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과연 떨어지나" 꼭짓점 경고 배경

  • 입력 2006.05.13 00:00
  • 기자명 경남연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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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이 과연 떨어질까" 재정경제부가 12일 주택가격이 꼭짓점에 왔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김용민 재경부 세제실장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주택가격 중 특히 서울 강남 3개구는 소득 대비 가격이 잠재적 평균보다 높아 꼭지점에 와 있다는 분석이 많다"면서 "국민도 이를 인식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양한 부동산 대책이 시행되는 하반기 이후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이 제시한 근거는 크게 3가지다. 우선, 최근 근로자 소득 대비 주택가격이 장기적 평균보다 훨씬 높다는 점이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1989년부터 2005년까지 서울지역 33평 아파트의 가격은 도시근로자 연간소득의 평균 9.9배였다. 근로자가 한푼도 안쓰고 10년 정도 모아야 33평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다는 얘기다. 강남·서초·송파 등 3개구는 13.6배였다. 2005년 한해만 기준으로 하면 서울이 10.3배로 장기평균치보다 조금 높았지만, 강남 3개구의 배율은 18.9배로 큰 차이를 보였다.

 둘째, 3주택이상 보유자의 증가세가 꺾이고 있다는 점이다. 3주택이상 보유자는 2002년 9만2000명에서 2003년 11만3000명, 2004년 18만1000명, 지난해 19만3000명 등으로 늘어났다. 증가율은 2003년 22.8%에서 2004년 60.8%로 확대됐으나 지난해 6.6%로 둔화했다. 김 실장은 "올 하반기부터 종합부동산세 대상 확대 등 8.31대책이 본격 시행되면 3주택 이상 보유자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셋째, 금융자산대비 가계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50%로 선진국의 20~30%보다 높다는 점이다. 금리가 오르면 금융비용이 상대적으로 커져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실장은 부동산 가격 폭락 가능성에 대해 "우리가 유의해야 할 부분"이라며 이 점을 들었다. 그는 "3.30 대책을 통해 소득에 따라 대출을 억제한 것도 주택가격 폭락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추론은 강남의 `정서`와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4월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2.3%로 30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강남권 11개구는 3.2% 급등했다. 서초구의 한 주민은 "33평 아파트가 3주새 6억5000만원에서 8억5000만~9억원으로 올랐다"며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집값 안정을 유도하기 위한 '구두개입'의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의 "부동산 '세금폭탄' 아직 멀었다"(2일), 정문수 청와대 경제보좌관의 "지금은 부동산 거품을 걱정할 때가 됐다"(4일) 등의 후속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들 발언이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인지, 아니면 집값 잡는 무서운 `늑대`가 다가오는 것인 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뉴시스/ 정재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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