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 잡아야 경제도 산다”

기준금리 0.25%P 올린 5.25%…1년 만에 인상

  • 입력 2008.08.08 00:00
  • 기자명 유정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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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8월 한국은행 기준금리 운용목표를 0.25%포인트 올린 5.25%로 결정했다고 7일 발표했다.

금통위는 지난해 7월과 8월 두 달 연속 콜금리를 인상한 이후 1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한은은 지난 7월 금통위에서도 “중앙은행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며 기대인플레이션 확산을 막기 위해 금리인상에 나설 것을 시사 한 바 있다.

금통위가 금리를 인상한 것은 무엇보다 무섭게 상승하는 소비자물가 불안과 경기 보다는 물가잡기에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는 7개월째 한은의 물가 관리 목표 상한선인 3.5%를 웃돌고 있다. 7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5.9% 상승해 1998년 11월 6.8%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생산자 물가지수도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급등 하는 등 물가 압력은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전날 발표한 6월 중 통화 및 유동성 지표에서 광의통화(M2·평잔)는 지난 해 같은 기간 대비 15.1% 증가해 시중에 풀려나가는 돈의 증가 속도도 여전히 빠른 상태다.

또 배럴당 150달러에 육박했던 국제유가가 120달러로 하락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은 둔화될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는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는 점에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은은 이날 기대인플레이션이 확산되면 임금인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차단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물가안정 의지를 표명했다.

기준금리 인상 발표 직후 내놓은 ‘최근의 국내외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가파른 물가상승률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한은은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의 반락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의 급등에 따른 파급영향으로 오름세가 크게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원자재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품목의 상승률이 높아진 데다 농산물가격이 계절요인으로 상승 반전했고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포착하는 근원인플레이션도 상승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물가는 고유가의 파급효과 지속, 공공요금 인상 가능성 등에 비추어 상당기간 목표범위를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시중은행들도 대출 금리를 잇따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인상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금리 급등과 신용대출 금리 인상 등으로 대출자들에게 더욱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중 금리도 덩달아 올라 주택대출에 묶여 있는 서민들의 가계 부담을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달 기준금리 인상 이후 추가적으로 금리를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창섭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에 금리를 인상해야 기대인플레이션 확산을 막아 물가 안정조치를 취할 수 있다”면서 “8월에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9, 10월에는 더욱 인상을 못할 가능성이 크다. 기대인플레이션 확산 우려가 높아 2회 이상 금리를 올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문병식 대신증권 채권분석팀장은 “유가가 급락하긴 했지만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라 인플레 기대심리를 완전히 억제시키기는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연내 금리 인상은 한 번에 그칠 것 같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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