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호 칼럼] 중견 기업체 이사가 말하는 채용조건

  • 입력 2019.01.06 17:51
  • 수정 2019.01.06 18:42
  • 기자명 /배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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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성호 본지 상무이사
▲ 배성호 본지 상무이사

 새해들어 언론매체는 ‘성장둔화, 분배악화, 실업대란으로 한국경제는 운명직전의 중환자’란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한국의 경제가 한 군데도 성한 데가 없다는 지적이다.

 ‘지금 한국경제 상황은 온갖 병으로 운명직전의 경각에 놓인 환자같다’며 ‘병의 증상은 다양하고 각기 모두 심각하다’고 경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경제정책의 핵심인 ‘소득주도 성장’에 대해서도 ‘아무리 살펴봐도 내용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전략이다’라며 세계적으로 소득주도 성장을 주된 정책으로 추진한 나라가 없고, 비슷한 시도를 한 남미 국가들은 경제가 엉망이 됐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경제원리를 지키는 것이 경제정책의 필요조건인데 이를 무시하고 정부가 시장을 짓누르고 있으니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국경제를 살릴 대안으로 경제전문가들은 당파를 떠난 초당적 국정 운영, 탈진한 기업의 기를 살리는 정책, 성장과 고용을 위한 규제혁파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새해 들어 젊은이들에게 가장 시급한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비법(?)을 한번 찾아보자.

 필자와 30여년 친해온 연매출 5000여억 원의 제강회사 대표이사가 말하는 직원 채용조건을 한번 눈여겨보자. △중·고·대학 등 정규과정을 거칠 것 △남자는 군대에 갔다 올 것 △축구, 배구, 족구, 탁구 등 구기운동을 어느 수준 이상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우선 중·고·대학 등 정규과정을 거쳐라. 사실 지금 60대들이 초등학교 졸업 시 읍면의 경우 절반정도가 중학교에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절반정도는 초등학교가 최종학력이라는 것이다. 

 지금 20·30대는 이해가 가지 않는 통계수치겠으나, 이것이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60대의 당시 대학진학률도 읍면 고교의 경우 15% 정도로 집계, 최근 85% 가량이 대학에 진학하는 것과는 엄청난 격차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때 대학진학을 못한 60·70대중 공무원이나 직장을 가진 절반 정도는 낮에는 일하고, 퇴근 후 밤에는 야간대학이나 방송통신대학 등에서 공부해 졸업했으며, 이들 중 일부는 대학원까지 진학해 석·박사학위까지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 제강회사의 대표이사가 말하는 정규과정은 정상적인 중·고·대학을 제때에 졸업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짐작된다.

 둘째, 남자는 군대에 갔다 올 것. 50·60·70대 남자 중 현역, 방위, 면제자가 각 1/3씩으로 잠정집계 되고 있다.

 ‘남자는 군대 3년 갔다 온 후 군대이야기를 30년 이상 한다’는 우스갯소리처럼 남자들의 대화엔 군대이야기가 필수과목인 것은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경험이 최고의 스승’이란 말처럼 위급하고 어려운 일을 경험한 사람은 직장생활에서도 참을성과 위기대처 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이다.

 남자들의 군대는 어떤 자리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표시하는 필수조건 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축구, 배구, 족구, 탁구 등 운동을 어느 수준 이상으로 할 것은?

 이 말에는 몇 가지 깊은 뜻이 있는 것 같다. 우선 운동을 한 사람은 산재사고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몸이 민첩하고, 사고에 미리 대비할 줄 알기 때문이다.

 또 구기운동은 이기기 위해 협동과 단결이 필수 조건이다. 최고급 승용차도 한쪽 바퀴 타이어의 바람이 조금만 빠져도 제대로 운행할 수 없듯이 대표이사도 청소부 아줌마도 협동적으로 각자 맡은 바 일에 충실해야 직장이란 자동차가 제대로 굴러간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운동을 한 사람은 읍면대표, 시군대표, 도대표, 국가대표 등 게임을 하면 상대가 되고 안 되는 것을 미리 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직장에서 계·과·부·국장·이사 등의 직책을 가졌을 때 해야 할 말·행동과 하지 말아야 할 말·행동을 잘 구별할 줄 알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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