비율을 100%대로 낮춰, KAI를 튼실한 기업으로 만든 주역 중의 한 명으로 거론된다. 특히 2011년 3월 KAI를 떠난 뒤 그해 8월 성동조선해양(주)의 총괄사장을 맡아 사업 다각화와 경영 시스템 개선 등을 이루면서 CEO로서의 면모도 보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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