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호 칼럼] ‘의령 꽃미녀FC’에 관심과 박수를

  • 입력 2018.08.19 17:43
  • 수정 2018.08.19 18:14
  • 기자명 /배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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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성호 본지 상무이사
▲ 배성호 본지 상무이사

 여성지적장애인 축구팀인 의령 사랑의 집 소속 ‘꽃미녀FC’가 지난달 16일부터 21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창립 50주년 기념 스페셜올림픽 여성 통합축구 월드컵’에서 영광의 동메달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 꽃미녀FC는 세계 강호들과 당당히 대결해 전 세계에 대한민국은 물론 의령군의 위상을 드높이는 성과를 거뒀다.

 세계 24개국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멕시코, 인도, 이집트와 여자부 B조에 속한 스페셜올림픽코리아 대표팀(꽃미녀FC)은 이집트와의 첫 경기에서 0대 4로 패해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하는 듯 했으나, 멕시코를 7대 1, 인도를 접전 끝에 4대 3으로 물리치며 B조 2위로 4강에 진출했다.

 준결승에서 여자 통합축구 세계 최강인 슬로바키아를 만나 결승행 티켓을 놓고 격돌했으나, 0대 2로 분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여성지적장애인 시설인 ‘의령 사랑의 집’은 지난 2012년 8월 13일 국내 최초로 장애인 여성 축구팀을 창단해 수많은 해단 위기를 넘겨가며 기적의 드라마를 연출한 선수들의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다.

 또 지난 2013년 4월부터 의령군의 행정지원 등으로 경남지적장애인 축구대회를 매년 의령 지정면공설운동장에서 개최해 장애인축구발전과 더불어 의령군을 홍보하고 있다.

 특히 필자는 지난해까지 3년여 의령군 출입기자로서 ‘꽃미녀FC’의 연습과정과 각종 대회 출전 등을 취재해 이들의 희로애락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의령 사랑의 집 23명의 원생들은 김일주 원장의 ‘장애인도 하면 된다’는 집념하나로 누구도 운영하기 어렵다는 여성축구팀을 창단해 매주 1회 이상 인근 지정면공설운동장에서 피나는 연습에 돌입했다.

 여성이 그것도 지적 장애인이 정상적인 축구를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의령군청 제광모씨는 “인구 2만 8000여 명의 조그만 의령군에서 정상인들도 하기 힘든 여성지적장애인 축구팀을 국내 최초로 창단해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스페셜올림픽 여성 통합축구 월드컵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은 군의 영광을 떠나 대한민국의 기쁨이다”며 “군은 물론 경남도와 중앙정부도 여성지적장애인 축구팀인 ‘꽃미녀FC’에 많은 지원과 관심”을 당부했다.

 사실 살아가면서 손가락에 조그만 가시하나만 박혀도 생활에 큰 불편을 겪는데, 지적으로 장애를 가진 여성들이 정상인도 하기 힘든 축구를 제대로 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이들의 연습 내용과 여기까지 온 애환을 열거하면 대부분의 정상인들은 믿지 않고 놀랄 것이다.

 산 좋고 물 좋은 의령군 지정면에서 지적장애인들의 정상적인 삶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해 가며 이들의 손과 발이 돼주고 있는 원장과 교사들의 노고에 ‘감사와 수고한다’는 말밖에 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각박한 세상에서도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집념하나로 오늘도 묵묵히 땀 흘리고 있는 의령 사랑의 집 23명의 여성지적장애인들은 머지않아 정상인보다 더 값지고 힘든 일도 어려움 없이 잘 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내년 3월에 있을 아부다비 세계대회의 좋은 성적을 위해 오늘도 정상수업(일과)을 마친 후에는 지정면공설운동장에서 축구연습에 구슬땀 흘리고 있는 ‘의령 꽃미녀FC’에 우리 모두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길 간곡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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