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음지와 양지 넘나든 ‘경남FC’ 발자취

리그 14번째 구단으로 출범 ‘박항서 매직’ ‘조광래 유치원’
2014시즌 K리그 챌린지로 강등…‘김종부’ 새 사령탑 취임
챌린지 최다 승점 우승 ‘화려한 복귀’ 파죽의 연승 행진

  • 입력 2018.04.04 21:58
  • 수정 2018.04.05 14:53
  • 기자명 /조준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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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 22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8시즌 경남FC 출정식’에서 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과 경남FC 선수단이 힘찬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지난 2월 22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8시즌 경남FC 출정식’에서 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과 경남FC 선수단이 힘찬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경남FC’는 ‘경남연합일보’ 창간과 같은 해인 지난 2006년 창단 돼 지금까지 동반자의 길을 함께 걷고 있다.

 ‘좋은 일에는 탈이 많다’는 호사다마(好事多魔) 고사성어처럼 ‘경남FC’와 ‘경남연합일보’는 지난 12년 간 숱한 애환과 고통이 뒤따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역경을 딛고 ‘경남FC’와 ‘경남연합일보’는 새로운 도약의 시대의 동반자가 됐다. 

 K리그1로 복귀한 ‘경남FC’는 2018시즌에 돌입하며 4승 무패라는 기록으로 승승장구 하고 있다. 

 이에 ‘경남연합일보’는 ‘경남FC’의 끈임없는 승리를 기원하면서 지금까지 걸어온 ‘경남FC’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았다(편집자 주).

 

◆도민 염원 담아 ‘신흥명문구단’ 도약

 경남FC는 지난 2006년 1월 17일 320만 경남도민의 염원을 담아 K리그 14번째 구단으로 창단됐다. 

 ‘2002 한일월드컵’ 수석코치였던 박항서 감독이 초대 지휘봉을 잡아 창단 첫 시즌 리그에서 12위를 기록하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하지만 ‘삼성 하우젠컵’에서 3위에 오르며 신생구단으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2007시즌은 브라질 듀오 까보레와 뽀뽀의 활약에 힘입어 리그 4위를 기록, 6강 플레이오프인 챔피언십에 진출하며 원조 ‘박항서 매직’을 보여줬다.

 이 시즌 경남FC는 리그 베스트팀에 선정됐으며 까보레는 17골로 리그 득점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2008시즌에는 박항서 감독이 전남드래곤즈로 떠나고 까보레가 일본 J리그 FC도쿄로 이적하며 전력누수가 있었으나, 2대 감독으로 부임한 조광래 감독이 팀을 잘 추슬렀다. 

 조광래 감독은 김동찬과 서상민을 중심으로 팀을 개편, 리그는 8위에 머물렀지만 ‘하나은행 FA컵’에서는 득점왕 김동찬을 앞세워 준우승을 이뤄냈다.

 2009시즌은 본격 ‘조광래 유치원’이 시작된 시즌이었다. 

 김동찬을 중심으로 젊은 유망주들을 영입해 육성하는 정책을 펼쳤고 K리그 최고령 선수인 김병지도 합류해 젊은 선수들의 경험부족을 메꿨다. 

 초반 성적은 좋지 못했으나 리그 마지막 10경기에서 8승을 거두는 저력을 발휘, 마지막 라운드까지 챔피언십 진출을 놓고 인천유나이티드와 경합했다. 

 전북현대와의 최종전에서 아쉽게 패하면서 7위에 만족해야 했지만 앞으로의 시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 경남FC 엠블럼 변천사.
▲ 경남FC 엠블럼 변천사.

 

 2010시즌은 경남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한 해가 됐다. 창원종합운동장에서 창원축구센터로 홈구장을 이전했고, 엠블럼도 현재의 엠블럼으로 교체됐다. 유니폼도 주황색, 흰색의 세로줄에서 빨간색으로 바뀌며 새로운 경남을 예고했다.

 시즌 초 들쭉날쭉한 경기력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수원삼성과의 5라운드 승리 후 4연승을 달리며 극강의 모습을 보여줬다. 

 마침내 4월 25일 FC서울과의 경기서 승리하며 팀 창단 최초로 리그 순위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 활약으로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조광래 감독이 국가대표팀에 취임하면서 김귀화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건네받아 남은 일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최종 순위는 6위로 3년 만에 챔피언십에 진출했다. 

 비록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전북현대에게 패하며 탈락했지만 시즌 베스트11이자 신인상을 수상한 윤빛가람과 김주영, 이용래 등이 국가의 부름을 받는 등 신흥 명문구단으로써 도약하는 한 해가 됐다. 

 2011시즌 경남의 3번째 지도자가 된 최진한 감독은 윤빛가람을 중심으로 조광래 감독으로부터 이어진 패싱축구를 이어갔다. 

 시즌 초 김주영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위기를 겪기도 했으나 막판 3연승으로 마지막까지 챔피언십 진출을 경쟁했다. 최종 순위는 8위.

 

 ◆‘대격변’ 승강제 시행 그리고…

 2012시즌 K리그는 지난 2007년부터 시행해온 챔피언십을 폐지하고 승강제 시행에 따라 풀리그 형식으로 진행됐다. 

 경남은 윤빛가람이 성남 일화로, 김주영이 FC서울로 이적하며 전력 약화가 우려됐다. 

 시즌 중반까지 강등권에서 경쟁하던 경남은 13라운드 성남일화와의 경기부터 연승을 거두며 중위권으로 올라서기 시작했고 시민구단으로는 유일하게 리그 8위로 상위 스플릿 진입에 성공했다. 

 또한 4년 만에 FA컵 결승에 진출하면서 지난 2008년 준우승 당시 우승팀인 포항스틸러스와 결승전 재대결을 펼쳤다. 치열한 격전 끝에 연장 후반 통한의 골을 허용하면서 준우승에 그쳐야 했지만 승강제 시행이라는 대격변 속에서도 훌륭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2013시즌에는 기존의 K리그가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으로 명칭이 바뀌었고 지난 시즌 강등당한 광주FC, 상주상무와 실업축구팀들이 주축이 돼 K리그 챌린지(2부 리그)가 출범했다. 

 이러한 변화 속에 경남은 시즌 초 성적부진으로 최진한 감독이 자진 사임하고 세르비아 출신 일리야 페트코비치 감독이 부임했다. 하지만 상황을 반전시키기 힘들었고 새로 영입한 선수들의 부진이 겹쳐 시즌 내내 강등 위기를 겪었다. 

 최종 11위로 잔류에 성공했지만 페트코비치 감독마저 시즌 후 물러났고 이차만 감독이 새로 부임했다. 

 힘든 시즌이었지만 경남은 전년대비 관중이 156% 증가해 ‘플러스 스타디움’상과 스포츠 기자단의 투표를 통해 마케팅을 가장 성공적으로 펼친 구단에게 주는 ‘팬 프랜들리’상을 동시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진정한 위기는 다음 시즌에 찾아왔다.

 2014시즌 경남은 3월 26일 인천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 승리 이후 5개월 16경기 동안 단 1승도 챙기지 못하고 강등권으로 추락했다. 

 이차만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물러나고 기술담당 고문인 브랑코 바비치가 감독 대행을 맡아 8월 17일 상주상무와의 경기서 147일 만에 승리를 거뒀지만 결국 11위에 그쳐 K리그 챌린지 광주FC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됐다.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 원정경기서 경남은 광주FC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밀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즌 8골을 기록하고 있던 세르비아 출신 공격수 스토야노비치가 동점골을 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으나 이후 무기력하게 내리 2골을 내주며 1대 3으로 패배했다. 

 반드시 2득점 이상 승리해야만 하는 2차전 홈경기, 경남은 송수영이 선제골을 넣으며 잔류희망을 이어갔지만 곧바로 광주FC의 김호남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결국 1대 1 무승부로 경기종료 휘슬이 울렸고, 경남은 K리그 챌린지로 강등되고 말았다.

 강등으로 인해 구단 해체 위기에 직면했던 경남은 구조조정을 통해 계속 운영하기로 결정됐고 K리그 챌린지에서 2015시즌을 맞이한다. 

 박성화 감독이 이끌게 된 경남은 스토야노비치의 골로 고양FC와의 원정경기서 챌린지 첫 승을 거둔다. 

 이후 극심한 강등 후유증을 보이며 리그 11위로 최하위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스토야노비치와 임창균의 분투 속에 리그 9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11월 중순 안종복 전 경남FC 단장의 심판 매수 의혹이 불거졌고, 사실로 밝혀지면서 경남은 7000만 원의 제재금과 2016시즌 승점 10점 삭감이라는 징계가 내려졌다. 

 최악의 상황 속에서 박성화 감독도 물러나고 새 감독이 부임하게 된다.

 

 ◆ ‘김종부호’ 출범

 2015년 12월 2일 경남FC의 새 사령탑으로 김종부 감독이 부임했다.

김종부 감독은 2014년 아마추어 최상위 리그인 K3리그에서 화성FC를 우승으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계약만료로 스토야노비치가 부산아이파크로 떠났고 시즌 중반 임창균이 K리그 클래식 수원FC로 이적하는 등 주요 선수들의 이적, 입대로 전력누수가 생겼지만 배기종, 이관표, 이상협, 이원재 등을 영입하며 그 자리를 메꿨다. 

 또한 외국인 용병으로 2012년 중국 슈퍼리그 득점 1위 출신인 루마니아 공격수 크리스티안 더널라케도 영입했다. 

 승점 10점이 삭감된 상태에서 시작된 새 시즌에 크리스티안과 이호석이 뛰어난 활약을 펼쳤으나 승격과는 거리가 있었다. 최종 18승 6무 16패 승점 50점으로 리그 8위에 머물렀다.

▲ 2017시즌을 앞두고 인터뷰 중인 김종부 감독.
▲ 2017시즌을 앞두고 인터뷰 중인 김종부 감독.

 2017시즌을 앞두고 공격을 책임졌던 크리스티안, 이호석 등이 대전시티즌으로 이적하자 경남은 브라질 출신 유망주 말컹과 브루노를 영입했다. 이어 조병국, 성봉재, 정원진, 이현성, 이현웅, 김선우, 최재수가 합류했다.

 시즌 1라운드 아산무궁화와의 홈 개막전 승리를 시작으로 호쾌한 출발을 한 경남은 4라운드에서 대전시티즌에 승리하며 강등 후 첫 1위 자리에 올랐다. 

 이후 계속되는 승전으로 수원FC와의 경기에서 2대 0 승리 후 1·2부리그 합쳐 가장 먼저 10승 고지를 밟았다.

 6월 4일 경남은 K리그 챌린지에서 대전시티즌이 세웠던 14경기 무패 기록을 넘어 15경기 무패 기록을 썼다. 

 이어 6월 11일 안산그리너스와의 경기를 포함해 3경기에서 무승부를 거두며 무패행진을 이어가다 수원FC와의 19라운드 경기서 패하며 무패행진을 18경기로 마감했다. 

 대단한 기록으로 승격 가능성이 커진 경남은 8월 들어서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나갔다.

 대망의 10월 8일 리그 2위 부산아이파크와의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시즌 3경기를 남기고 사실상 승격이 유력한 상황이 됐다.

 이 경기에서 패배하며 챌린지 우승 기회를 놓친 부산아이파크의 조진호 감독이 이틀 후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경남은 구단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아름다운 경쟁자이자 동반자로써 조진호 감독의 명복을 빌며 추모했다.

 10월 14일 서울이랜드와의 경기서 2대 1 승리를 거두면서 역사상 첫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K리그 클래식 승격을 확정지었다.

 그리고 잔여 2경기에서도 승리하며 24승 7무 5패 승점 79점으로 챌린지 역대 최고 승점으로 우승하는 쾌거를 거뒀다.

 경남은 이 시즌 K리그 챌린지 베스트11에 말컹, 정원진, 배기종, 이반, 최재수, 이범수, 박지수, 우주성 등 총 8명의 선수를 올리며 명실상부 2017년 최고의 팀임을 각인했다.

 말컹은 22득점으로 리그 득점왕과 MVP에 올랐고 정원진은 10득점 10도움을 기록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우승과 승격을 진두지휘한 김종부 감독은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했다.

 

 ◆ ‘화려한 복귀’ 비상을 꿈꾸다

 K리그의 명칭이 K리그 클래식에서 K리그1으로 바뀌었다. 경남은 새롭게 시작하는 1부리그 무대에 3년 만에 복귀했다.

 새 시즌을 맞아 새로운 선수들도 영입됐다. 2007년 12월 21일 브라질 U-20 대표팀 출신 네게바를 영입했고 12월 26일에는일본 U-20 대표팀 출신 쿠니모토 타카히로를 영입했다. 이후 김현훈, 조재철, 여성해도 합류했다.

 시즌 준비를 마친 경남은 올해 2월 22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2018시즌 경남FC 출정식’을 가지고 승리를 위한 각오를 다졌다.

 이날 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경남FC 구단주)는 “경남FC는 지난해 K리그 챌린지에서 무서운 저력과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우승을 했다”며 “올해 K리그 클래식에서도 다시 한 번 돌풍을 일으켜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또한 매 경기 승전보를 울려달라는 의미로 모든 선수단 이름이 새겨진 승리염원패(징)를 수여했으며, 김종부 감독은 현장에서 크게 징을 3번 울리며 첫 승리를 다짐했다.

 마침내 지난달 4일 ‘2018 K리그1’ 상주상무와의 홈 개막전이 펼쳐졌다. 이날 말컹이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3대 1로 승리, 3년 만에 복귀전 축포를 쐈다.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른 경남은 10일 제주유나이티드와의 2라운드 경기에서 네게바와 쿠니모토가 각각 1골씩 넣어 2대 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남은 지난 1라운드 상주상무와의 경기에서 심판을 향한 과격한 항의로 3경기 출장정지를 당한 김종부 감독과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한 말컹이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깔끔한 승리로 2연승을 기록하며 리그 선두에 섰다.

 지난달 18일 열린 시즌 첫 원정경기 전남드래곤즈와의 경기에서는 네게바, 말컹, 김효기가 차례로 득점에 성공하며 3연승을 거뒀다.

 이달 1일 강원FC와의 4라운드 경기에서도 말컹의 멀티골과 김효기의 추가골로 3대 1 승리를 거두며 4연승을 기록, 파죽지세로 K리그 팬들과 경남도민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 지난 1일 경남FC는 ‘2018 K리그1’ 강원FC와의 4라운드 경기서 3대 1 승리를 거두며 시즌 4연승을 달렸다(사진제공=경남FC).
▲ 지난 1일 경남FC는 ‘2018 K리그1’ 강원FC와의 4라운드 경기서 3대 1 승리를 거두며 시즌 4연승을 달렸다(사진제공=경남FC).

 

특히 이날 경기는 역시 리그 3연승을 달리며 쾌조의 경기력을 뽐내던 강원FC에게 거둔 승리가 남다른 의미가 있다. 이 경기 승리로 경남은 리그 단독 선두에 올랐다.

 아직 시즌 초반이고 많은 경기가 남아있다.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지만 경남FC가 지금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도민들이 열광하기에 충분하다.

 경남의 압도적인 행보에 ‘승격팀의 리그 우승’을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동화같은 이야기가 현실에서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미 지난 2016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지난 시즌 승격팀이자 유력한 강등후보였던 레스터시티가 이 동화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짧은 전성기 그리고 기나긴 암흑기를 지나 새로운 시대가 왔다. 

 경남FC가 2018년을 새로운 도약의 원년으로 삼길 바라며 앞으로의 행보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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