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호 칼럼] 시·군의원 해외연수 합리적 방안은?

  • 입력 2018.11.04 17:35
  • 기자명 /배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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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유성 국외연수라는 비난을 받았던 도내 모군의회가 올해 해외연수를 전면 취소키로 했다.

 군의회 의원 11명 중 9명과 사무과 공무원 6명이 동행하는 올해 해외 공무연수 계획은 시작부터 군민들의 날카로운 질타를 받았다.

 특히 일부 의원들은 지난 7월 원구성 때 제주도 국내연수도 가지 않고, “국내·외 연수를 지역에서 할 수 있는 데 꼭 제주도나 해외로 가는 지 모르겠다”며 임기동안에 해외연수는 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더불어민주당과 무소속 의원 5명은 지역에서 자체연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말했던 의원들이 “그때는 잘 몰라서 그랬으나, 이번에 잘보고 배우고 와서 군정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바꾸자 주민들의 강력한 비난을 받았다.

 군의회는 당초 지난 10월 22일부터 4박 5일간 일정으로 대만 공무 국외여행을 계획하고, 대만 지방정부의 의회운영자료 수집과 각종 문화재·유적지 사찰, 농업시설 현황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는 벤치마킹을 하기로 여행목적을 정했다. 그러나 군의회의 여행일정과 목적지 등 상당부분 프로그램이 주요 관광지 방문 등이 대거 포함돼 외유성 관광연수라는 비난이 일었다.

 이번 지방의회가 8대로 출범한지 30여 년이 지났으나, 사실 의원 해외연수를 두고 도내 시·군의회는 정도의 차이는 있었으나 매년 지역주민들의 날카로운 반대에 몸살을 앓아 왔다.

 해외연수를 반대하는 주민들은 “지역경제도 어려운데 농번기에 많은 예산을 들여 관광성 해외연수를 가는 것은 군민을 위한 연수라기보다 자신들의 관광성 여행으로 밖에 볼 수 없을 것 같다”며 “연수를 다녀오면 개인 보고서를 작성하고, 시·군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등 연수의 목적을 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해외연수가 필요하다는 시·군의원들은 “의원 국외연수는 관광이 아니라 의정활동에 참고할 만한 것을 배워오고, 연수 보고서에도 그 내용을 충실히 담고 있다”며 “더욱 발전하고 노력하는 의회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선진국 의회 방문 등 국외연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필자도 지난 제1대 도내 시·군의회 개원부터 선거현장 등을 취재해 왔고, 의원들의 해외연수에 대해 반대하는 주민들과 찬성하는 의원들의 주장을 수없이 보고 들어왔으나, 모든 것을 잠시 접어두고 나름대로 합리적인 해외연수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해 본다.

 더욱이 처가 현재 군의원으로 일하고 있어 그 어느 때 보다 시·군의원들의 역할에 관심이 큰 만큼 주민도 인정하고, 의원도 만족할 수 있는 중재안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싶다.

 ‘경험이 최고의 스승’이란 말처럼, 현재 도내 시·군엔 지방의원을 지낸 선배 의원들이 수십 명 살고 있는 만큼 이들을 대상(시·군별로)으로 의원시절 해외연수가 △도움이 됐는지? △그렇지 않았는지? △더 좋은 해외연수 방법이 무엇인지? 등 여론조사를 한 후, 이 결과를 놓고 주민대표와 의원들이 가슴을 연 대화로 서로가 인정하는 방안을 마련해 봤으면 좋을 것 같다.

 여기서 도출되는 결과가 모두의 뜻에 다소 부족해도 시일을 두고 좀 더 다듬고 손질해 시·군의 발전에 보탬이 되는 해외연수 방안을 마련해 다시는 해외연수로 다투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유태인의 삶의 지혜 중에서 첫 번째가 ‘다툼 없이 사는 것’이라는 말처럼 한 지역에서 매일 얼굴을 보고 사는 주민과 의원이 한마음이 되는 합의안을 도출하기 위해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는 마음으로 합리적인 해외연수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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