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수 칼럼] ‘따오기’ 멸종 40년·복원 10년…마침내 야생 복귀

  • 입력 2017.11.28 18:04
  • 수정 2018.02.26 11:28
  • 기자명 /김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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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덕수 기자
▲ 김덕수 기자

 우리 국토의 분단과 함께 그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해, 동요로만 전해져 오던 따오기… 

 그 모습이 사라진지 40년이 지나 야생에서 다시 만날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환경부, 문화재청, 경남도와 창녕군은 지난 2008년 10월 도입한 따오기 1쌍으로 시작해 10년의 증식과정을 거쳐 올해까지 313개체의 따오기를 증식보유하고, 오는 2018년 상반기에 따오기를 야생에 방사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따오기는 국제두루미재단 조지 아치볼드 박사가 1979년 한반도 마지막 따오기를 비무장지대에서 관찰한 것을 끝으로 지구상에서 완전히 멸종한 것으로 간주됐다. 그러나 1980년 중국 섬서성 양현에서 7마리의 따오기를 찾아 복원을 시작하면서 동북아시아(중국·일본·한국 순) 따오기 복원사업이 시작됐다. 

 한국의 따오기 복원사업은 한·중 외교 우호의 상징으로 지난 2008년 10월 17일 따오기 1쌍(양저우♂·룽팅♀)으로 증식사업을 시작했지만, 근친교배에 따른 유전자 다양성 부족과 암수 성비 불균형으로 2013년 12월 23일 바이스(白石), 진수이(金水) 수컷 2개체를 추가 도입했고, 이후 급격하게 개체수가 늘어났다.

 추가 도입한 수컷 2개체는 2014년부터 번식에 참여했고, 이들 번식 쌍으로부터 증식한 개체들 가운데 유전적 근친관계가 가장 먼 개체들끼리 짝짓기를 통해 매년 추가로 번식 쌍을 확보해 올해에는 147개체라는 역대급 번식성과를 내며 총 313개체의 따오기를 보유해 야생방사를 가시화했다. 

 중국, 일본에 이어 한국에서도 따오기복원사업에 성공하기 위해 창녕군은 따오기 도입 이후부터 매년 중국과 일본의 따오기 전문가를 초청해 따오기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고 사육, 증식, 방사, 따오기 생태와 서식지 조성·관리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주제와 정책을 다루는 장을 마련하고, 우리 실정에 맞는 기술과 정책들을 수립·적용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따오기 야생방사를 위해 지난 2013년 따오기 서식지 조성 시범사업을 실시해 따오기 서식지에 대한 모델을 제시하고 이를 관리하기 위해 인근 마을과 연계한 사업을 실시했고, 중국과 일본 현지의 따오기 서식지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분석해 우포늪 인근에 최적의 따오기 서식지를 발굴하는 사업을 실시해 총 4개 권역 16ha에 이르는 서식지 조성계획을 수립했다. 

 군은 서식지 조성계획에 따라 지난 2015년부터 우포늪 인근의 환경부 소유 국유지를 대상으로 낙동강유역환경청과 함께 서식지 조성사업을 실시했고, 이와 동시에 우포늪 인근 주민들의 따오기 보전을 위한 홍보교육 사업을 전개해 주민들의 적극적인 동참과 협조를 요청했다. 

 현재는 서식지 조성과 관리를 위해 서식지와 인접한 마을에 위탁을 하고 있고,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지속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따오기가 멸종한지 40년 만에 우리 생태계로 다시 돌아올 날이 머지않았지만, 따오기 복원을 위한 10년 동안 많은 물리적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새가 살 수 없는 곳에는 사람도 살 수 없다’고 했던가? 물과 공기가 생명 유지를 위한 필수조건이면 우리의 삶을 영위하기 위한 기본 조건은 우리 주변의 환경. 즉 생태계이다. 

 따오기 복원을 통해 우리 생태계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 많은 대가를 치러야 했던 점을 각인하고,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삶의 기본 조건을 물려줄 수 있는 전환점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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