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10주기 추모…“바보 노무현 그립다”

봉하마을로 여야 대거 참석...SNS에도 盧 그리움 단상
부시 “인권에 헌신한 사람”...직접 그린 초상화 전달 눈길
민주당 “노무현 정신 이어 나라나운 나라 실현할 것”

  • 입력 2019.05.23 17:41
  • 수정 2019.05.23 17:43
  • 기자명 /이상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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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23일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故 노무현 대통령 10주기 추모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23일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故 노무현 대통령 10주기 추모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아 ‘노무현 정신’을 이어받아 ‘사람사는 세상’, ‘나라다운 나라’ 실현에 매진할 것을 한 목소리로 성토했다.


 이날 오전 9시께부터 경찰은 봉하마을로 진입하는 차량들을 일제히 통제했다. 대신 추모객들은 본산공단 임시주차장에 차량을 주차하고 봉하마을 입구까지 왕복하는 무료셔틀버스를 이용했다. 배차간격은 10분~15분 정도다.


 하지만 시간이 점차 지나면서 셔틀버스 이용이 불편해지자 추모객들은 약 3km 행사장까지 도보로 인간띠를 형성했다.


 이날 오전 이인영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노 전 대통령께서 우리 곁을 떠나신 지 꼭 10주기 되는 날”이라며 “오늘을 맞아 대통령의 삶과 위업을 기리며 깊은 존경과 최고의 경의를 바친다”고 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도 “원칙과 정의가 승리하는 역사,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을 꿈꾸던 노무현의 가치와 철학을 다시 한 번 새겨본다”며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만든 촛불 광장의 함성으로 문재인 정부가 탄생했다”고 정의했다.


 이해식 대변인도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제 희망과 미래, 기쁨과 행복의 근거로 새롭게 부활하는 노 전 대통령과 함께 민주당이 노무현 정신을 이어받아 사람 사는 세상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노웅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바보 노무현 대통령을 보낸 지 10년이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보고픈 마음이 더욱 깊어진다”며 “노무현은 한 명의 전직 대통령이 아니라 하나의 시대정신”이라고 강조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추도사를 통해 “노무현의 그 꿈을 향해 다시 전진하겠다”며 “지난 10년을 통해 잠시 멈출 수는 있어도 결국 ‘역사는 진보한다’는 명제가 참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문 의장은 “분명하게 기억하지 않는다면 두 번 잃는 것이다. 당신을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 이제 우리는 새로운 노무현을 찾으려 한다”며 “한 사람, 한 사람이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포기하지 않는 강물처럼 가려고 한다”고 거듭 진보를 위한 의지를 강조했다. 

 

▲ 23일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참석자들이 묘역에 분향하고 있다.
▲ 23일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참석자들이 묘역에 분향하고 있다.


 특히, 이날 모든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추도식 참석이다. 


 퇴임 후 화가로 변신한 부시 전 대통령은 추도식에 앞서 권양숙 여사 등과 환담한 자리에서 자신이 직접 그린 노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선물했다. 2001년부터 2009년까지 재임한 부시 전 대통령은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재임한 노 전 대통령과 재임 기간이 5년 겹친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저는 또 자신의 목소리를 용기있게 내는 강력한 지도자의 모습을 그렸다. 그 목소리의 대상은 미국의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 어느 지도자와 마찬가지로 노 전 대통령은 국익을 향해서라면 모든 일도 마다하지 않고 목소리를 냈다”고 회고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라크 파병 결정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 등 노 전 대통령의 임기 중 성과도 높이 평가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 임기중 대한민국은 테러와의 전쟁에 참여해 준 주요한 동맹국이었다. 미국은 이라크 자유전쟁 수호에 대한민국의 기여를 잊지 않을 것”이라며 “저희는 기념비적인 새로운 FTA를 협상하고 체결했다. 오늘날 양국은 세계 최대 무역 교역국으로서 서로를 의지하고 있고 이 FTA로 인해 양국 경제는 크게 도움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노 전 대통령은 생을 떠날 때 작은 비석만 세우라고 쓰셨다. 그럼에도 불굴하고 여러분이 더욱 더 소중한 경의의 마음을 갖고 이 자리에 함께 해 주신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그리고 이 엄숙한 10주기에 저는 노 전 대통령을 기리는 이 자리에 함께 하게 돼 진심으로 영광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김경수 도지사는 항소심 재판 일정으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김 지사는 23일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차문호) 심리로 열리는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등 혐의 항소심 5차 공판에 출석하며 이같이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불리는 김 지사는 항소심 재판 전인 오후 1시45분께 서울법원종합청사에 출석했다.


 김 지사는 전날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해로 10년이다. 이제는 정말 떠내보내 드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번 추도식을 준비했는데 어려워졌다. 항소심 재판 일정이 겹쳤기 때문이다. 아직은 재판이 진행 중이라 모든 것이 조심스럽지만 반드시 여러분과 함께 ‘진실의 순간’을 맞이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날 2심 재판부는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 ‘서유기’ 박모(33)씨를 증인으로 불러 김 지사의 1심 실형 판단의 결정적 근거가 됐던 ‘킹크랩 시연회’를 재확인할 예정이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민생투쟁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대신 조경태 최고위원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을 추도식에 보내 예를 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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