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선율’ 신안 윈드 오케스트라를 아시나요?

  • 입력 2017.12.14 16:29
  • 수정 2017.12.14 16:31
  • 기자명 /노종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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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월 30일 열린 신안초등학교 윈드 오케스트라 관악부의 정기연주회 모습.
▲ 지난 11월 30일 열린 신안초등학교 윈드 오케스트라 관악부의 정기연주회 모습.

2002년 25명 창단·현재 88명…전교생 중 36% 참여
적은 예산 어려움 불구 학생들 실력 향상 위해 전력
윤정순 교장 “좋은 음악은 좋은 사람·세상 만든다”
 

 지난달 30일 지리산 자락 청정골 산청의 신안초등학교 대강당에서 흘러나오는 깊고 아름다운 선율이 천혜의 명산 지리산을 휘감고 산청의 밤하늘로 퍼져 나갔다. 이날도 신안초등학교 윈드 오케스트라가 지역주민들에게 천상의 선율로 행복하고 아름다운 밤을 선사하고 있었다.

 신안초등학교 원드오케스트라는 25명의 단원으로 출발해 지금은 단원의 수가 88명에 이른다. 전교생이 253명에 불과한 신안초등학교 중 전교생의 36%에 이르며, 2학년에서 6학년으로 구성돼 그 비율은 44%에 이르니 가히 전교생의 대부분이 오케스트라에 참여한다고 볼 수 있다.

 신안 윈드 오케스트라는 미래의 주역 아이들에게 꿈을 키워 주고 있었다. 처음에 잡은 악기들이 낯설고 어색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악기들은 아이들의 꿈이 됐고 희망이 됐다. 신안초의 아이들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부여잡은 악기로 인해 꿈을 꾸기 시작했고 변화돼 갔다.

 

▲ 지난 8월 23일 열린 춘천 관악경연대회에 참가한 신안 윈드 오케스트라.
▲ 지난 8월 23일 열린 춘천 관악경연대회에 참가한 신안 윈드 오케스트라.

 또 학교는 작은 학교의 희망으로 문화적·교육적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공교육을 통해 예술적 꿈과 끼를 기를 수 있다는 희망을 보게 돼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제 신안 윈드 오케스트라는 학교의 자랑이자 더 나아가 산청군의 자랑이 됐다.

 윈드 오케스트라의 단장인 윤정순 신안초 교장은 “좋은 음악은 좋은 사람과 좋은 세상을 만든다. 또, 아름다운 음악은 아름다운 사람에게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신안 윈드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음악은 단순한 연주가 아니라 누구보다 그 아이들의 이지이자 노력이기에 그들이 만들어내는 선율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고 확신한다”고 이야기했다.

 신안초 전교생의 대부분이 참여하는 오케스트라이기에 학부모들의 관심과 사랑 또한 대단하다. 단원들은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매일 1시간씩 연습에 몰두한다. 또 1, 2학기에 30시간을 토요 동아리를 운영한다.

 

▲ 제17회 산청한방약초축제 중 지난 9월 19일 열린꿈나무힐링놀이마당
▲ 제17회 산청한방약초축제 중 지난 9월 19일 열린꿈나무힐링놀이마당

 더불어 2박 3일의 여름캠프 운영과, 방학 중 매일 2시간씩 운영집중 지도하는 등, 연일 강행군이지만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전적으로 학교와 지도교사를 신뢰하고 후원하고 있다.

 신안 윈드 오케스트라의 아름다운 발전에는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성원도 있었지만, 보이지 않는 지도교사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다. 관악부 담당 송진령, 조민성 교사와 관악부 지도 강사 최상호 외 7명은 지휘와 트럼펫·호른·우포늄·튜바·플롯·트럼본·클라리넷·색소폰·타악기 등을 지도해 오늘의 윈드 오케스트라를 만들었다.

 

▲ 지난 5월 8일 열린 나눔콘서트봉사활동
▲ 지난 5월 8일 열린 나눔콘서트봉사활동

 하지만 신안 윈드 오케스트라도 어려움이 있었다. 매년 오케스트라운영에 필요한 예산 확보가 가장 큰 어려움이다. 다양한 악기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특성상 이를 지도하기 위한 수준 높은 파트별 강사진 확보를 위한 예산이 필요하다. 또 15년 이상 운영으로 인한 노후화 된 악기 구입 및 관리에도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이는 방과 후 수강비로는 불가능한 현실이다. 산청군과 교육청 등 각계에서 지원을 받고는 있으나 매년 변동이 있는 지원 단체와 지원금은 오케스트라 운영에 필요한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

 그래서 적은 예산으로 인해 작은 학교에서의 오케스트라 운영이 매년 큰 도전으로 실험대에 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안정적인 예산 확보를 통해 보다 질 높은 강사를 안정적으로 확보해 학생들의 악기 연주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지도교사들의 간절한 바람이기도 하다.

 또 노후화된 악기 교체와 관리 지원으로 신안 윈드 오케스트가 가진 역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그 바탕을 견고히 하는 것 또한 윈드 오케스트라의 염원이기도 하다.

 

▲ 지난 8월 24일 문화체험활동
▲ 지난 8월 24일 문화체험활동

 이러한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송진령 지도교사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어 한다. 송 교사는 “신안 윈드 오케스트라는 작은 학교가 가지는 문화적·교육적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공교육을 통해 예술적 꿈과 끼를 기를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줬다. 인근 진주시의 최근접 지역으로 문화·교육적 조건이 나은 인근 시 지역으로 학생들의 전출이 잦았으나 관악부 운영으로 전출 학생 수가 현저히 줄어들어 보람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도교사 조민성 교사는 “교육공동체를 하나로 만드는 오케스트라는 따뜻한 감성을 일깨우는 문화예술 교육의 주 활동으로 학생들에게 예술 활동을 통한 바른 인성을 함양시키고 예술을 통한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게 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러한 지도교사들의 아름다운 마음과 헌신이 예술혼으로 아이들에게 전해져 신안초의 아이들은 날마다 행복함으로 넘쳐난다. 그 결과로 2005년 신안초등학교를 졸업한 남관모 학생은 계속 꿈을 키워나가 서울시립교양악단 객원단원이 되기도 했다.

 지리산이 주는 선물 신안 윈드 오케스트라. 윈드는 지도교사들에겐 사랑이었다. 윈드는 학생들에게 행복이었다. 윈드는 학부모들에게는 희망이었다. 윈드는 지역주민들에게는 서로가 하나 되는 통로인 것이다.

 신안 윈드 오케스트라는 학생, 학부모, 교사를 화음으로 조화롭게 결합시키며 지역의 문화 예술 행사 시 초청 공연 및 연주로 지역민들의 음악적 소양을 높이고 있다. 또한 매년 지역민과 함께 하는 정기연주, 봉사 연주로 지역민들의 문화 예술적 욕구를 충족시키며 지리산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사랑으로 희망으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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