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시론]C-세대의 등장과 기대

  • 입력 2006.05.12 00:00
  • 기자명 심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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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이들 몸치장이 요란하다. 핸드폰, MP3, 디지털카메라 등 여러 가지 첨단 디지털 기기들을 몸에 지니고 다닌다. 이들은 지하철에서나 버스에서 무엇인가 분주하게 열심히 하고 있다. 남의 시선은 아랑곳없이 핸드폰 문자판을 손가락으로 열심히 두드리고, 핸드폰으로 게임을 즐기고, MP3로 음악을 감상하면서 장단을 맞춘다.

어떤 젊은 친구는 자리에 앉자마자 노트북을 꺼내어 영화를 보거나, 만화를 보거나, 아니면 리포트를 작성한다. 젊은 학생들은 핸드폰으로 자기 얼굴을 찍기도 하고, 어떤 학생들은 디지털 카메라로 무엇인가 열심히 찍고 있다. 이들 젊은이들은 밤늦게 컴퓨터 앞에 앉아 자기가 찍었던 사진과 동영상을 여러 사람에게 보내고 여러 사람들과 인터넷으로 접속하고 대화한다.

디지털 시대의 젊은이들은 산업시대의 젊은이들과 너무 다르다. 산업시대의 젊은이들이 가졌던 성실과 근면이라는 단어는 왠지 이들에게 생소하게 들릴지 모른다. 디지털 시대의 젊은이들은 자기 개성을 시각적으로 표현할 줄 알고, 인터넷을 통하여 자기만의 사이버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자기만의 생각을 가감없이 인터넷에 올릴 줄 안다.

우리 중장년 세대들이 보기엔 이들은 첨단 전자기기를 가지고 열심히 논다. 그러나 젊은이들은 “노는 만큼 성공한다”라고 항변하면서 첨단기기들을 활용하여 자신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으로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만들려 애쓴다.

21세기 디지털 시대의 젊은이들이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내는 현장을 우리는 수시로 목격하고 있으며, 이것은 C-세대(Content Generation)의 출현을 단적으로 말하고 있다.

C-세대는 ‘소비자가 콘텐츠를 창조’(Consumer Creating Contents)하는 세대를 말한다. C-세대는 사진, 음악, 동영상과 같은 콘텐츠를 자신이 직접 디지털 기기로 만들어 인터넷에 저장하고 이를 여러 사람들과 함께 즐기고 공유하고 있다. C-세대는 온라인에서 자신의 일상을 저장하고 기록하는 욕구가 강하며,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여 ‘자가 발전형 콘텐츠 문화’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C-세대는 이와 같이 콘텐츠의 소비자이면서 동시에 자신이 콘텐츠를 직접 생산하는 새로운 젊은 계층이다. 이들의 출현으로 이제 콘텐츠의 소비자와 생산자와의 경계가 매우 모호하게 되고 있다.

이들 C-세대는 새로운 소비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디지털 제품과 서비스를 다른 사람과 차별화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증가함에 따라 개인 맞춤 상품 및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나아가 이들 세대는 시장 패러다임이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소비자, 고객) 중심으로 전환되는데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이제 디지털 시장은 대량생산과 일방적 제품공급에서 소비자의 개성이 중시되고 제품의 디자인, 기능, 서비스까지 소비자에게 선택권한을 주는 추세를 반영하고 있으며, 생산과 소비를 일체화한 맞춤형 콘텐츠 시장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우리 중장년 세대는 C-세대의 행태와 생각에 대하여 많은 우려를 할 수 있지만, 그들은 그들 세대의 논리로 디지털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그들은 자신만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디지털 세상에서 마음껏 발휘하며, 또한 즐긴다. 그들의 놀이는 그냥 시간을 낭비하면서 즐기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려는 창조자의 기질을 유감없이 그리고 자유롭게 발휘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들이 자유롭게 발휘하는 그들만의 상상력과 창의력은 아마도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새로운 디지털 세상을 열어갈 원동력이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C-세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최성모 정치학박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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