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태호 지사의 이해 못할 대북과 대일 대처방식

  • 입력 2008.07.31 00:00
  • 기자명 이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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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독도 영유권 교과서 표기가 발표되자, 일본 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한 김태호 지사가 한 인터넷 매체와 인터뷰에서 북한 방문을 고집하며 금강산 피격 사망 사건으로 8월 방북이 보류된데 대해 “도민들이 아쉬워 하고 있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김 지사는 오는 10월 열리는 람사르 총회에 북한 환경단체과 정부관계자가 참석해야 하며 환경단체와 불교계등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대운하 공사를 포기하면 ‘직무유기’라며 대다수 국민 정서와 상반된 견해를 피력하고 있어 일각에선 차기를 염두에 둔 ‘튀고 보자는 식’ 아니냐는 지적을 쏟아내고 있다.

일각에선 지난 한나라당 도지사 경선에서 “마산에 준혁신도시가 반드시 온다”고 거품을 물었으나, 결국 제외되자 ‘양치기 소년’이란 별명을 얻은 김 지사다운 발상이란 비아냥도 나온다.
최근 김 지사가 보여준 행태를 꼬집어보자. 우선 지난 14일부터 17일간 일본 오카마현 지사의 초청으로 우호 교류협정을 맺기 위해 일본을 방문한 그는 협정 체결 30여분을 앞두고 일방적으로 취소 통보를 한 뒤, 귀국길에 올랐다고 한다.

공항까지 따라온 일본 기자들에게 김 지사는 ‘노 코멘트’로 일관하며 침묵을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치마를 입은 남한 여성 관광객을 정조준 사격해 사망케 하고도 일말의 책임 통감도 없이 오히려 남한 정부의 사과를 요구하는 북한에 대해 아무런 입장 표명없이 평양시 장교리에 건립한 소학교 준공식에 참석하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고, 오히려 “민간차원의 교류는 지속되어야 한다”는 논리로 정부를 압박하며 9월중 방북 계획 강행을 고집하고 있다.

김 지사는 그러면서 느닷없이 독도 문제와 관련 “일본을 타일러야 한다”며 다음달 중으로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가정 40여명을 대동해 독도를 다녀올 계획을 발표했다.

이 외국인들이 자신들의 모국 사람들에게 독도는 한국땅임을 알리는 외교사절이 되어 줄 것을 기대한다는 그럴듯한 부연설명까지 덧붙였다. 독도 다녀올 돈으로 전 세계인들에게 한국을 바로 알리는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에 지원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것이란 지적은 어떠한 지 김 지사에게 묻고 싶다.

옛말에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일본 방문 도중에 독도 문제가 불거진 것은 큰 그림(?)을 머리에 그리고 있는 김 지사에게는 하늘이 주신 절호의 기회가 될수 있었다.

일본을 공식 방문 중인 한국 도지사가 어떤 입장을 밝힐지 일본 언론은 물론, 외신 기자들이 귀를 기울였을 것이고, 김 지사가 공식 행사장에서 “독도는 대한민국 영토임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일본은 억지를 부리지 말라”고 했더라면 그의 한마디는 전세계 매체의 톱을 장식했을 지도 모른다.

방문일정 기간동안 일본 국무성 앞에서 삭발이든 단식이든 침묵이든 농성이라도 했더라면 김 지사는 일제합병 당시 독립투사에 버금가는 칭송을 받았을 지도 모른다.

일본 우익단체의 테러를 의식했는지 몰라도 황급히 귀국한 모습은 그의 큰 덩치에 비해 그리 당당해 보이지 않았다. 일본은 민간인이든 군인이든 장난삼아 총부리를 겨눠 죽이지는 않는다. 그래놓고는 도내 거주 외국인들과 독도에 가서 하지 못한 할말을 다 하겠다는 그의 태도는 ‘이불속에서 만세를 부르는 졸장부’와 무엇이 다를까.

김 지사의 북한방문 고집이 같은 동포 돕기 차원으로 관광을 간 여성을 피격사망케하고도 사과 한마디 없는 북한에게 사과라도 촉구할 요랑이면 쌍수를 들어 환영한다. 하지만, 일본에서도 한마디 않고 항의의 표시로 공식 일정을 취했다는 김 지사에게 그런 기대를 걸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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