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버지

  • 입력 2018.08.06 18:49
  • 기자명 /경남연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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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가정에서 경제적 역할을 하고 가정을 이끌어 나가는 사람을 아버지라 한다. 

 필자는 지천명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직 결혼을 못했다. 지금은 모친과 함께 살고 있다. 

 돌아가신 아버지는 나에게 너무나 훌륭한 아버지고, 필자는 살아가면서 위험에 부딧치거나 극복할 수 없는 한계에 도달 했을 때는, 항상 아버지를 떠 올린다. ‘나는 훌륭한 아버지의 아들’이라며 마음 속으로 이겨낼 수 있다는 용기로 극복 해 나간다. 그만큼 아버지를 사랑했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사람들은 함안의 인물이요, 종친의 별이라고 하셨고 모두가 안타까워 했으며 오늘이 아버지 제사(음력, 6월 23일)일이라 묘소에 잡초 좀 뽑고 물도 조금주고 주변 정리를 하고 내려왔다.

 아버지는 李(이) 德(덕)자 淳(순)자로 부산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57학번) 부산대학교 함안동문회장 20년과 민주공화당, 민주정의당 경남 제5지구당 사무국장, 민자당, 신한국당, 한나라당 수석부위원장을 역임하고 함안농지개량조합장(현 농어촌공사) 함안문화원장을 지내셨고 지역의 30여 곳 사회단체장을 역임하고 가례편람 등 수십편의 저서 및 발간과 수십편의 향토문화 논문(주세붕·이방실장군·낙화놀이 등)을 저술하셨다.

 그리고 생전(生前)에 나에게 하시는 말씀이 있었다. 항상 살아가면서 남에게 손해보고, 근면하고, 숨기고, 기다리고, 절약하고, 인내하며 살라고 해 선친의 말씀대로 실천하며 생활하고 있다.

 이처럼 가정에서의 아버지의 지위와 역할은 자식에게 영향이 크다고 할 것이며, 아버지로서 살아가는 일은 책임이 막중하지만 진정 자신 스스로 지니는 감정이나 생각들을 자녀에게 자유롭게 드러내지도 호소할 수도 없는 것이다.

 항상 가정을 위해서 말없이 묵묵히 일해야 하고 하다못해 최소한의 그럴듯한 부모라는 명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보통의 수준 이상이어야 하므로 아버지로서 사는 일은 쉽지가 않다.

 또한 경제가 계속해서 불황과 위기로 인해 사업가인 가장은 사업에서 실패하지 않으려고, 직장인의 가장은 직장에서 짤리지 않기 위해 하루를 힘들게 생활하지만 가족들의 기대에 못미치면 회의감에 빠져 더욱 고달프고, 때로는 자식들이 앞뒤 없이 격한 마음으로 불끈 쏟아내는 말에 깊은 상처를 받더라도 내색하지 못한 채 홀로 아픔을 삼켜야만 하는 것이 아버지인 것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유학자인 공자는 하루는 자로라는 제자에게 정치를 한다면 무엇을 먼저 하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자로는 반드시 명을 바로 잡겠다고 하고 정치란 바로 잡는 것이다 라고도해 정치에 있어서 정명(正名)의 중요함을 피력했다.

 정명(正名)은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키고 해야하는 행동들이 있는데 임금은 임금으로서 마땅히 해야 하는 일들이 있고 신하는 신하로서 마땅히 해야하는 일이 있다.

 그런데 당시에는 왕은 신하의 눈치를 보고 신하들은 왕의 자리를 탐하기 위해 권력다툼을 벌이고 있었다. 한마디로 임금이 임금답지 못하고 신하가 신하답지 못한 행동들을 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가 혼란해 졌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 공자는 사회적 혼란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사람들이 사람으로서 마땅히 해야하는 행동들을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사람으로서 마땅히 해야 하는 행동들은 임금은 임금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아버지는 아버지 답게, 자식은 자식답게 행동하는 것이 바로 정명사상이고, 나아가서 가족과 사회의 직장생활에서도 정명(正名)의 역할로 먼저 가족이라는 집단에서 아버지에 대한 역할은 가장으로서 믿음직함과 경제력이고 어머니에 대한 역할은 어머니로서 너그러움과 내조가 있어야 하고 자식들에 대한 역할은 건강하게 자라고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다.

 회사라는 집단에서는 말단인 신입사원에 대한 역할은 어떠한 일이라도 해내려는 굳센 기상과 시키는 걸 잘하는 덤덤함이 있어야 하고, 계장 과장들에 대한 역할은 중간층으로서 조절역할과 좀 더 깊은 업무수행능력이고 팀장, 부장 등 관리자들에 대한 역할은 관리자로서 팀원들과 소통능력과 고차원적 업무수행능력 등이 있다.

 이처럼 정명은 자신이 맡은 역할과 직분에 충실해야 하는 것이다.

 인간이 동물과 틀린점이 있다면 자기에 대한 신중하고 책임있는 행동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행동을 잘못해 인생을 망쳐 동물보다 못한자가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래서 아버지는 아버지로서 가정을 이끌고 지켜야 할 의무가 있고 아버지다운 인격과 위세를 잃어버리면 자녀에게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그래서 자녀를 더 잘 교육하기 위해서는 아버지로서의 권한과 책임을 포기하면 안되고 그것은 자녀를 포기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따라서 아버지는 책임을 다해서 가정을 지키고 자식은 자식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다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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