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부화뇌동(附和雷同)

  • 입력 2018.08.13 18:46
  • 수정 2018.08.13 19:09
  • 기자명 /노종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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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종욱 기자
▲ 노종욱 기자

 논어(論語)의 자로편(子路篇)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子曰 “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군자화이부동 소인동이불화). 공자가 말하기를 군자는 화합하지만 부화뇌동하지 않고, 소인은 부화뇌동하지만 화합하지 않는다” 

 군자는 의(義)를 숭상하고 남을 자신처럼 생각해 화합하지만, 소인은 이익을 따지는 사람이므로 이해관계가 맞는 사람끼리 행동해 사람들과 화합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부화뇌동(附和雷同)이란 ‘우레 소리에 맞춰 천지만물이 함께 울린다’는 뜻으로 자기 생각이나 주장 없이 남의 의견에 동조한다는 뜻이다. 

 ‘부화(附和)’는 자신의 주관 없이 남의 말에 무조건 따르는 것이고, ‘뇌동(雷同)’은 아무 생각 없이 남의 의견에 동의함을 뜻한다. 

 즉, 일정한 주관이나 생각 없이 남의 뜻에 찬성하거나 동의하는 것을 말한다.

 또 뇌동(雷同)이란 ‘우레가 울리면 만물이 이에 응해 울리는 것처럼,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을 듣고, 그것이 옳고 그른지를 생각해 보지도 않고서, 경솔하게 그 말에 부화공명(附和共明)하는 것’을 말한다. 

 타협과 절충보다 아집과 독선으로 일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뚜렷한 자기 주관 없이 맹목(盲目)과 방종(放縱)으로 일관하는 사람도 있다. 그것이 부화뇌동(附和雷同)이다.

 부화뇌동(附和雷同)은 자신의 주체적인 의견과 객관적인 기준을 도외시한 채, 물질적인 이해관계 또는 남의 주장이나 의견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것을 경고하는 말이며, 공자가 말하는 것처럼 소인배들이나 하는 행동이다. 

 한국의 정치적인 상황을 생각해 볼 때 주체적인 정치적 철학은 무시한 채, 오직 당리당략에 얽매여 정치를 펼치는 정치가들이 염두에 둬야 할 말이다.

 또한 지역 정서와 진행 상황은 무시한 채, 소수의 부정적인 여론에 확인조차도 하지 않고 다수의 희망을 외면하는 산청군의 일부 기초의원들이나 공무원들이 그러하다.

 산청군은 현재 단설 유치원이 없다. 각 초등학교에 병설 유치원은 있지만 단설유치원은 하늘과 땅 차이다. 

 초등학교에 배속된 병설유치원은 해당 초등학교의 하나의 학급으로 인정된다. 

 하지만 단설유치원은 독립된 유아교육 전문기관으로 유아들에게 보다 전문적이고 질 좋은 교육과 환경을 제공 할 수 있다.

 그 어려운 상황에서 산청군은 지난 2013년도 거점중·고등학교의 추진으로 전국 최고 수준의 교육환경을 구축했으며, 아울러 2016년에는 단설유치원 개설의 추진으로 성과를 이뤄냈다. 

 경남 유일 단설유치원이 없었던 산청군으로서는 교육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의 초석을 마련하는 기회이기도 했던 것이다.

 단설유치원의 개설을 위해 3번의 사업설명회를 거쳤으며, 또 대상 학부모들과 2회에 걸쳐 인근 단설 유치원으로 견학을 다녀오기도 했다. 

 산청초와 신안초, 단성초 등 3곳의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을 통합해, 세 곳의 중간 지점의 폐교를 활용해 현재 약 5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그런 단설유치원을 제고해야 한다는 훌륭한(?) 소리들이 지금 산청읍사무소를 중심으로 이장단과 지역 군 의원들의 입에서 나오고 있다.

 이유는 유치원의 위치가 산청읍이 아니라서 안 된다는 것이다. 

 진행상황과 현재 처한 현실도 확인하지 않고, 산청읍이 아니라서 안 된다는 지역 이기주의 식으로 막가파식으로 회의 하고 동향보고를 하는 등, 난리부루스를 떨고 있다.

 반대하는 소수의 의견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찬성했던 다수의 의견은 안중에도 없다는 것이다. 내 아이가 불편한 것은 안 되고, 다른 아이들의 불편함은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런 의견에 공무원들과 군 의원들과 이장단들이 부화뇌동(附和雷同)하고 있다.

 정신차려야한다.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 산청군의 존립은 교육의 업그레이드에 있다. 

 귀농·귀촌 정책도 중요하지만 산청군의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는 질 좋은 교육 환경 조성에 있는 것이다. 

 지난해 산청군으로 교육을 위해 전입한 가구 수는 6세대가 넘고 꾸준하게 산청으로 교육을 위한 문의들이 쇄도하고 있다.

 특히 한심스러운 것은 지역 기초의원들의 확인하지 않은 부회뇌동(附和雷同)이다. 정치인은 지역민 한사람, 한사람의 의견을 소중히 여기는 자세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다수의 표심은 다음 선거에서 어디로 갈까?

 또한 공무원들의 일을 대하는 자세는 더 한심스럽다. 이장단 회의에 안건으로 호들갑을 떨어 문제시 하는 모습은 참으로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초 고령화된 산청군의 미래는 다음세대의 교육에 있다는 것은 여러 말 할 필요가 없다. 30년 후의 산청군의 미래를 생각하고 준비해야 하는 것은 귀농정책도 중요하지만 교육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 아이가 소중하겠지만 이제는 우리의 아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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