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금오산의 하늘 길 ‘짚 와이어’

패러글라이딩+청룡열차 접목한 ‘하동 짚 와이어’
아시아 최장 길이 3.186㎞…마니아 연일 하동 방문

  • 입력 2017.11.05 17:39
  • 수정 2017.11.05 18:55
  • 기자명 /이오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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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 ‘짚 와이어’ 동호인이 출발 선에서 준비자세를 취하고 있다.
▲ 진주 ‘짚 와이어’ 동호인이 출발 선에서 준비자세를 취하고 있다.

 

 금오산의 하늘 길을 달리는 ‘짚 와이어’는 1(732m)·2(1487m)·3구간(941m)으로 이어진 무려 총 길이 3.186㎞. 산 아래 입구까지 불과 5분이면 내려갈 수 있는 ‘짚 와이어’가 설치된 아시아 최대 거리다.


 ‘짚 와이어’ 출발점인 하동 금오산 해발 849m 정상에서 바라보면 삼천포, 사량도, 남해, 여수, 광양 등 한려해상 남해바다가 한 눈에 시원하게 들어온다. 여기다 만산홍엽으로 물들여진 금오산은 파노라마로 펼쳐진 남해바다와 화음이 돼 터질 듯한 감정을 절정으로 이끌어 주기에 충분하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광 속을 하늘 길에 몸을 맡기고 시속 120Km로 달린다고 생각해보자. 감히 어떤 고민·근심·걱정, 스트레스가 날 지배하겠는가?


 지난 3일 오후 2시 진교IC를 나와 금오산 정상으로 차를 몰았다. 굽이치고 돌아가는 산길을 따라 힘겹게 바쁘게 핸들을 조종하며 정상을 향해 거리를 좁혀 나갔다.


 굽이치는 산길은 연신 하늘을 보여주다 말기를 반복하며 약 40여분 만에 하늘과 바다를 송두리째 보여주는 해발 849m 정상 전망대에 도착했다.


 김영일 팀장이 반갑게 맞아주는 가운데 마침 진주 ‘짚 와이어’ 동호인 10명이 하강준비를 위해 김 팀장이 전하는 안전교육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이날 기온은 겨울을 방불케 하는 낮은 기온을 보이고 있었지만 이들 동호인들에게는 관심 밖의 일이다.

 

▲ 출발 전 하네스를 착용하고 있는 동호회 회원들.
▲ 출발 전 하네스를 착용하고 있는 동호회 회원들.


 안전교육에 이어 하네스를 착용한 동호인들은 두 사람씩 출발선상 와이어에 트롤릭을 장착, 출발 신호를 기다렸다.


 박형강(여·진주) 씨는 “떨리는 마음은 어쩔 수 없다”며 안전부절 했다. 이어 김 팀장의 카운트가 시작됐다. “5, 4, 3, 2, 1 잘가세요!” 카운트가 끝나자 박 씨는 ‘아~악’ 하는 비명소리와 함께 이미 한려해상과 화음된 금오산 만산홍엽 풍광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김명국(진주) 씨는 “에고! 정말 괜찮을까? 무척 떨리는데...”라며 점으로 변하며 멀어져가는 박 씨 모습을 주시했다. 안전교육과 보호장비까지 착용했지만 두려움이 엄습해 왔던 모양이다.

 

▲ 진주 ‘짚 와이어’ 동호인이 출발 선에서 준비자세를 취하고 있다.
▲ 진주 ‘짚 와이어’ 동호인이 출발 선에서 준비자세를 취하고 있다.
▲ 만산홍엽으로 물든 금오산 하늘 길을 질주하는 진주 짚 와이어 동호회 회원들.
▲ 만산홍엽으로 물든 금오산 하늘 길을 질주하는 진주 짚 와이어 동호회 회원들.

 

 이어 동호인들은 연이어 출발선에서 하나 둘씩 점으로 변하며 멀어져 갔다.
 패러글라이딩과 청룡열차를 합쳐놓은 것 같은 100% 스릴을 만끽 할 수 있는 하동 금오산 ‘짚 와이어’는 기상이 좋을 때만 하루 100명만 탑승 할 수 있다. 따라서 연일 만원 사례를 보이고 있다.


 하동군은 내년 연말 케이블카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향후 하동군 금오산은 전국의 새로운 레포츠 메카로 떠오를 전망이다. 


 금오산 ‘짚 와이어’는 국·도비·군비 33억 원이 투입돼 2015년 6월 공사에 들어가 지난 9월 완공을 맞았다. 이후 시운전을 거쳐 지난 9월 14일부터 일반인에게 개방했다. 하동군은 민간업체 하동 알프스레포츠(대표 조성제)에 운영을 맡겼다. 


 탑승객들은 금오산 아래에 있는 ‘하동군청소년수련원’ 인근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하고 12인용 승합차로 금오산 정상에 올라 ‘짚 와이어’를 탈 수 있다.


 서울에서 일부러 금오산 ‘짚 와이어’를 타기 위해 가족과 함께 왔다는 정병철 씨 가족(3명)들은 “1구간을 타고 나면 두려움 보다는 기대감이 더 커진다. 실제 생각보다 무섭지 않고 안전하다는 느낌이 든다”며 “특히 2·3구간은 길이도 길고 경사도 완만해 처음 출발할 때는 1구간과 비슷한 속도지만 중간 이후부터는 속도가 완만해져 금오산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을 여유롭게 즐기게 되고 이때 비로소 패러글라이딩을 타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 서울 흑석동에서 금오산 짚 와이어를 타기 위해 가족들과 함께 하동을 찾은 한명희 주부.
▲ 서울 흑석동에서 금오산 짚 와이어를 타기 위해 가족들과 함께 하동을 찾은 한명희 주부.


 또 인천에서 가족들과 함께 온 박광영(46) 씨는 “패러글라이딩을 탈 때 하늘을 나는 기분과 롤러코스터 같은 빠른 속도를 함께 느낄 수 있어 좋았다. 하동에 아시아에서 가장 긴 짚 와이어가 있다는 소리를 듣고 왔는데 기대 이상으로 만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씨는 “다음에는 친구들과 함께 와서 하동 재첩국과 하동 인근 명승지를 둘러 볼 작정”이라고 덧붙였다.


 금오산 ‘짚 와이어’는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 15분까지 하루 10회 총 100명만 탑승 할 수 있다. 


 비가 오거나 바람이 많이 불면 안전상 이유로 운행이 중단 돼 체험이 쉽지 않다. 예약은 없고 현장에서 선착순으로만 이용 할 수 있다. 


 이용료는 평일 기준 4만 원(주말·휴일 4만 5000원)이다. 하동군민과 장애인·국가유공자 등에게는 30% 할인혜택이 주어진다.


 한편, 하동군은 내년 말 금오산에 케이블카 완공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케이블카가 완공되면 승합차 대신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 케이블카가 완공되면 하동군이 금오산 일대에 추진 중인 세계 최고 수준의 종합 어드벤처 레포츠 단지 조성이 사실상 마무리 된다.

 

▲ 진주 ‘짚 와이어’ 동호인 10명이 출발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진주 ‘짚 와이어’ 동호인 10명이 출발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하동군은 앞서 지난해 10월 금오산 일대에 레포츠 시설인 빅 스윙·파워 팬·퀵 점프 시설도 설치했다. 빅스윙은 바이킹과 비슷한 형태로 움직이는 놀이시설이다. 이용객이 높이 24m 줄에 매달려 올라간 뒤 출발장치를 누르면 길이 25m의 줄에 매달려 자유낙하한 뒤 반원을 그리며 앞 뒤로 오가는 스릴을 느낄 수 있다.


 파워 팬과 퀵 점프는 번지점프와 비슷하다. 높이 12m 줄에 매달려 아래로 떨어지면서 스릴을 느낄 수 있다. 높이 9~10m까지는 아무런 제동장치가 가동되지 않은 채 자유낙하하다가 이후 자동으로 속도가 줄어들면서 지면에 닿는 놀이시설이다. 

※문의 ; 경남 하동군 금남면 경충로 493-37(중평리796) 055-884-7715.

 

“저희 원광종합건설은 이번 ‘짚 와이어’ 공사를 맡으면서 오스트리아로부터 ‘짚 와이어’에 대한 교육과 기술을 전수받았다”며 “이어 하동군의 위탁업무제안에 이를 수용하고 본격적인 ‘짚 와이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조 대표는 밝혔다.


 원광종합건설 대표이기도 한 조 대표는 35년 전 부터 사진에 남다른 관심과 취미를 앞세워 자연을 요소로 한 작품사진을 촬영하는 사진작가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조 대표는 이미 7회째 개인전을 가졌고 오는 12월 경남은행 본점 겔러리에서 8회 개인전을 계획하고 있다.


 이에 파인더 안의 피사체 구도를 위해 다양한 각도를 구상하는 곰꼼하고 섬세한 조 대표가 금오산 ‘짚 와이어’운영을 맡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라는 주위 평이 뛰 따르고 있다. 


 조 대표는 “향후 하동 금오산을 우리나라 ‘어드벤처 레포츠단지’ 중심선에 올려 놓겠다”며 “다행이 금오산은 국립공원이 아니기에 환경·시민단체 반발은 없을 것 같다. 따라서 금오산 ‘어드벤처 레포츠단지’ 조성은 개발과 환경이 접목 된 공법으로 조심스럽게 추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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