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보)가덕도 신공항 조성 제안서

  • 입력 2018.09.19 18:00
  • 수정 2018.09.19 18:07
  • 기자명 /경남연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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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연 경남미래발전연구소 이사장
▲ 김해연 경남미래발전연구소 이사장

△ 부산과 경남을 통합할 수 있다.

 지난 2010년 이후 영남권 주민들 사이에 ‘뜨거운 감자’였던 ‘동남권 관문 공항’ 건설 문제는 지난해 6월 21일 ‘영남 신공항 입지 선정 용역’을 맡은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 측이 “밀양도 가덕도 아닌 김해공항 확장이 최적”이라고 발표해 일단락됐다.

 10여 년간 PK지역과 TK지역의 갈등만 부추겨 온 대통령과 정부는 “김해공항 확장은 사실상 신공항 건설”이라며 “동남권 관문 공항으로 손색이 없는 입지”라고 구차하게 얼버무렸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한국개발연구원(KDI)에 ‘김해 신공항 건설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용역을 맡겨 2016년 4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뜻밖에도 신공항 총사업비가 5조 9576억 원이 든다고 밝혔다. 건설비가 밀양, 가덕보다 적게 드는 것도 아니며, 엄청난 소음피해 보상비까지 물어야 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이 발표한 김해 신공항 건설사업비 4조 3929억 원(공항 확장 건설비 3조 7618억 원, 연결 철도 4km 신설과 연결 고속도로 7km 건설비 6311억 원) 보다 1조 5647억 원이 더 든다는 것이었다.

 파리공항공단 측이 ‘김해공항 확장’을 선정한 첫째 이유는 “경제성이 훨씬 크다”는 것이었다.

 대안별 건설 비용 예측결과 밀양(활주로 2본) 5조 2920억 원, 가덕(활주로 2본) 7조 2740억 원으로, 김해 공항은 기존 공항 확장(활주로 1본 및 국제선 터미널 신설)이어서 건설비가 1조 5000억 원 이상 덜 든다는 설명이었다. 

 더욱 심각한 새 쟁점은 신설하는 3200m 길이의 활주로가 김해시 도심지역 방향으로 예정돼 있어서, 항공소음 피해대상 시민 수가 8만 명을 넘는다는 새로운 사실이 김해시 조사(용역)로 불거진 것이다.

 KDI 예비타당성조사로 드러난 건설사업비에 10만 명으로 추정되는 엄청난 항공소음 피해보상비를 더하면 김해공항 확장사업비는 7조 5000억 원을 웃돌 것이라는 사실이다.

 정부는 서둘러 지난 4일 ‘김해신공항건설 및 운영계획수립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발주했다.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이 34억 원에 맡은 용역기간은 올해 8월까지였으나 완성을 못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KDI의 예비타당성조사가 소음피해 보상문제를 거의 외면했기 때문이다. 우선 3종 구역내 809가구에 대한 소음보상대책 지원비로 240억 원을 잠정 적용하고, 앞으로 항공소음 85웨클 구역에 대한 청구 보상비 2113억 원(용지 보상 1837억 원, 지장물 보상 276억 원) 등 2353억 원은 신공항 개항 후 5년간 조사를 통해 1년간 조정 후, 신공항 개항 7년차에 필요시 보상을 시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힌 것이다.

 이는 국토부가 지난 6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김해 신공항 항공소음 문제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비해 김해시가 신공항 소음피해 예상 조사용역으로 확인한 결과 소음피해 대상 시민 수 6개동 8만 6000명과는 너무도 큰 차이가 있어, 앞으로 김해 신공항 건설사업에 큰 쟁점이 될 것이 분명해졌다.

 김해공항을 이륙한 항공기는 그동안 김해 시가지에서 약간 벗어난 임호산 부근에서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날아갔는데, 5월부터는 임호산 오른쪽 시가지 쪽으로 접근해 방향을 바꾸면서 내외동, 회원동, 부원동 등 주거밀집지역으로 항공소음피해가 확산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김해공항 측은 “장애물(불모산)과 진해 해군기지 상공을 피하는 등 항공기 안전확보를 위해 ‘국제민간항공조약’ 기준에 따라 항로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는 김해공항 확장 건설 이후 김해시민들의 항공소음 피해정도는 예사롭지 않을 것임을 짐작하기에 충분한 사안이다.

 동남권 관문공항 입지는 이제 가덕도 남쪽바다가 유일한 대안이다. 대구·경북 지역민들이 내새웠던 ‘밀양 신공항 건설’ 주장은 이미 ‘없었던 일’이 됐다.

 대구시 동구 도심지에 위치했던 200만 평 규모의 대구공항과 K2 공군기지 통합공항 이전이 경북 군위군 우보면(대구에서 30km 거리)으로 선정돼 2023년 개항을 목표로 내년부터 공사가 시작된다고 한다.

 그동안 경북도와 대구시 관계자들은 4개 후보지 가운데 군위군을 최적지로 선정, 행정적 절차까지 마쳐 이제 ‘동남권 관문공항 선정’ 문제는 가덕 신공항 건설이 유일한 대안으로 굳어졌다.

 김해공항 확장사업으로는 ‘동남권 관문공항’ 구실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지적이라면 가덕신공항 건설을 서둘러야 한다.

 정부는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이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공약이었다는 점에서도 ‘김해 신공항 건설기본계획’ 수립에 앞서 동남권 관문공항으로서 합당한지를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서는 물론 ‘동남권 관문공항 입지선정’을 정치적으로 봉합(?)한 전 정권의 적폐청산을 위해서도 하루 빨리 바로 잡아야 한다.

 항공소음 피해보상비를 합한 건설사업비가 8조 원(추정)에 이르고, 항공기 24시간 운항이 불가능(오후 11시~오전 6시)한 반신불수의 국제공항이 될 김해신공항 건설 추진은 맞지 않다.


(3보=20일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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