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저수지 몇 개월째 흙탕물 범벅…왜?

골프장 공사현장에서 유출된 흙탕물 방치 ‘논란’
“신원 주민 식수원 역할…농약 등 오염유입” 지적

  • 입력 2018.12.06 19:05
  • 기자명 /장명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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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건설이 감악산 일대에 공사 중인 신원면 거창 컨트리클럽 조성공사 현장에서 흙탕물이 유출돼 인근 저수지가 한 달이 넘도록 황톳빛으로 물들어 있다.

 더욱이 이 상태가 몇 달간 유지될 것으로 보여 생태계 파괴도 우려된다.

 거창 내 환경단체 ‘푸른산내들’에 따르면 지난 10월 초에 내린 비로 거창 컨트리클럽 조성공사 현장에서 황토 흙탕물이 유출됐다. 공사 현장에는 흙탕물을 가뒀다가 침전시킨 뒤 맑은 물을 흘려보내는 침전지가 있었지만 제대로 정비가 되지 않은 탓에 그대로 강에 유입됐다고 전했다.

 비가 온 이후 현재까지 50여 일이 지났지만 저수지는 여전히 노란 황토색을 띠고 있다. 문제는 워낙 황토 입자가 고운 탓에 황토 흙탕물이 침전되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푸른산내들’ 이순정 사무국장은 “타 지역 사례를 보면, 신원 사례와 같은 초미립자 황토는 수서생물에 영향을 미친다”라며 “황토의 포화도가 한 달 이상 지속될 경우 어류나 수서생물 생육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K건설 관계자는 “수질검사를 한 결과 오염도에는 문제가 없는데 탁도가 기준치를 많이 초과했다”며 “교수진의 자문을 받은 결과 미립 성분이 많아 (침전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라고 인정하며 “저수지 배수구 쪽에 오탁방지망과 활성탄을 넣어 침전시키는 구조물 두 개를 설치해 농업용수로 사용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저수지 배수로에 설치된 오탁방지망은 무용지물이고, 활성탄을 이용한 침전에도 시간이 소요될뿐더러 또 다른 오염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특히, SK건설은 10월 초에 내린 비로 무용지물이 된 침사지를 방치해 최근까지 흙탕물이 계속 유입됐다. 그러다 환경단체의 항의 후 시정했다.

 골프장 완공 후 사용할 농약도 문제다. 

 무소속 권재경 군의원에 따르면 해당 저수지는 추후 신원 주민이 마시는 식수원의 역할을 할 예정이지만, 골프장에서 치는 농약이 그대로 유입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푸른 산내들’ 이 사무국장은 “잔디를 관리하면서 생기는 농약과 비료 등 폐수는 그 안에서 처리를 한다고 하더라도 저수지와 붙어 있어 오염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심재수, 최정환, 김태경 거창군의회 의원과 권재경 군의원은 지난 11월 21일 현장을 찾아 대책을 당부했다.

 권재경 군의원은 “향후 취수원으로 사용될 저수지인데, 농약이 유입될 수 있으니 골프장에서 저수지 하류로 연결되는 용수로를 만들어 먹는 물에 영향이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SK건설 관계자도 군의원들에게 ‘설계부서와 상의해 반영하겠다’고 답변했다.

 SK건설 관계자도 “식수로 쓰기에는 좀 그렇다. (설계 쪽과 상의해) 검토해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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