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후의 슈퍼 디바 이은하, ‘달뜨는 비오리’ 를 달구다

  • 입력 2017.11.02 18:46
  • 수정 2017.11.02 19:33
  • 기자명 /이오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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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일 가수 이은하 콘서트가 카페 ‘달뜨는 비오리’에서 열렸다. 사진은 열창하는 슈퍼 디바 이은하.
▲ 지난 1일 가수 이은하 콘서트가 카페 ‘달뜨는 비오리’에서 열렸다. 사진은 열창하는 슈퍼 디바 이은하.
▲ 관객과 하나된 이은하
▲ 관객과 하나된 이은하

카페 ‘달뜨는 비오리’서 콘서트…영원한 명품 목소리 과시
척추전방전위증 병세 불구 “무대 올라오면 다 낫는 것 같다”

서은주 우리소리이음 대표 특별출연·가야금 연주 ‘박수갈채’
도민 위한 문화공연 선사 힘쓰는 ‘달뜨는 비오리’ 서미옥 대표

 

▲ ‘달뜨는 비오리’ 내부
▲ ‘달뜨는 비오리’ 내부

 11월 초입(初入)의 카페 ‘달뜨는 비오리’, 시계가 오후 6시를 알리자 어둠이 내려앉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창포 해안도로가 비좁았다. ‘동진대교’를 약 1Km를 앞두고 2차로 양옆으로 길게 늘어서 있는 차량들이 존재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밤차’로 스타덤에 오른 가수 이은하 콘서트가 지난해 5월 카페 ‘달뜨는 비오리’에서 성공리에 마치고 이어 9월, 한국 최고 금난새 지휘자가 여느 사람들이 감히 상상도 못할 클래식 공연을 카페 ‘달뜨는 비오리’에서 개최해 주위를 감동·감격으로 놀라게 했다.

 이같은 감동의 전율(戰慄)은 ‘달뜨는 비오리’ 서미옥 대표의 아이디어다. ‘파크랜드’ 창원 상남점과 명곡점 매장을 운영하면서 남은 이익을 이곳 ‘달뜨는 비오리’에 환원해 350만 경남도민들에게 클래식 저변 확대와 문화예술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클래식 무대를 마련했다. 이는 곧 경제침체로 주눅이 든 도민들의 마음에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는 배려이기도 하다.

 지난 1일, 이날은 바로 서 대표가 약속한 가수 이은하의 ‘달뜨는 비오리’ 2차 콘서트가 열리는 날이다.

 겨울을 재촉하는 기온은 바닷바람에 편승해 영하의 체감온도를 느끼게 했다. 그러나 창포 독안바닷가 데크로드에 마련된 무대를 향한 400여 명 관객들은 추위를 잊은 채 질서정연하게 자리하고 가요계 ‘슈퍼디바’ 이은하 출연을 기다렸다.

 이때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의 전주구간이 흐르자 열성 팬들의 환호성이 찬 공기를 갈랐다.

 

▲ 가수 이은하
▲ 가수 이은하

 최근 ‘척추전방전위증’ 투병 소식을 전한 이은하는 다소 달라진 모습이었지만 여전한 무대 매너는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역시 그는 ‘디바’였다. 자신의 사랑을 얘기한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을 부르는 그의 허스키한 음성은 관객들로 하여금 추억을 소환하기에 충분했다.

 이어 그는 주옥같은 ‘봄비’, 자신의 작사곡 ‘아리송해’와 ‘돌이키지마’, ‘최진사댁 셋째 딸’ 등 히트곡을 열창하자 흥에 넘친 관객들이 무대 위로 올라와 이은하와 한데 엉겨 무도장을 연상케 했다.

 

▲ 가야금을 연주하는 서은주 우리소리이음 대표
▲ 가야금을 연주하는 서은주 우리소리이음 대표

 이은하 1부 공연에 이어 특별출연으로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한국음악과를 졸업, 국가무현문화재 제23호 서은주(우리소리이음 대표) 가야금산조 및 병창 이수자가 가야금으로 비틀즈 ‘let it be’, ‘oburadi oburada’, ‘Besamemyuchyo’ 등을 연주해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박영숙(창원 봉곡동)씨는 “가야금으로는 궁중음악이나 민요만 연주하는 줄 알았는데 팝송까지 연주가 가능하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라며 서 단장의 연주에 찬사를 보냈다.

 서 단장 가야금 선율이 서서히 사라질 무렵 창원 KBS 소속 김윤호 사회자가 이은하 2부 공연을 전했다.

 

 블루스 곡 ‘미소를 띄우며 나를 보낸 그 모습처럼’을 부르며 무대 위로 등장한 가수 이은하는 1977년부터 85년까지 9차례에 걸쳐 ‘MBC 10대 가수상’을 수상하던 그 모습이었다.

 올해 데뷔 39년차인 그는 그간 애절하고 서정적인 발라드부터 디스코 댄스, 락과 재즈, 소울 등 장르를 넘나들었다.

 그는 5세부터 음악을 알게 됐고 어린 나이에 무대에 출연하면서 음악적 능력을 길렀다.

 처음에는 트로트를 시작했지만 변성기를 일찍 겪어 허스키한 목소리를 소유하게 된 그는 소울 팝으로 전향했다. 초등학교 6학년 무렵, 만 12세이던 1973년 ‘님마중’으로 가수로 정식 데뷔했다.

 어렵게 공중파 무대에 서게 된 그는 1976년 발표해 첫 히트곡이 된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이 유행세를 타고 난 이후 1978년 유승엽이 작곡하고 작사한 ‘밤차’를 부를 때 찌르기 춤을 선보여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하면서 디스코 여왕이란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그는 ‘겨울장미’를 부른 후 “제가 병원에서 ‘척추전방전위증’이란 진단을 받고 허리에 각별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데 무대에만 올라오면 아픈 허리가 다 낫는 것 같다”고 말하자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와 함께 “건강 잘 지키고 노래는 영원히 불러 달라”고 응원을 보냈다.

 그는 이어 ‘Hot Stuff’, ‘사랑도 못해본 사람은’, ‘아름다운 강산’을 끝으로 무대를 내려섰지만 관객들의 끈질기게 이어지는 앵콜에 다시 무대로 올라와 ‘여정’과 ‘내일을 기다려’를 열창했고, 관객들은 그제서야 그를 놓아줬다.

 

▲ 꽃다발을 받고 열창하는 이은하
▲ 꽃다발을 받고 열창하는 이은하

 가수 이은하! 그는 대단했다. 아직도 저력이 넘치는 우리의 영원한 ‘디바’임에 틀림없다.

 제목만 들어도 곡조가 떠오르는 히트곡을 이토록 많이 가진 가수는 많지 않다. 잠시만 들어도 이은하임을 알 수 있는, 확연히 구분되는 자신만의 명품 목소리를 가진 가수는 더욱 드물다.

 그는 “하늘의 뜻을 안다는 ‘지천명’의 나이에 이르러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생겼다. 넓은 하늘을 바라볼 여유가 생겼고, 꽃이 피고 지는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실 도시에 사는 사람은 ‘하늘을 쳐다볼 여유’가 없다. 지금 아이돌 스타들이 그렇듯이. 어릴 땐 시간을 낸다는 게 쉽지 않았고, 지방 공연을 가면 창밖 내다볼 시간도 없이 곯아떨어져서 자다가 깨서 노래하는 게 일상이었다”고 회상했다.

 지난 세월이 각박한 생활이었다고 고백하는 그는 “이제는 한 발짝 뒤로 물러나서 생각할 여유가 생긴 것 같다”며 “‘하늘이 정말 푸르구나’, ‘계절이 바뀌어 가네’, ‘이렇게 개나리가 예뻤구나’ 하면서 지금은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생겼고, 그 시간들이 저를 더 탄탄하게 만들어 준 것 같다”며 한 걸음 물러선 시간들이 오히려 유익감을 가져다줬다고 감사했다.

 

▲ 열창하는 이은하
▲ 열창하는 이은하

 그는 또 “아름다운 길 창포 바닷가는 내 피곤함을 어루만져 주는 고향같이 포근한 곳”이라며 “달뜨는 비오리 서 대표와 각별한 사이이기에 경남도민들이 불러만 준다면 언제든지 달려와 다시 또 이 무대에 서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에게 소박한 꿈이 있다면 그것은 영원한 ‘이은하’로 남는 것”이라며 “힘이 닿는 한, 내 목소리가 나오는 한 끝까지 노래 부르다 죽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계속 대중 속에 남아 있고 싶다”며 소탈함을 여과 없이 전했다.

 한편, 우리가 알고 있는 ‘비오리’는 새 종류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렇지만 이곳 ‘비오리’는 그와 상반된 명칭이다.

 

▲ ‘달뜨는 비오리’ 터
▲ ‘달뜨는 비오리’ 터

 창포 ‘비오리’의 옛 지명은 ‘배올 곶’이다. ‘배올 곶’에는 슬프고 애틋한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결혼을 앞둔 정혼녀가 고기잡이 나간 정혼자를 기다리다 돌아오지 못하자 그 자리에서 망부석이 됐다는 전설이 있는 처녀바위, 정혼녀가 그리움을 안고 배 오기를 기다리고 있던 곳이 현재 ‘달뜨는 비오리’ 터다.

 특히 ‘달뜨는 비오리’ 터는 임진왜란 당시인 1592년 6월 2일 이순신 장군이 창포독안 해안에서 왜선 26척을 분멸하며 당항포해전을 승리로 이끈 이순신 장군의 역사적 발자취와 얼이 새겨진 곳이다.

 그리고 ‘달뜨는 비오리’의 지척에는 우리나라 최초 어보 ‘우해이어보’를 담정 김려(1766-1821)가 1803년 유배지던 진해현에서 지은 곳이기도 하다.

 ‘우해이어보’ 발간은 정약전이 흑산도에서 지은 ‘자산어보’보다 11년이 앞선다. ‘우해이어보’는 ‘우해에 사는 특이한 수산생물’들에 관한 기록이다. 어류 53항목, 갑각류 8항목, 패류 11항목 등 모두 72항목이 기술돼 있다.

 ‘우해이어보’의 우해(牛海)란 명칭은 진해현의 옛 이름인 우산현 앞바다를 일컫는 이름이다. 지금의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고현마을 뒤쪽에 있는 산이 우산(牛山)인데, 소가 드러누워 있는 형상이라고 해서 붙여진 지명이고 그 앞바다를 우해라고 불렀다.

 우해는 좁게는 진동면 고현 앞바다를 의미하고 넓게는 진동만과 창포만, 진해만을 아우른다.

 이날 콘서트장을 찾은 관객은 진동·진전면, 창원·마산·진해지역 주민 400여 명으로 오랜 이은하 골수 팬들이라고 자처했다.

 

▲ ‘달뜨는 비오리’ 서미옥 대표
▲ ‘달뜨는 비오리’ 서미옥 대표

 서미옥 대표는 “‘달뜨는 비오리’ 콘서트는 오늘이 끝이 아니다. 지역의 흐름을 파악해 다양한 문화 행사를 지속적으로 개최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서 대표는 이어 “저에게도 꿈이 있다. 그것은 우리 민족의 영웅 이순신 장군의 체취가 배어있는 이곳 ‘달뜨는 비오리’가 경남도민들로 하여금 특별한 콘서트장이라는 개념이 각인되는 것”이라며 “누구나 내 집처럼 이곳을 방문해 주는 것이 또 하나의 꿈”이라고 전했다.

 한편 카페 ‘달뜨는 비오리(271-5501)’는 14번 국도 진동에서 통영 방향 해병전적비를 지나 암하 삼거리에서 좌회전해 ‘동진대교 방향으로 약 3.4Km 진행하면 ’좌측 도로 아래 ‘달뜨는 비오리’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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