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정치는 아무나 하는 것 아냐”

한국당 주최 국회 강연 펼쳐…“의원들 정책, 현장에 바로 안 와”

  • 입력 2017.12.07 19:06
  • 기자명 /박혜린·정윤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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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국종 아주대학교 외과대학 교수(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가 7일 국회를 찾아 자유한국당 의원을 대상으로 강연을 했다. 이 교수가 국회를 찾자 30여 명의 한국당 의원이 자리를 함께 하는 등 관심이 쏟아졌다. 


 그는 ‘정치권 영입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그건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 교수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주최로 열린 ‘포용과 도전’(포도모임) 조찬세미나에 참석해 ‘권역외상센터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 교수는 과거 나 의원이 외상센터 지원을 도와준 경험이 있어 바쁜 일정 중에도 간담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강연 뒤 기자들과 만나 ‘북한군 귀순 병사의 상태’에 대한 질문을 받고 “병사의 상태보다 우리가 더 심각하다”고 했다. 


 이어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이 교수의 북한군의 의료 정보 공개는 인격테러’라고 주장했다가 공개 사과한 이후 연락을 받았냐는 질문에는 “의원님들 되게 바쁘신 분들”이라며 “다 잊어버리셨을거에요. 저도 지금 되게 힘들다”고 답했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내년도 권역외상센터 예산이 국회에서 50% 이상 증액한 데 대해 “‘이국종 예산’이라는 말이 도는데 저는 피눈물이 난다”며 “그 돈이 돌아 어디로 갈 줄 아느냐. 의원님들이 하는 정책은 절대로 (현장에) 바로 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0년에 감사원 감사도 했는데, 전수조사를 하지도 않고 3개만 찍어서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권역외상센터와 닥터헬기 운영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의료계의 시각에 문제가 크다고 꼬집었다.


 그는 “예산만 땄다고 하면 이국종 이름이 나온다”며 “저(예산 증액된) 헬기들 우리 병원 것도 아니다. 제가 헬기를 도입하자고 했을 땐 정신병자 취급했다. 그런데 왜 이국종의 꿈이냐. 저는 어디로 가도 상관없다. 일단 론칭한 것만으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관이나 의료계나 공직사회나 제가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어느 고위공직자가 ‘이국종이만 없으면 조용할 텐데. 이국종이만 없어도 닥터헬리가 밤에 안 뜨는 거라고 생각할 텐데’라고 했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배우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같은날 ‘중증외상체계,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박인순 바른정당 의원이 개최한 정책간담회를 비판하는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오늘 다른 의원이 심포지엄 한다고 하는데 그런 사람들이 와서 하는 거다. 저는 거기 초대받지 못했다. 제가 싫을 거다”며 “이런 분들이 보건복지부에 영향력이 있고 장관을 가지고 흔드는데 전 어떻게 해야 하냐. 이런 돌이 날아오면 저는 맞아 죽는다”고도 했다.  


 이 교수는 과거 ‘아덴만 영웅’ 석해균 선장 치료 당시의 수술 과정과 소회도 밝혔다.


 그는 “의료계 내에서 이국종이 지방 조그만 시골병원, ‘지잡대’ 병원에서 별것도 아닌 환자를 데려다가 쇼한다고 뒷담화가 너무 심했다”며 “‘이 교수처럼 쇼맨십 강한 분의 말씀만 듣고 판단하지 말라’고 하는 사람들이 의료계의 메인 스트림(주류)이고 오피니언 리더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러면서 아덴만여명 작전 당시 해군참모총장이었던 김성찬 한국당 의원을 칭찬하기도 했다. 


 그는 “김 제독이 모든 책임을 지고 한 작전인데. 그때 제독 말씀이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이 작전에 실패하면 내 휘하 제독들은 모두 옷을 벗는다. 이런 각오로 하고 있다’고 했다”며 “그런데 저는 마지막 투입됐다. 정작 목숨을 걸고 한 해군 장병이 있는데 제 이름이 자꾸 오르내려 부끄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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