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지상주의…농협, 수입 농수산물 넘쳐

수입농산물 취급 말라는 농협 공문에도 버젓이 ‘수입과일’ 판매
“농협공판장서 유통되는 수입농산물 5년간 1조2000억원 규모”

  • 입력 2018.03.19 19:06
  • 기자명 /김소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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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0월 농림식품부 국정감사 자리에서 김영록 농림식품부장관은 “국내농산물과 경쟁되는 수입농산물은 판매하지 않는 것이 농협의 취지에 부합하는 처사라고 생각한다. 행정지도 해 나가겠다”고 국회의원들에게 밝혔던 말이다. 

 농협중앙회 김병원 회장도 같은 시기 전국 농협 하나로마트에 전달한 공문에도 “‘강조사항’이라며 ‘수입농산물 취급 근절 철저’라고 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허울 뿐 실제로 지난 18일 창원시 성산구 상남로에 소재한 남창원농협하나로마트에는 이같은 지침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매장 판매대에는 애플망고, 망고, 석류, 오렌지, 자몽, 청자몽 등 다양한 국적의 과일들이 풍성하게 전시됐고 국적도 태국, 미국, 이스라엘, 페루 등지에서 수입된 다양한 과일들로 가득찼다.

 애플망고(페루)는 1개에 약 5000원 가량으로 옆에 전시된 수입 바나나 한 묶음보다 비싼데도 고객들은 몇 개씩 장바구니에 과일을 담았다.

 수입과일매장에는 특수 조명 장치도 갖춰 마치 고급 백화점에 온 듯한 착각을 갖게 만들었다. 또 수입식품코너도 따로 매장 한 가운데 자리를 만들어 품목은 소스(sauce), 쿠키(과자), 젤리, 미니카 등 약 500~600개 가량 5~6단 전시대에 진열하는 열성을 보였다.

 이 코너 또한 국적도 역시 다양하다. 일본, 미국 등 나라에서 수입된 품목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 만큼 형형색색으로 전시됐다.  

 매장 관계자는 “지난 설에는 수입양주와 와인도 꽤 많이 판매됐다”고 귀뜸했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농협은 2013년부터 2017년 8월까지 5년 간 농협 공판장을 통해 60만5288t, 금액으로는 1조1918억 원에 달하는 수입농산물을 유통했다.

 연도별로 보면 2013년 11만4770t(2124억 원), 2014년 11만2767t(2234억 원), 2015년 12만8504t (2499억 원), 2016년 13만8441t(2846억 원)으로 점점 증가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자료에도 수입 과일에 대한 농협 유통량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 수입과일인 바나나와 오렌지의 경우 농협의 유통량은 각각 4만6320t, 1만8629t으로 우리나라 전체 수입량의 15.13%, 12.75%에 달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25일 열린 농협중앙회 정기이사회에서 ‘수입농산물 취급 근절 철저’라는 내용으로 전국의 지역본부를 통해 농협 하나로마트에 공문을 보냈으나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어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남창원농협 관계자는 “농협중앙회에서 (수입농산물 판매금지에 대해)권고하는 권고사항일 뿐이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면서 “수입식품코너의 경우, 농협중앙회를 통해 정상적인 계약 형태로 판매하고 있어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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