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의 목소리] 우리사회는 ‘천민(賤民) 구조화’ 하고 있다

  • 입력 2018.04.01 17:50
  • 수정 2018.04.01 19:00
  • 기자명 /경남연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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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성호 본지 상무이사
▲ 배성호 본지 상무이사

 천민(賤民)은 인도 카스트 제도의 사성(四性)(브라만·크샤트리아·바이샤·수드라) 밖에 있는 사람을 가리키는 패리어(pariah)에서 유래된 말로 이들은 인도에서 최하층 사람들로 주로 남의 하인노릇을 하고 있다.

 널리 쓰이기 시작한 것은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Max Werber)가 ‘천민자본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부터다.

 막스 베버가 천민자본주의란 말을 사용할때 염두에 둔 것은 유태인의 경제행위다.

 유태인은 상인, 금융업자로서 유럽경제사에서 늘 특이한 위치를 차지하고, 이들은 고대말기부터 그들 특유의 강렬한 종교적 특성으로 바깥세계와 담을 쌓고 스스로를 ‘카스트화’ 했다.

 이들은 상업과 고리대금업을 했다. 생산이라고는 전혀 하지 않고 장사해서 이득 남기고, 돈놀이 해서 이자를 챙겼다.

 베버는 유태인의 경제행위를 사회에 아무 것도 기여하는 것 없이 오로지 기생하면서 이득을 챙기는 행위로 간주하고 ‘천민행위’로 규정했다.

 우리 선조들은 일상으로 ‘쌍놈’이란 용어를 써 왔다.

 쌍놈과 천민 간에 차이가 있다면 계급개념의 포함여부다. 쌍놈은 인도의 천민과는 달리 ‘특정행위’를 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천민과 쌍놈은 의식과 행위가 사람으로서의 도리와 상식에 벗어나 있는 사람,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사회규칙’에 어긋나는 행동을 보통으로 하는 사람이다. ‘내 편의대로’, ‘내 주장대로’, ‘내 욕구본능대로’ 사는 사람이다.

 문제는 이들이 지위의 높고 낮음을 불문하고 오늘날 우리사회에 너무 많다는 점이다. 더 큰 문제는 천민적 행태가 마치 페스트처럼 전 사회에 급속히 퍼져나가고 있다는 데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그 정도가 더 심해져 여기에 현사회의 문제와 위기가 있는 것이다.

 특히 걱정스러운 것은 우리사회 상류층도 천민이 돼간다는 것이다. 

 한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사회 상류층은 오히려 일반대중의 불신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류층은 대중의 신뢰와 존경을 받는 사람이 드물다. 자본가도 경영자도 법조인, 의사, 정치인, 고위관료, 군·경찰 간부, 언론인도 예외는 아니다.

 천민적 특징을 살펴보면 첫째, 개인적 측면에서 인격적으로 미성숙이다. 

 사실적으로 표현하면 사람 됨됨이가 잘못돼 있다는 것이다. 성격자체가 왜곡되고, 자기 이외의 사람은 전혀 생각지 않는 이기적인 사람이다.

 둘째로 가족적 측면에서 ‘무(無) 가정교육’이다.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다. 오로지 답습하고 연습하는 것은 ‘천민의 거울’에 비춰진 천민의 모습 뿐이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측면에서 졸부적 행태를 들수 있다.

 교양없이 돈을 쓰는 벼락부자인 졸부(猝富), 갑자기 선거 등으로 지위가 올라서 목에 힘주는 졸귀(猝貴)도 이와 비슷할 것이다.

 수천만 원의 이탈리아 가구, 고급시계 등 이런 것들이 없어서 못판다는 한 백화점 점원의 얘기가 귓가를 스친다. 

 지금이야 말로 ‘천민’ 대신 진정한 ‘선비’와 ‘양반’을 찾아야 한다. 목청껏 그들을 찾아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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