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노회찬 원내대표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지난 5일 삼성 이재용 부회장 항소심 판결과 관련해 “삼성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그룹을 3대 세습한 것 뿐만 아니라 정경유착과 관련된 범죄도 3대 세습하고 있다”고 밝히며 “이재용 부회장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대한민국 법정에서 한 번이라도 엄중한 처벌을 제대로 받았다면 이재용이 같은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 원내대표는 “일반국민들이 범죄를 저질렀을 때와 비교해 보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판결은 용납할 수 없는 판결”이라며 “2016년 대학교수였던 A씨는 대학인수와 관련해 교육부 담당공무원에게 로비활동비 명목으로 약 5억 7000만 원의 뇌물을 알선 및 교부한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집행유예는 선고되지 않았다. 2014년 甲주식회사 상무였던 B씨는 낙찰 및 납품과정에서 공기업 임직원에게 편의를 제공받는 댓가로 10억 원 뇌물을 제공하고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 역시 집행유예는 선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리고 “2011년 재개발사업을 하던 E씨는 도시환경정비사업 시행자 선정과 관련해 약 46억 원 뇌물을 수수하거나 공여한 혐의로 징역 8년을 선고받았고 집행유예는 선고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일반국민들이 범죄를 저질렀을 때는 엄중한 형벌을 선고하는 법원이 이재용 부회장 사건에서는 36억 원 이상의 뇌물 제공을 인정하고도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를 선고해 자유의 몸이 되게 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최근 연구자료 ‘왜 법원은 재벌범죄에 관대한가?’ 에 따르면 범죄자가 재벌과 관련이 있을 경우 유죄 선고시 집행유예를 받을 가능성이 다른 범죄자에 비해 8.6% 올라간다. 10대 재벌과 관련이 있을 경우에는 집행유예를 받을 확률이 11.1% 올라간다”고 말한 뒤 “그리고 삼성 총수 일가 경우에는 집행유예나 선고유예로 풀려날 확률이 100%로 올라간다. 삼성은 1966년 일본 미쯔이社에서 리베이트 100만 달러를 받았고 이 돈을 국내에 밀반입하기 위해 사카린 밀수를 시도하다가 세관에 적발됐다. 그 결과 이병철 회장 차남 이창희가 특정범죄가중처벌법 관세법 위반으로 구속기소 됐다. 당시 특정범죄가중처벌법 관세법 위반의 법정형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임에도 불구하고, 이창희는 집행유예로 풀려났다”고 말했다.
또 2009년 이건희 회장은 삼성 에스디에스 신주인수권부사채 저가발행으로 인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죄로 유죄를 선고받고도 집행유예가 나왔다. 그리고 2018년 2월 5일에는 이재용 부회장이 36억 이상 뇌물죄로 유죄를 선고받고도 집행유예로 자유의 몸이 됐다.
노 원내 대표는 “이재용 부회장이 미국에서 똑같은 범죄를 저질렀다면 미국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에 따를 때 최소 24년 2개월 징역형이 선고된다”며 삼성 총수일가에 대한 역대 판결들을 강하게 비판하고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상고심에서는 공정한 판결을 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