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KBS창원방송총국에서 4·3성산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자 방송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 초청 대상인 권민호 더불어민주당·강기윤 자유한국당·이재환 바른미래당·여영국 정의당·손석형 민중당 후보는 서로 경쟁 후보를 향해 ‘송곳 질문’을 던지며 열띤 공방전을 펼쳤다.
타 후보들은 권민호 민주당 후보에게 현 정부의 정책과 관련한 집중공격이 쏟아냈다. 타 후보들은 창원국가산단에 문재인정부가 지정한 ‘스마트산단’이 고용창출 효과가 있는지, 현 정부가 강행하는 탈원전 정책은 어떠한지를 놓고 추궁했다.
먼저 강기윤 자유한국당 후보는 “문재인정부가 개성공단의 10%만 창원공단에 신경을 썼다면 창원은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또 탈원전 정책으로 두산중공업 285개 협력업체가 줄도산 위기를 맞고 있고 3만여 명 근로자가 길거리로 내몰리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강 후보는 “국가가 주장하는 스마트산단은 결국 자동화·무인화다. 현재 일자리가 없어서 창원이 허덕이고 있는데 스마트산단이 활성화된다면 이는 곧 일자리를 죽이는 정책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환 바른미래당 후보는 “정부와 민주당이 스마트산단으로 일자리를 가져온다는데 이는 거짓이다. 독일의 아디다스 스마트공장으로 관리인력을 제외한 모든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에 권민호 후보는 “스마트산단은 자동화로 일자리가 줄어드는게 아니라, 낡은 생산공정에 ICT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서 새로운 생산능력을 만들어가는 시스템이다. 오히려 청장년 1만 개 일자리가 창출될 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스마트산단을 집권여당 의원을 통해 완성하게 될 것”이라고 응수했다.
탈원전에 대해서는 권 후보를 대신해 손석형 민중당 후보가 나섰다.
손 후보는 강 후보를 향해 “탈원전을 이야기하는데, 문재인정권이 탈원전을 추진할 때 자유한국당은 뭘했느냐? 탈원전은 맞다. 그렇지만 지금 세계적 추세가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강기윤 후보를 향해 각 후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인정 여부를 따져묻고 창원경제가 붕괴한 시점이 정확히 언제인지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권 후보는 “최근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이명박·박근혜를 석방하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더라”고 전하며 “박근혜는 2017년 법률에 의해서 탄핵됐는데, 그런 측면에서 입법활동을 했던 강기윤 후보는 국회의 탄핵소추와 헌법재판소의 탄핵결정에 대해 어찌보느냐”고 따져물었다.
이에 강 후보는 “석방 이야기가 어디서 나왔는지 잘 모르겠다. 법절차에 따라 국회에서 탄핵하고 헌재에서 파면했다. 법정신은 존중돼야 하며,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답변뒤에 권 후보는 “(탄핵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네요”라고 하자, 강 후보는 “그럼요”라고 다시 확답했다. 이에 권 후보는 “잘 알겠다”고 정리했다.
이재환 바른미래당 후보는 “강 후보가 창원경제를 살리겠다고 하는데, 창원경제의 침체는 지난 2013-2014년 2년 연속 9% 마이너스 성장이 직접적인 영향이다. 강 후보가 현역 국회의원이었던 시절부터 창원경제가 무너졌는데, 반성하고 사과할 뜻이 없느냐”고 반문했다.
강 후보는 “지금 현재는 창원이 19년만에 최악의 실업률으로 우리 때보다 지금이 (경제가) 더 어렵다고 본다. 지금 정부가 소득을 올리겠다는 소득주도성장으로 최저임금을 올렸지만 소득분위 하위 20% 임금이 오히려 18% 줄었다는 것은 더 어려워진 것 아니냐”며 “지금이 더 어려운 것을 보면 현 정부가 경제정책 기조를 바꿔야할 시점”이라고 응수했다.
한편, 24~25일 권민호·여영국 후보에 대한 단일화 여론조사를 두고 여영국 정의당 후보에게는 노회찬 전 의원의 사망으로 인해 열리게 된 보궐선거에 책임이 있는 정의당 후보로서 출마하는 것이 맞느냐는 질의가 쏟아졌다.
후보단일화 대상자 권 후보는 “노회찬 의원은 보궐선거의 원인 제공 정당은 후보를 내지 않아야 하며, 그 비용 또한 부담해야 한다고 해왔다. ‘노회찬 정신’은 유리하든 불리하든 모든 것을 다 받아들여야 하는 게 당당한 길이다. 보궐선거 후보로 나왔다는 것은 유권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강 후보는 “고 노회찬 전 의원 꿈을 이어가겠다는 분이라면 이번 보궐선거에서는 자숙하고 반성하는 것이 맞지 않는 가 하는 것이 많은 주민들의 생각이다. 이 것이 곧 정의냐”고 물었다.
이에 여 후보는 “보궐선거의 책임 원인제공자가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스스로 사퇴했거나 비리를 저질렀거나 범죄행위를 저지른 경우를 말한 것이다. (노회찬 전 의원의) 49제를 앞두고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추모 행사에서 '노회찬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한 번쯤 되돌아봤으면 좋겠다는 말이 나왔는데, 이것으로 (답변을) 대신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재환 바른미래당 후보는 주요 후보자 중 유일하게 의창구에 개점할 예정인 스타필드창원 개점에 대한 공개적인 찬성 입장을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
이 후보는 다른 네 명의 후보에게 스타필드창원 개점 찬성인지 반대인지를 일일이 따져물은 뒤 “나는 찬성”이라며 “창원시민이 언제까지 부산에서 쇼핑을 해야 하느냐. 이것은 일자리 유출이고, 복합문화시설이 창원에도 필요하다”고 단언했다.
손석형 민중당 후보는 대우조선해양 매각과 관련한 지역사회의 우려에 대해 “조선업을 공기업화하겠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청년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 공공기관의 일자리를 늘리고, 청년의무고용제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앞서 지난 16~17일 엠비씨(MBC)경남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성산구 주민 5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후보지지도는 한국당 강기윤(30.5%), 정의당 여영국(29.0%), 민주당 권민호(17.5%), 민중당 손석형(13.2%), 바른미래당 이재환(3.6%), 대한애국당 진순정(1.5%), 무소속 김종서(0.7%) 후보 순으로 나왔다.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였다.
이 지역구 보궐선거 관련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와 2위 순위는 고정된 상태이며, 3위를 두고 민주당 권민호 후보와 민중당 손석형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