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는 습격 심근경색’ 추울 때 더 주의해야

  • 입력 2017.11.01 14:51
  • 수정 2017.11.01 14:52
  • 기자명 /강수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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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날씨 환자 늘어
가슴 뻐근·두근거림 증상
흡연·당뇨·고혈압 위험요소

골든타임이 생사 가른다
초기 10분 심폐소생술 중요

 

배우 故 김주혁이 심근경색 증상으로 추돌사고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급성심근경색 환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앞서 2006년에 개그맨 김형곤, 2009년 8월 아시아의 물개로 불리던 조오련 씨와 거북이의 리더 터틀맨도 모두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2011년에는 북한 국방위원장 김정일도 이 병으로 세상을 등졌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심근경색은 심장에 피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갑작스럽게 막혀서 생기는 병으로 혈액공급을 받지 못하는 심장근육 일부가 죽는 병이다. 


 심장은 총 9만6000㎞의 혈관에 혈액을 공급해 세포 하나하나에 영양을 공급하는 기관이다. 심장에 영양을 공급해주는 혈관은 오직 관상동맥뿐이기 때문에 동맥경화에 의해 막히게 되면 심장근육에도 문제가 생긴다. 동맥이 막히면 산소를 많이 소모해서 일 해야하는 심장근육이 일을 못하고 30분 이상 혈액공급이 안되면 심장근육이 죽게 된다. 즉 심장 근육이 죽는 병을 말한다.


 서구화된 식습관, 흡연,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이유로 국내에서 심장질환 환자가 중년 뿐만 아니라 20대와 30까지 발생히 급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사망률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심근경색의 위험인자로 흡연,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 등이 있다. 하지만 유전적 요인이 더 큰 경우도 있기 때문에 뚱뚱한 사람에게만 생기지는 않는다. 


 특히 쌀쌀한 환절기 기온이 떨어지면서 우리 몸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관을 수축시키게 되고 이에 따라 혈압이 상승하게 된다. 보통 기온이 1도 떨어지면 수축기 혈압은 1.3mmHg 상승하며 기온이 10도 떨어지면 13mmHg 가량 상승한다. 


 혈관이 갑자기 수축하게 되면 혈액이 지나는 통로가 그만큼 좁아지고 혈관이 딱딱해져 심장운동에 장애가 발생하거나 심할 경우 심장 기능이 일시적으로 마비되는 심근경색을 일으켜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다.


 극히 드문 경우로 전조증상이 나타나지 않기도 하지만, 대부분 전조증상이 존재한다. 심장마비의 진행은 4단계로 주로 나뉜다.


 1단계는 심장마비가 발생하기 수일 또는 수개월 전부터 흉통, 호흡곤란, 심계항진, 피로감 등이 나타나거나 점차 증상이 심해지는 단계이다. 하지만 25% 정도의 환자는 1단계 증상이 전혀 없다가 심장마비가 발생되기도 한다. 


 2단계에서는 급성증상의 시작으로 심장마비가 발생하기 직전이나 1시간 이내에 부정맥, 저혈압, 흉통,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3단계는 부정맥의 발생으로 심장기능은 정지하나 의식은 상실되나 즉각적인 치료로 소생이 가능한 단계이다.


 4단계는 즉각적인 소생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생물학적 사망으로 모든 생체기능이 중지된다.


 1단계 전조증상, 즉 흉통, 호흡곤란, 피로함 등이 나타날 경우 즉시 심장 전문의를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게 의료진들은 당부한다.


 특히 요즘 같은 환절기에 찬바람을 갑자기 쐬고 나면 가슴이 뻐근하다거나 두근거림이 느껴지고, 계단 오르기나 운동 시에 가슴이 답답하거나 뻐근함을 느껴진다면 검사가 필요하다. 또 취침 시 가슴이 답답해 잠에서 깬 경험이 있다면 심장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박재형 교수는 “심장질환은 전조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건강검진을 통해 혈압, 당뇨, 콜레스테롤 등 관리를 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면서 “갑자기 쓰러지는 등 심각한 증상은 검사를 통해서 충분히 예측될 수 있는 것이다. 흉통, 호흡곤란, 피로함 등의 전조증상을 느꼈을 때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급성심근경색으로 환자가 쓰러졌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즉각적인 응급처치’라는 게 의료계의 공통된 견해다. 초기 10분이 생사를 결정하기 때문에 환자를 병원으로 최대한 빨리 옮겨야한다는 것이다.


 심근경색은 얼마나 빨리 대처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천차만별이다. 급성 심근경색증은 일단 발생하면 사망률은 약 30% 정도이고 병원에 도착한 후의 사망률도 5~10%에 이른다. 


 또 환자의 약 3분의 1이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소 6시간 이내에 시술이 진행돼야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시술하더라도 시간이 늦을수록 불리하다. 


 1시간씩 늦을 때마다 사망률이 0.5~1.0% 가량 높아지며 증상 발현 후 1시간 이내에 시술하면 사망률을 50% 이상 낮출 수 있다. 또 발병 초기에는 여러 가지 합병증의 발생 소지가 크므로 최소한 24~48시간은 중환자실에서 집중 관찰이 필요하다. 


 그러나 가슴 통증 등의 증상이 발생하고 소화제나 우황청심환 등의 자가 치료는 일반인들이 병원에 도착하는 시간을 지연시키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증상의 의심되는 경우 가능한 빨리 의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고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박재형 교수는 “일단 상황 발생 시에는 구조를 요청하고, 심장 마사지와 인공호흡을 해야 한다”면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하는 경우 중 약 3분의 2는 처음 1시간 이내에 발생하므로 신속한 심폐소생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심근경색 환자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금연이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심혈관 질환 발병위험이 2배 이상 높으며, 간접흡연도 장기간 계속될 경우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 짠 음식은 짠 음식을 피하고 육류 위주의 식습관을 주의해야 한다. 짠 음식은 동맥경화를 촉진하고 혈압 상승을 유발하기 때문에 소금은 하루 6g 이하로 섭취하는 것이 적당하다. 육류 위주로 식사할 때 몸 안에 나쁜 콜레스테롤 LDL이 증가하게 된다. 이러한 LDL 콜레스테롤은 죽상경화증의 원인이 되므로 육류보다는 생선을, 붉은 살 생선보다는 흰살 생선을 튀기지 않고 먹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운동도 심근경색 질환을 예방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갑자기 격렬한 운동을 하면 오히려 심장에 무리가 올 수 있다. 때문에 산책이나 체조와 같은 가벼운 운동부터 시작해 심장과 몸의 다른 근육들이 어느 정도 단련되도록 운동의 수준을 서서히 높여주는 것이 좋다.


 중앙대병원 심장혈관센터 김상욱 순환기내과 교수는 “여름이 끝나 가을로 접어드는 이때 건강한 식습관과 꾸준한 운동으로 심근경색을 예방하고 건강에 자신이 있다하더라도 원인이 불분명한 가슴통증이 있다면 기본적인 검사로 심근경색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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