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호 칼럼]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를 마치고

  • 입력 2019.03.17 17:41
  • 기자명 /배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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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가 지난 13일 무사히 끝났다.

 그러나 문제는 축하의 인사를 보내는 데 인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말하지 않아도 투표에 참석한 유권자(조합원)라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선거가 결코 공명정대하지 못했다는 점이 당선의 축하를 반감시키는 원인이기 때문이다.

 시단위에는 ‘5당 4락’, 군단위에는 ‘3당 2락’이란 유행어가 나돌아 믿어야 할지 그냥 듣고 넘어가야 할지 안타까울 뿐이다.

 도내 한 농촌지역의 경우 3억을 뿌리면 당선되고, 2억으로는 조합장 당선이 어렵다는 말이 조심스럽게 나돌았다.

 특히 이번 선거는 겉으로는 공명선거를 다짐하면서도 이면적으로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기도 했다는 소문이다.

 선거 막판에 각 후보들은 총력전 양상으로 발전, 총선이나 지방선거 이상의 경쟁을 벌였다는 것이 일선 취재기자들의 분석이다.

 선관위도 후보자들에게 ‘공명선거 파수꾼’역할을 다짐했지만 소수의 조합원들과 후보자간에 은밀하게 이뤄지는 돈 선거(?)를 완벽하게 막았다고는 말하지 못할 것이다.

 ‘돈을 뿌리는 후보에게는 표를 찍지 말자’, ‘추진하기 어려운 공약을 남발하는 후보자를 뽑지 말자’ 등 공명선거를 벌여도 불법과 타락은 오랫동안 뿌리 깊게 존재한 혈연·지연 등을 통한 불법선거를 막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정된 조합원을 대상으로 치러지는 이번 전국동시조합장 선거를 통해 표출된 노골적인 금품요구는 앞으로 계속 이어질 선거풍토를 크게 오염시킬 우려를 낳게 했다.

 또 표를 줄테니 향응비를 요구하고, 후보등록을 전후해 사퇴와 관련, 비용 수천만 원을 제시했다는 소문이 나돌아 충격을 주고 있다.

 이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확인할 수 없으나, 흑색선전, 사퇴압력 등 불법행위와 함께 은밀하게 행해졌다는 소문이다.

 사실 이번 조합장선거에 출마한 일부 후보자들은 유권자들의 금품요구 등살에 무던히도 시달렸다고 토로하고 있다.

 엄격한 선거법이 있고 위반자는 누구라도 의법처리 한다는 경고는 소귀에 경 읽기였고, 후보자와 유권자의 불법과 타락은 오히려 지능화됐다는 것이 이번 선거에 대한 평가이다.

 이번 선거에서 낙선한 한 후보는 ‘선거가 아무리 당선을 위한 득표활동이라고 하지만 이번 선거는 돈 뿌리는 경쟁이고 표를 돈으로 사는 시합이며, 돈 많은 후보들의 돈 자랑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들은 돈이면 안 되는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돈에 걸신(?)이 든 그들은 상대야 죽든 살든 상관하지 않는다. ‘나만 잘되면 그만이다’는 생각뿐이다.

 그래서 돈과 지위를 얻는 일이라면 법도 도덕도 무시하며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우스갯소리 한마디 하면 2-3억 들여 조합장으로 당선되면 임기 4년 동안 연봉과 지역의 기관장으로 대접, 인사권 등 몇 배의 이익(?)을 얻을 수 있기에 선관위가 아무리 부정선거 단속의 날카로운 칼을 들고 나서도, 그들은 모든 칼을 막을수 있는 방패를 제작해 선거전에 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갖가지 부정적 요소들을 하나 둘 개선해야 할 것이다. 공명선거를 이룰 수 있도록 선거혁명을 통한 건전한 선거문화를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진정한 ‘지역의 봉사자’를 선출하는 선거가 이렇게 혼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처럼 나라가 어지럽고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잘못을 나무라고 설득시킬 어른(元老)과 지성인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우리사회는 경륜 있는 원로들의 능력이 과소평가되고 지성인들마저 침묵하는 사회가 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당선자들은 이번 선거를 되돌아보고 참되고 바르며 사람다운 자세가 어떤 것인지를 깊이 생각해 주길 바란다.

 한편, 경남지방경찰청은 도내 239개 투표소에서 치러진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관련, 15일 현재 87명을 단속해 1명을 구속하고 3명은 내사종결, 83명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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