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꿈나무들, 뉴질랜드에서 싹틔운 희망의 씨앗

  • 입력 2017.08.21 20:21
  • 수정 2017.08.21 20:23
  • 기자명 /노종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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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청군향토장학회가 실시한 영어경시대회를 통해 선발된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뉴질랜드 연수를 다녀왔다.
▲ 산청군향토장학회가 실시한 영어경시대회를 통해 선발된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뉴질랜드 연수를 다녀왔다.
▲ 지난 7일 산청군향토장학회가 실시한 영어경시대회에서 선발된 학생들이 5박 7일로 뉴질랜드 연수를 다녀왔다.
▲ 지난 7일 산청군향토장학회가 실시한 영어경시대회에서 선발된 학생들이 5박 7일로 뉴질랜드 연수를 다녀왔다.

영어경시대회서 선발된 학생들
오클랜드 등 5박 7일 연수 성료

작년 뉴질랜드 호텔조리부분
대상 수상한 코넬대학 방문

청정 산청 기운 닮은 로토루아
최고 30m 높이 간헐천 ‘장관’

여유·평화…현대인들 배워야

 

 여름의 절정을 맞아 아침부터 태양이 이글거리던 지난 7일. 산청군향토장학회가 실시한 영어경시대회를 통해 선발된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뉴질랜드 연수를 가기 위해 산청군청 정문 앞으로 삼삼오오 모여 들었다. 오전 9시 인천공항으로 출발이라 대부분 학생들은 집결지에 모였으나 한 학생이 아직 오지 않았다.

 9시를 20분쯤 지나 뒤늦게 도착한 학생을 확인하고, 5박 7일의 장정에 오른 선발 학생들의 얼굴은 마냥 신나 보였다. 오후 4시 인천공항에 도착해 마중 나온 여행사 관계자의 안내를 받아 탑승 수속을 마치고 드디어 학생들은 뉴질랜드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11시간 20분을 날아 현지시각 오전 8시에 도착한 뉴질랜드 오클랜드 공항은 을씨년스러웠다. 뉴질랜드는 한국보다 3시간이 빠른 시차가 있었다. 입국수속을 마치고 밖으로 나와 보니 서늘한 공기가 코끝을 자극한다.

 뉴질랜드는 겨울이 우기라 비가 오고 있었다. 한국은 절정의 무더위였으나 남반구의 뉴질랜드는 한겨울이었다. 하지만 한국과는 달리 한겨울인데도 매서운 추위는 없어 한겨울에도 평균기온이 11도에서 16도 정도를 형성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여행하기는 최적의 환경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모두가 수속을 마치고 나왔는데 한 아이가 보이지 않았다. 현지 가이드나 인솔한 가이드도 영문을 몰라 확인하니 한 아이가 반입금지 물품을 가져 오다가 입국심사대에서 통과하지 못하고 있었다.

 출발할 때 늦은 그 아이였다. 출발 전 각별히 뉴질랜드에는 반입금지 품목이 엄격해서 주의를 당부했건만, 뉴질랜드에서의 일정도 같은 아이로 인해 30여분 지연됐다. 앞으로 험난한 여정이 될 거라는 불안함이 엄습한다.

 

 
 

[ 오클랜드 도시 속 수많은 공원과 코넬대학 ]

 부슬부슬 비가 오는 날씨에 버스에 오른 일행들은 오클랜드 시내로 향했다. 코넬 대학 방문 일정이 연기돼 남는 시간 처음 들린 작은 박물관 건물 주위 공원이 잘 조성돼 있다.

 비가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현지인들은 반려견이나 아이들을 데리고 운동이나 산책을 하고 있다. 외국인에 대한 두려움들은 아이들은 없나보다. 중학생으로 보이는 한 여자아이는 연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나누며 말을 걸고 있다.

 코넬 대학으로 가는 길에도 잘 가꿔진 공원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반소매를 입은 사람, 얇은 패딩을 입은 사람 그리고 아시아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인도인과 중국인 같기도 한국인 같기도 한 시민들이 여유롭게 걸어 다니고 있었다.

 뉴질랜드 명소인 아오티아 광장 옆에 위치한 코넬 대학 위치를 확인하고 일행들은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이동했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식당이었는데 외국인들도 많이 보였다. 꽤 장사가 잘되는 집이라 했다. 점심메뉴로 김치찌개가 나왔는데 현지음식을 기대한 아이들은 실망한 눈치였다. 뉴질랜드에서도 김치는 꽤 인기가 있단다.

 뉴질랜드에는 대학 캠퍼스가 도심 속 빌딩들로 이뤄진 것이 한국과는 달랐다. 인접 5분 거리에 공원 및 운동장들이 잘 돼있어 한국처럼 넓은 부지의 캠퍼스는 필요치 않은 듯 했다.

 

▲ 코넬대학 방문해 교육과정 설명을 듣는 연수단.
▲ 코넬대학 방문해 교육과정 설명을 듣는 연수단.

 코넬대학 건물로 들어서니 대학 관계자들이 일행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산청출신 도언태 씨가 이사장으로 있는 코넬 대학은 올해를 비롯해 작년에도 뉴질랜드 호텔조리부분(호스피탈리티) 교육 분야 대상을 수상했다.

 연수 일행들은 코넬대학에서 2시간 남짓 교육과정을 설명 들으며, 대학 시설 견학과 호텔 조리과 학생들이 만든 음식을 대접받았다.

 2개의 건물로 형성된 코넬 대학은 현재 20여 개국의 학생들이 유학을 와서 공부하고 있으며, 한국학생을 비롯해 인도, 중국 등 아시아 학생들이 많이 공부하고 있었다. 코넬대학을 나온 일행들은 숙소로 이동하기 전 시간이 남아 오클랜드 구경을 나섰다.

 오클랜드 주택가가 내려다보이고 바다도 함께 보이는 공원에 올랐다. 잔뜩 찌푸렸던 하늘이 잠시 열리고 맑은 하늘이 드러났다. 시원한 바람과 탁 트인 전경이 눈을 아주 시원하게 했다. 다시 이동해서 미션베이. 뉴질랜드에는 작은 항만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아주 잔잔한 바닷가 주위로 비치가 잘 형성돼 있었다. 미션베이에서 만난 한국 비구니승들이 반가웠다.

 

 
 

[ 오클랜드를 떠나 와이토모, 그리고 타우포로 ]

 비행기에서 하루를 보내고 지친 일행들은 전날 여독으로 인해 일찍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다음날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버스로 올랐다. 피곤하기는 하지만 새로운 나라에서의 일행들은 일정을 기대하는 눈치다.

 버스를 약 3시간을 달려 와이토모 동굴에 도착했다. 세계 8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와이토모 동굴을 답사하고 동굴에 사는 반딧불이가 장관인 와이토모 동굴은 화산 활동으로 생겨난 동굴인데 입구에서부터 각 국의 사람들이 보인다.

 오는 내내 비가 와 수면의 상승으로 동굴에서의 래프팅을 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대 자연의 신묘함에 일행들은 감탄사를 연발했다.

 점심을 먹은 일행들은 다시 타우포로 이동했다. 증기를 이용한 세계최최의 지열발전소인 와이라케이 지열발전소가 있는 타우포에는 크기가 싱가폴 국가 전체와 비교될 만큼 큰 규모를 자랑하는 뉴질랜드 전체에서도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손꼽히는 타우포 호수가 있었다.

 또한 매초 6만 2000칼론의 흰색 물결이 떨어지는 후카 폭포는 가히 장관이라 할 수 있었다. 이곳은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의 촬영 장소이기도 하단다.

 

 
 

[ 청정골 산청과 닮은 로토루아 ]

 타우포에서 하루를 묵은 일행들은 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로토루아로 이동을 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뉴질랜드의 풍경은 온통 목초지로 넓은 대지 전체가 목장처럼 조성돼 있었다.

 뉴질랜드는 지금 우기라 거의 매일 비가 오지만 목초지의 소와 양들은 축사도 없이 그냥 그들의 생존 방식대로 살아간단다. 처한 여건에 좌절하지 않고 삶의 방법을 찾아가는 소와 양들, 그리고 방목하는 뉴질랜드 사람들의 생각은 동양적인 사고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인구 5만 남짓의 로토루아 시티는 어쩌면 여러모로 산청과 닮은 꼴을 보인다. 잘 가꿔진 도심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이방인에게도 호의적이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밝게 웃으며 인사를 건낸다. 양쇼를 보기 위해 아그로돔으로 이동했다. 실내 공연장에서 펼쳐지는 다채로운 양털깎이쇼와 야외목장에서의 양몰이개의 양몰이쇼가 새로운 볼거리였다. 이어진 트랙터 투어도 아주 흥미로웠다.

 팜투어를 마치고 폴리네시안 디럭스 스파로 이동했다. 뉴질랜드는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대륙이라 곳곳에 온천이 많단다. 그중에서 유황의 도시 로토루아에서 양질의 유황 온천이 여러 곳 있었다.

 

▲ 마오리 민속마을 와카레와레와 지열지대의 끓는 진흙 열탕.
▲ 마오리 민속마을 와카레와레와 지열지대의 끓는 진흙 열탕.

[ 로토루아에서의 이틀 ]

 로토루아는 큰 호수를 중심으로 시내가 형성돼 있었다. 소규모 저수지를 지양하는 산청군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아름드리 소나무들로 빽빽한 레드우드 숲에서 산림욕은 청정 산청에서 느낄 수 있는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또 아름답게 전돈된 정원과 사계절 아름다운 꽃이 피는 가버먼트 가든은 녹색산청이 지향하는 모습과도 같은 생각이 들었다.

 마오리 민속마을인 테푸이아 지열지대를 방문했다. 마오리족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와카레와레와 지열지대에는 물처럼 부글부글 끓는 진흙 열탕과 최고 30m까지 치솟는 간헐천을 보며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민속마을을 구경하고 오토루아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스카이라인으로 이동해 점심을 먹었다. 산 정상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 시내를 내려다보며 먹는 점심은 가히 장관이었다.

 평화로움과 여유로움, 그리고 욕심내지 않는 삶을 사는 이곳 사람들을 보며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영화 ‘반지의 제왕’의 평화로운 마을을 촬영한 세트장을 둘러봤다. 언덕 위에 아기자기한 귀여운 호빗 빌리지를 보며 광활한 초원의 전형적인 뉴질랜드 전경을 인위적이지 않게 보존하며 자연과 함께 생활하는 모습은 우리가 꼭 배워야 할 모습인 것 같다.

 

[ 오클랜드 뉴질랜드의 마지막 밤 ]

 짧지만 긴 여정이었다. 처음 한국을 떠나 올 때의 설레임과 기대감은 뉴질랜드 여러곳을 탐방하면서 아쉬움으로 남는다. 내일이면 다시 한국으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지난 일주일간의 시간 속에서 여유로움을 배워 간다. 어쩌면 우리는 같은 공간을 살면서 다양한 방법과 모습으로 살아간다.

 또한 미국에서나 아프리카에서 우리는 따로 또 같이 사는 것이 삶이라 여겨진다.
 11시간 20분을 날아 한국으로 돌아가지만, 다음에는 11시간의 비행시간이 지루하기보다는 더 설레임으로 가득하리라 생각이 든다.

 

▲ 산청군향토장학회가 실시한 영어경시대회에서 선발된 학생들이 5박 7일로 뉴질랜드 연수를 다녀왔다. 사진은 미션베이 해변.
▲ 산청군향토장학회가 실시한 영어경시대회에서 선발된 학생들이 5박 7일로 뉴질랜드 연수를 다녀왔다. 사진은 미션베이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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