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성 법률칼럼] ‘#미투운동’ 성폭력! vs 명예훼손!

승인2018.05.01l수정2018.05.01 19:05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이동성 변호사 프로필

김해고, 성균관대 법학과 졸업

제54회 사법고시 합격

경남중소기업청 비즈니스지원단 자문위원

김해중부경찰서 수사민원센터 상담변호사

경남 박물관협의회 고문변호사

인제대학교 경영대학원 자문교수

창원지방법원 민사조정위원

삼정중, 가야중, 어방초등학교 고문변호사

 한동안 유명 연예인에서부터 교수, 정치인 등 각계각층에서 미투운동이 일어나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사례 속 가해자들은 자신이 누리던 사회적 지위를 무기삼아 수많은 여성들에게 지속적인 성폭력을 행사해 왔다는 점에서 그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미국에서 시작돼 현재 한국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 미투운동은 오랜 기간 묵인돼오며 공고히 자리 잡은 사회 내 성폭력에 대한 울분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강한 파급력을 가지게 됐다.

 하지만 미투운동의 초기양상과 달리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이 피해자의 주장에 대해 반박을 하고 일부의 경우는 그 주장이 어느정도 설득력을 인정받으면서 미투운동에 새로운 양상이 등장하게 됐다. 

 이러한 경우 가해자 측과 피해자 측의 진실공방이 벌어지면서 여러가지 법률적 쟁점들이 발생한다. 

 미투운동이 지속됨에 따라 향후 발생가능한 법적 쟁점들을 알아보도록 하자.

 첫째, 가장 큰 쟁점은 성범죄의 성립 여부이다.

 개개인이 가지는 성적자기결정권은 그 어떠한 경우에도 보장이 돼야 한다. 하지만 성적자기결정권의 침해와 형법상 성범죄의 성립이 언제나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 성범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강간죄이다. 

 형법상 강간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저항할 수 없는 폭력 또는 반항이 불가능한 협박’, 쉽게 말하면 가해자가 강간의 수단으로 피해자를 폭행하거나 위협을 가하는 등의 물리력 행사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미투운동 사례에서 확인되듯이 가해자가 누리는 우월적 지위로 인해 피해자가 제대로 된 저항을 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가해자가 직접적으로 물리력을 행사한 사례는 실제 극히 드물다.

 결국 피해자가 저항할 수 없는 폭행, 협박을 받았는지에 대한 입증이 어려워 강간죄의 적용이 쉽지 않게 된다. 

 강간죄의 적용이 어려울 경우 고려할 수 있는 것은 ‘위력에 의한 간음죄’이다. 

 강간죄에서 요구하는 정도의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다 하더라도 가해자와 피해자 간의 사회적·정치적·경제적 지위에 따른 종속관계에 의해 피해자가 저항하기 어려운 상태에 있었음이 인정될 경우 죄가 성립한다. 

 미투운동의 현실을 고려한다면 대부분의 사례는 이 위력에 의한 간음죄가 문제될 것이다. 

 결국 피해자가 성관계 여부에 대해 자유로운 의사를 억압받을 수 밖에 없었던 위력관계가 인정되는가가 관건이다.

 두 번째로 등장하는 쟁점은 명예훼손죄의 성립여부다. 

 현재까지 진행된 미투운동은 피해자가 가해자를 특정해 언론에 공표하는 방식이다. 이럴 경우 피해자는 가해자에 대해 명예훼손죄의 책임을 질 여지가 있다. 

 현행 명예훼손죄의 경우, 허위사실 뿐 아니라 실제 존재하는 사실을 밝혔다 하더라도 죄가 성립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피해자 역시 가해자에 대한 명예훼손죄의 책임 소재에서 자유롭기 어렵게 될 위험이 있다.  

 미투운동의 경우, 피해자의 진술 하나만으로 가해자는 사실관계 여부를 떠나 이미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돼버리는 특성이 있기에, 일각에서는 미투운동으로 인해 선량한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음을 우려하기도 한다. 

 형사절차에서는 피고인이 유죄로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죄로 추정한다는 무죄추정의 원칙이 확립돼 있는 취지를 고려할 때 더욱 그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투운동은 오랜 기간 우리 사회가 방관해왔던 조직 내 불평등한 지위를 이용한 성폭력이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여실히 드러내 준다. 

 미투운동이 자리잡는 과정에서 이를 악용하는 사례 역시 나타날 수 있으나 이 또한 미투운동에 대해 공감하고 지지를 하는 시민들의 선진화된 의식, 즉 미투운동 자체의 자정작용에 의해 충분히 걸러질 것이라 믿는다.

 

/경남연합일보  abz3800@gnynews.co.kr
<저작권자 © 경남연합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회원약관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웹하드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구 사화로9번길 13(641-851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구 팔용동 163-12번지 3층)  |  대표전화 : 055-294-7800
이메일 : abz3800@gnynews.co.kr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12   |  발행인·편집인 : 김교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오용
Copyright © 2018 경남연합일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