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운 칼럼] 남부내륙고속철도 건설에 대한 기대

  • 입력 2019.02.11 17:52
  • 기자명 /경남연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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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1월 29일 남부내륙고속철도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가 확정됐다.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된 것은 경제성이 다소 떨어지는 사업도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사업을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된 것에 대해 경제성이 없는 사업에 많은 국비가 헛되이 낭비될 수 있다는 비난도 있다. 현 정부의 대규모 SOC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정책과도 상반이 된다. 대규모 SOC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정책은 우리나라가 이미 SOC 투자가 상당히 많이 됐으므로 더 이상 필요가 없다는 논리에서 출발했다. 

 그러면 과연 우리나라가 더 이상 대규모 SOC 투자가 필요 없을 정도로 SOC가 잘 확보됐느냐 하는 문제이다. 과거에 비해 고속도로가 많이 건설돼서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이 되기는 했다. 그러나 선진국에 비해는 SOC 투자 특히 철도 건설은 많이 부족한 편이다. 

 이웃 나라인 일본은 진작부터 전철이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고, 중국도 고속철도망이 속속 확충되고 있다. 그러나 개발도상국은 선진국과 다르게 교통 인프라가 한참 뒤떨어져 있다.

 예컨대 세계 최빈국인 벵골라데시의 수도 다카는 워낙 도로망이 부실해 교통시간을 예측할 수 없다.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으로 풍부한 인적, 물적 자원을 가진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도 교통정체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몇 개 국가의 예를 보면 이들 국가의 경제발전을 가로막는 장애 요인의 하나가 부실한 교통망으로 볼 수 있다. 교통망이 부실하니 사람과 물류의 이동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헛되이 낭비된다.  

 우리나라는 고속도로망이 잘 갖춰져 있기는 하나, 철도도 필요하다. 철도는 정시성이 확보되고, 공해를 가장 적게 발생시키는 교통수단이다. 이번 예비타당성 면제 대상에서 동해안 철도 건설이 빠진 점이 아쉽게 생각된다. 

 제4차 산업시대에서는 인공지능과 로봇 등의 발전으로 인간의 여가 시간이 많이 생겨서 관광산업이 크게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관광객은 자가용으로 쉽게 여행을 할 수 있으나, 외국 관광객은 지리가 익숙하지 않으므로 철도 여행이 가장 안락한 교통수단이 된다.

 최근 일본은 외국 관광객이 넘쳐 나서, 쇠락해 가던 시골마을까지 활성화되고 있다고 전해진다. 일본에 외국 관광객이 많이 오는 것이 지역별로 특색 있는 문화가 있기도 하지만 철도와 같은 대중교통수단이 잘 발달돼 있다는 점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국 각 지역이 관광도시를 지향하면서 발전하려고 하고 있다. 남부내륙철도가 개통되면 지리산을 끼고 있는 지역도 관광이 활성화될 것이고, 상대적으로 서울과 거리가 멀어서 서울 사람이 찾기 어려웠던 통영과 거제도 관광객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관광산업이 활성화되면 철도 이용객이 많아서 철도의 경제성이 높아지고, 운행 횟수가 증가돼 이용의 편의성도 높아진다. 

 이와 같은 각 지역을 이어주는 철도뿐만 아니라 지역 내 도시철도의 건설도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특별시와 광역시에만 도시철도가 있어서 자가용 승용차가 없더라도 이동에 불편이 없다.

 그러나 인구가 100만이 넘는 창원에는 도시철도가 없어 대중교통수단으로는 시내버스만 있는 형편이다. 작년에 스페인 지중해 연안의 알리칸테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인구 50만의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20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도시철도가 있어서 승용차 없이도 이동하는데 불편함이 없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적어도 인구 100만이 넘는 도시에는 도시철도가 개설됐으면 좋겠다. 의정부나 김해의 경전철이 건설된 후 이용객이 적어서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데, 도시철도 건설비용을 최소화하고, 이용객의 편의를 도모해 이용객을 늘리면 경제성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세종시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시내 급행 버스도 생각할 수 있는 대안이다. 이 시내 급행 버스를 이용한 적이 없어서 잘 상상이 가지는 않으나 정시성이 보장돼서 이용객에게 인기가 높고, 버스 정류장 인근 아파트가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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