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투기의 광풍과 종말

  • 입력 2018.01.22 19:14
  • 수정 2018.01.22 19:15
  • 기자명 /경남연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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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대학교 경영학과 박세운 교수
▲ 창원대학교 경영학과 박세운 교수

 요즘 언론에 가장 많이 보도되고, 사람의 관심이 많은 것이 비트코인 즉 가상화폐인 것 같다. 

 최근 중국과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 정부당국이 비트코인 거래에 대한 규제를 하면서 가격이 폭락해, 비트코인에 투자를 많이 한 젊은 세대는 큰 상실감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되고 있다. 

 지난해 연말 만난 지인이 비트코인에 투자해 이미 원본은 회수하고, 상당한 투자 수익을 올렸다고 자랑하면서 필자에게 지금도 늦지 않으니 투자할 것을 권유 받았다. 그러나 필자는 투자하는 것을 망설이다가 결국 투자를 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투기 광풍이 불 때에는 가격이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이나 어느 순간에 거품이 꺼지면서 가격이 폭락하는 현상이 역사적으로 많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이와 같은 시장에 투자를 해서 가슴을 졸이면서 지내기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앞에서 언급했듯이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폭락했다.

 세계 역사에서 투기 광풍으로 유명한 사건은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투기 사건이다. 

 튤립이 터키에서 유럽으로 유입된 것은 16세기 후반으로 이것이 순식간에 각국으로 퍼져 17세기 초에는 귀족과 대상인 간에 유행했다. 이 무렵의 거래관계는 직업적인 원예가나 애호가로 제한됐고, 현물거래이어서 투기적 요소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이듬해 수확할 알뿌리가 선물거래가 시작되면서 투기가 조장돼 1963년에는 상류층은 물론, 기술자, 하녀에 이르기까지 앞을 다퉈 선물거래에 몰려들었다. 

 튤립은 튤립 꽃의 색깔에 따라 가격 차이가 많이 나는데, 겨울철에는 뿌리만 있고 꽃을 볼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거래됐다. 

 선물거래는 현재 시점에서는 가격만 약정하고 실제로 가격을 지불하고 물품이 교환되는 것이 장래에 발생한다. 즉 현재 약간의 증거금만 내고 튤립을 선물로 매입계약을 체결하고, 매도자는 튤립 없이도 선물로 매도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만약 현재 3개월 후에 튤립을 1만 원에 사기로 계약을 체결했는데, 3개월 후에 현물가격이 2만 원으로 상승하면 매입자는 1만 원의 수익을 실현하게 된다. 이때 증거금을 1000원을 지불했다면 수익률은 3개월 만에 1000%가 되고, 연율로 환산해 무려 4000%가 된다. 

 튤립 가격은 계속해 상승하다가 어느 순간에 폭락하기 시작해 하루만에 95%나 폭락했다. 이 사건은 가끔 회화나 풍자시, 희극소설의 소재가 되기도 한다. 

 이와 같은 투기 광풍에 따른 가격 폭등과 폭락의 현상은 이후에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 가까운 사례로 지난 2007년도에 미국에서 발생한 서브프라임모기지에 따른 부동산금융 위기도 마찬가지이다. 

 미국 정부는 IT 버블이 붕괴되자, 부동산 버블을 일으켜서 호경기를 유지시켰다. 저금리로 인해 미국 사람은 월세로 주택에 거주하는 것보다는 대출을 받아서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훨씬 주거비를 절감할 수 있어서 주택 구입 수요가 증가했고, 이것이 주택 가격 상승을 가져왔다.

 주택가격이 계속 상승하자 은행은 주택구입 희망자에게 주택가격의 105%까지 대출을 해줬다. 5% 초과분은 주택구입에 필요한 부대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것이다. 

 즉 주택구입자는 아무런 자기 자금 없이 주택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같은 주택 구입자금 대출은 은행에 지극히 불리한 것이었다. 왜냐하면 주택가격이 하락할 경우 주택구입자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주택을 은행에 차입금 잔액으로 팔 수 있는 권리를 가지기 때문이다. 

 주택 구입자는 주택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아무런 손실이 없는 반면에 주택가격이 상승하면 상승하는 만큼 차익을 누릴 수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는 대출을 받아서 주택을 구입하지 않는 것이 이상한 것이 된다. 은행은 주택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고 대출을 해 준 것이다. 그러나 버블이 붕괴되면서 주택가격이 하락하자 은행은 큰 손실을 보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이 역사에서는 비이성적인 투기 열풍은 언젠가는 붕괴될 것이라는 교훈을 주고 있으나, 사람들은 이것을 망각하고서 투기 열풍에 동참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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