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2년, 붙잡고 싶다”

의령군 선거관리위원회 전주광 사회복무요원
“소집해제 전 하나라도 이루는게 나라 위한 길”

  • 입력 2018.03.21 18:29
  • 기자명 /장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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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사회복무요원들 중에서 특별한 요원 한 명이 있어 소개한다. 주인공은 의령군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복무 중인 전주광(21) 요원. 따사로운 봄볕이 기분까지 좋아지게 만드는 3월의 어느 봄날 인터뷰가 진행됐다.

 

 Q. 의령군 선거관리위원회는 어떤 곳?

 A. 기본적으로 각종 선거 관리, 정치자금 관리, 시민 정치 교육 등의 일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아름다운 선거 문화를 만들기 위한 캠페인 등도 진행하고 있다.

 

 Q. 사회복무를 시작하기 전 선관위에 대해 가졌던 생각과 현재 생각에 차이가 있는지? 또 행동에 변화가 있다면?

 A. 발령 나기 전에는 살아오면서 2016년 총선 한 번만 치러 봤었는데, 당시에는 선거가 뭔지도 몰랐고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선관위에 배치받자마자 갑작스럽게 5월에 대선이 치러지게 되면서 급하게 일을 배웠다. 그때 비로소 ‘아, 선관위가 이런 곳이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또 선관위가 정치와 관련이 있는 곳이다 보니 예전에는 관심도 없었던 신문의 정치면 기사를 자주 보게 됐고, 선거 관련 각종 토론회 등도 챙겨보게 됐다.

 

 Q. 작년에 예정에 없던 대선이 치러지면서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A. 사실 탄핵이 결정되자마자 직감적으로 ‘아, 이제 많이 바빠지겠구나’ 하고 느꼈다. 그 주 주말부터 바로 대선 준비를 시작했는데, 공휴일과 주말에도 나와서 밤 11시까지 일하고 그랬다.

 

 Q. 일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은?

 A. 내가 선거 때 투표지 분류기를 담당해서 돌리고 있었다. 그래서 선거하기 전 미리 교육도 받고 오고, 선거가 끝난 후에도 내가 전담해서 마무리했었다.

 처음에 중앙선관위에서 분류기 담당자를 선발한다는 공문이 왔을 때, 나를 관리하던 주임이 한 번 해보지 않겠느냐고 해서 고마웠지만 한편으로는 부담이 많이 됐다.

 왜냐면 투표 당일에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게 투표지 분류기다. 궁극적으로는 일이 잘 마무리돼서 작업이 끝난 순간 매우 뿌듯했다.

 

 Q. 복무기관 담당자, 또는 같이 일하는 직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집에 있는 시간보다 사무실에 있는 시간이 더 많다 보니, 가족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들 너무나도 편하고, 잘 대해주니까 근무도 기분 좋게 잘할 수 있었다.

 다만 선관위는 인사 발령이 잦은 편이라 많은 직원들이 바뀌었는데, 그때마다 좋은 사람들이 들어와서 ‘아, 나는 정말 사람 복이 많은 사람이구나’라는 생각도 했다.

 

 Q. 본인이 좋은 사람이고, 먼저 열린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일하기 때문에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게 아닐까?

 A. 그렇게 말해 준다면 영광이다. 2년간의 복무가 끝나더라도 개인적으로도 연락을 할 것 같고, 언젠가 찾아가서 따뜻한 밥 한 끼라도 대접하고 싶다.

 

 Q. 마지막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A. 나는 질병이 있어 치료를 하고 있었기에 사회복무요원이 되기 전 4급 판정을 받을 거라고 예상은 했다. 그런데 막상 4급 판정을 받자 되게 우울하고 부끄럽더라.

 그때 다짐한 것이, 주어진 2년이라는 시간을 잘 활용해서 소집해제가 되기 전 무엇 하나라도 이룬다면, 나중에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고 이것이 나라를 위한 길이라는 생각을 했다.

 다른 요원들에게도 해주고 싶은 말은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무엇 하나라도 이루고 소집해제 하라는 것이다. 그런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지난 1월, 의령군 선거관리위원회에 실태조사를 와서 전주광 요원을 처음 보고 필자 또한 다소 놀랐던 것이 사실이다. ‘사회복무요원 중에서도 이렇게 행복을 느끼며 감사하게 복무하고 있는 사람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이번 취재 요청을 받고 가장 먼저 전주광 요원의 얼굴이 떠올랐고, 인터뷰 자체가 기다려질 만큼 스스로에게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아무쪼록 전주광 요원이 성실히 복무를 마치고, 사회의 훌륭한 일꾼으로 성장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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