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둔화 지속…취업자 증가세 급감

  • 입력 2008.07.15 00:00
  • 기자명 김동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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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 국내 경기가 물가상승 속 내수둔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로 인해 취업자 증가세도 당초보다 8만명가량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4일 상의회관에서 개최한 ‘2008년 하반기 경제전망과 대응과제’ 세미나에서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최근 국내 경제는 물가상승세가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내수를 중심으로 둔화 추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경제는 상대적으로 높은 GDP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실질구매력 증가율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 영향이 앞으로 고용시장으로 옮겨갈 것으로 전망했다.

현 원장은 올해 취업자 수 증가세는 지난해 28만 명에서 올해 20만명 수준으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제조업의 자동화·IT화’, ‘유통서비스업의 대형화·전문화’, ‘도소매·음식·숙박업 구조조정’ 등 구조적 요인에 경기적 요인이 가세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현 원장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규제 완화’, ‘공기업 민영화’, ‘서비스산업과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한·미 FTA 비준’, ‘법질서 확립’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채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은 “하반기 세계경제의 최대 현안은 고유가 전망 속에 원자재가격 급등세가 지속되는 ‘글로벌인플레이션’”이라고 주장하고 “중국·베트남 등 아시아 신흥국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 위험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전망에 대해서는 “3분기 135달러로 상승한 후 4분기 다소 하락해 130달러 내외로 하방경직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원유 수급 불균형’, ‘투기수요 확대’, ‘자산시장 침체 장기화’가 복합적으로 고려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채 원장은 세계경제 성장률에 대해 ‘3.5%’라는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는 IMF의 전망 3.7%보다 낮은 수치로 ‘미국경제 침체’,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 등의 위험을 반영한 것이다.

지역별로는 미국경제는 민간소비증가율이 크게 둔화되는 가운데 하반기부터 주택경기가 점진적으로 회복되면서 올해 전체적으로 ‘1.2%’ 정도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김종만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은 “미국경제는 올해보다 내년이 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채 원장은 EU 역시 ‘미국경기 침체’, ‘국제적 신용경색’, ‘유로화 절상’ 등을 이유로 2%를 밑도는 성장을 내놨다. 일본도 수출 및 민간소비 증가세 둔화로 인해 2% 미만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9%의 고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국제금융시장 불안은 어느 정도 진정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했지만, ‘미국 투자은행의 신용등급 하향조정’으로 ‘신용위기의 재발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김광두 서강대 교수는 “급변하는 세계경제 속에서 기업의 대응능력은 ‘유연성’이 결정한다”며 “유연성을 결정짓는 것은 ‘기업 자신의 노력’외에도 ‘행정규제’와 ‘노사관계’ 등의 외부요인 등이 있다”면서 규제 철폐와 노동시장 유연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완화하는 정책적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안정적 환율 정책’, ‘안정화 정책 중심의 거시경제정책 운용’, ‘장기적으로 유가상승에 취약한 부문 파악 및 개선’ 등을 제시했다.

그는 “중소기업 80%가 자영업자로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에 가장 취약한 집단”이라며, 이들에 대한 구조조정을 지원하는 금융, 세제, 행정, 전직훈련 측면 등 종합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병화 한국은행 부총재보 역시 “최근 경제현안인 ‘성장세 둔화’, ‘물가오름세 확대’, ‘지속적인 경상수지 적자’ 중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물가불안”이라며, “물가안정에 초점을맞춰 거시경제 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또 “통화정책은 내수침체를 가속화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확산되지 않도록 운용하고, 내수기반을 확충해 성장모멘텀을 강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육동한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은 “경제적 어려움을 감안해 하반기 경제운용은 ‘물가 안정’, ‘민생안정과 체감경기 개선’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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