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작은 스티커 하나가 생명의 반딧불이 되기를

  • 입력 2018.02.19 19:16
  • 기자명 /경남연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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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배 하동경찰서 옥종파출소 경위
▲ 김영배 하동경찰서 옥종파출소 경위

 “경찰양반, 거기 뭐요?” 경로당을 찾아간 정 경사에게 할머니께서 묻는다. 

 “아, 이것은 신발 뒷꿈치에 붙여 두시면 야광이라 밤에 마실 다니실 때 교통사고 예방되시라고 붙여 드리는 스티커입니다”라고 답한다.

 한참을 붙이던 정 경사가 할머니에게 되묻는다. “어머님, 혹시 우리나라에서 교통사고로 돌아가시는 사람이 한 해에 몇 명이나 되시는지 아세요?” 

 “내가 우째 알겠노 니가 잘 알제, 그래 몇 명이나 되는데?”

 “쉽게 말씀 드려 우리 옥종면민이 약 5000명이던데 우리 면민 전부가 다 돌아 가신다고 하면 쉽게 알겠네예”

 “아이고, 무슨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이 그리 많노? 세월호보다 10배나 더 많네”

 연일 계속되는 한파 속에서도 시골경찰이 경로당을 찾은 것은 경남경찰이 올해에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교통사망사고 5% 줄이기’ 때문이다.

 우리 경남지역에서는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지난 2016년 360명에서 지난해 329명으로 감소했지만 65세 이상 노인 사망비율(144명)은 2007년 29%에서 지난해 44%로 꾸준히 증가했고,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 중 보행자 117명 중 65세 이상 어르신이 67명으로 58%를 차지했다.

 경남 도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민 체감안전도 인식조사 결과에서도 생활치안 중 가장 우려되는 것은 교통사고(38%)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여성대상범죄, 절도, 폭력, 살인강도 순으로 나온 것을 보면 모두가 공감하는 모양이다.

 오래전부터 경찰에서는 노인대학, 경로당, 재래시장 등을 방문해 교육과 안전용품을 배부하고 1경찰관 1경로당제와 마을앰프방송을 하는 등 홍보활동의 노력을 해오고 있지만 경찰들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 없기에 교통약자 중심의 교통안전시설물 보강과 어린이, 노인보호구역, 보행자, 차량이 혼재한 도심부 및 농어촌마을 통과도로의 제한속도 하향 추진 및 농어촌 마을주민 보호구간도 곧 정비 할 예정이며, 데이터 분석을 통한 맞춤형 음주운전자 단속과 교통사망자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이륜차 무질서 행위도 병행해서 단속 할 예정이다.

 우리 경찰은 건수를 위한 단속이 아닌 도민의 안전을 위한 교통근무를 할 것이다. 운전대를 잡으면 먼저 안전띠를 매고 과속, 신호위반을 해서는 안되며, 마을 앞 도로나 교차로 진입 전에는 서행하고 사륜차, 오토바이는 꼭 안전모를 착용해야 하며 밤에 외출 시에는 밝은색 옷과 모자를 착용해 줄 것을 당부한다.

 올해는 ‘교통사망사고 줄이기 해’이다. 교통안전은 경찰의 노력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닌 도민 모두의 공동책임이다. 

 우리가 어르신들의 신발 뒷꿈치에 붙여 드리는 비록 작은 스티커 하나하나가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 작은 반딧불이가 되기를 기대해보며 데이터 치안, 감동치안을 구현해 도민이 안심하고 만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다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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