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충무고, 사랑·감사 가득한 졸업식

누적 졸업생 15만 6천여 명…무보수 검정고시 봉사 통해 희망 선사
하봉미 교장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의 텃밭으로 가꿔 나가겠다”

  • 입력 2018.02.21 19:17
  • 수정 2018.02.21 19:18
  • 기자명 /김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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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영 충무고등공민학교가 지난 20일 졸업식을 개최했다.
▲ 통영 충무고등공민학교가 지난 20일 졸업식을 개최했다.

 협동·신애·근면을 교훈으로 삼고 있는 충무고등공민학교(학교장 하봉미)는 지난 20일 저녁 7시 통영교육청 강당실에서 열린 졸업식을 통해 검정고시에 합격한 이 모(57)씨를 비롯, 고입 9명, 중입 6명 등 총 15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날 꿈꾸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심어 줘, 하봉미 교장 등 12명 교사들은 무보수 봉사를 하고 있다. 졸업학생 이 모씨의 경우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를 졸업한 후 29년 만에 공부를 시작하고 16개월만에 고입과 대입검정고시를 통과, 재학생 40여 명의 부러움을 샀다.

 이 씨를 비롯해 검정고시 합격자 3명은 방송대와 전문대에 진학해 학업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특히 충무고등공민학교는 전국에서 유일한 곳이며 경남의 자랑거리다. 이곳 관계자들은 당국에 환경개선을 위한 노력과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바라고 있다.

 이 학교는 1942년 임춘보씨가 본교 학사를 당시 충무시에 기증하고 1950년 발족해 1959년 고등공민학교 인가를 받아 충무고등공민학교로 명명돼 1960년부터 지금까지 통영시 문화동 238번지에 자리해 하봉미 교장 등 교사 12명이 무보수로 학교를 지켜오고 있다. 현재까지 졸업생은 15만 6000여 명이다.

 고등공민학교는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중학교 과정과 고등학교 과정을 가르치고, 검정고시에 합격하면 중·고 졸업 자격증이 주어진다.

 현재 재학생은 50여 명으로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야간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학교에서는 한해 평균 15~40여 명이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있다.

 이날 졸업생 수상은 학교장상 김정희·강장모·최윤정·김기순·윤정자·정국자·박숙자·유종석·고정남·고순이씨 등과 교육장상 양금숙·이외순, 시장상 류상권·강미순 씨 등이 각각 수상했다.

 이날 하 교장은 “졸업은 끝남이 아니라 새로운 발전을 위한 또 하나의 시작”이라면서 “자신을 더욱 갈고 닦아 새로운 환경에서 학업에 정진할 수 있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우리 학교는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의 텃밭으로 가꿔 나가는데 노력하겠다”고 말다.

 강미순 졸업생 대표는 “몸은 학교를 떠나지만 사랑하는 마음만은 놓고 가겠다”면서 “때로는 꾸짖어 주시면서 저희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해 주신 선생님들의 큰 사랑과 은혜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인사했다.

 또 한 졸업생 학생은 “공부라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당연하고 평범한 일이였지만 저에게는 오랫동안 이루지 못한 꿈이었다”며 “교장선생님 이하 모든 선생들께서 감사한 마음을 가지라는 영원한 ‘빛’을 주셔서 고맙다”는 인사를 덧붙였다.

 한편, ‘다복회’ 회장은 ’올바른 균형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경남교육 발전을 위해 관심을 부탁한다”며 “50년 역사가 무궁하게 이어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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